전성기를 구가하는 유럽의 페스티벌들 > 이색도시 문화탐방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이색도시 문화탐방


 

전성기를 구가하는 유럽의 페스티벌들

페이지 정보

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1,389회 작성일 10-10-10 21:33

본문

유럽의 여름밤은 결코 쉽게 잠들지 않는다. 지금 여름이면 온 유럽의 각지는 페스티벌의 열기로 들끓는다. 처음에 몇몇 유명 도시에서 시작되었던 여름 음악 페스티벌은 이제 유럽 전체를 휩쓰는 트렌드가 되어버렸다. 이제 페스티벌이 없는 휴가지는 상상하기도 힘들 정도이다. 전통과 명망이 있는 기존의 페스티벌들은 공연의 수준과 서비스의 질을 더욱 높이기에 여념이 없고, 신생 페스티벌들은 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지방정부와 주민 전체가 사활을 걸고 매달리는 실정이다. 게다가 그동안 페스티벌과는 무관하던 도시들도 관광객의 유치를 위해서 새로운 페스티벌들을 창설하고 있어, 매년 새로운 도시들이 페스티벌 리스트에 이름을 보태고 있다. 이름을 댈 만한 국제적인 규모의 페스티벌만 하더라도 이젠 유럽에만 100여개를 헤아리는 실정이다. 심지어는 지중해의 마요르카 섬이나 대서양의 그랑 카나리아 군도에서도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

52-1.jpg 빵보다 장미 살 때 더 많은 돈
지불하는 현실

그들이 그렇게 페스티벌에 사활을 거는 이유 중 중요한 것은 당연히 경제적인 이유이다. 이제 더 이상 빵에 굶주린 사람들을 위한 산업이나 마케팅의 시대는 아니다. 세계인들은 모두 문화에 굶주려 있는 것이다. 그리고 빵보다는 장미를 살 때 더 많은 돈을 지불하는 것이 사실 세계시장의 추세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제대로 만들어진 페스티벌들은 사실 황금 알을 낳은 거위이다. 페스티벌을 올릴 경우 직접적 관광 수입뿐만 아니라, 부가적인 수입은 더욱 막대하다. 예를 들면 페스티벌이 열리는 시골의 작은 도시에서 좋은 공연이 올려질 경우, 사람들은 그것을 보기 위해서 자국의 항공, 철도, 버스를 이용하고 엄청난 숙박과 식.음료비를 지출한다. 더불어 주변의 관광업과 특산품의 매출도 당연히 따라서 증가한다. 카라얀 시대의 잘츠부르크는 오스트리아뿐 아니라 유럽 굴지의 부촌(富村)이었고, 이탈리아의 베로나는 지금도 이탈리아 전국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로 꼽힌다. 여름 두 달을 벌어서 일 년을 먹고산다는 말을 들을 정도이다. 페스티벌이라고 일컫는 대부분은 음악제들이다. 유럽의 음악계는 시즌으로 운영되어서, 매 시즌은 가을에 시작되어 이듬해 봄에 시즌을 마감한다. 마치 우리나라나 미국의 농구 시즌과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나서 여름에는 긴 휴가를 즐기는 것이다. 그래서 원래 여름에는 공연이 없고, 각 도시의 공연장이나 오페라하우스는 텅텅 빈 채로 긴 여름 휴식에 들어간다. 그러다가 언젠가부터 여름 휴가철에 휴양지에서 공연을 하는 아이디어가 생겨났다. 산 좋고 물 좋은 유명 휴양지에서 휴가를 온 사람들을 상대로 연주가들 역시 휴가를 온 상태에서 함께 연주를 하고 감상을 하면서 즐기는 것이다. 그리하여 관객들은 휴가지에서 더욱 의미 깊은 저녁을 보낼 수 있게 되었고, 연주가들 역시 낮에는 충분히 휴가를 즐기고 저녁이면 다른 사람들과 한결 분위기가 색다른 연주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것이 유럽 페스티벌의 원래의 모습이다. 물론 음악 이외에도 다양한 페스티벌이 있기는 하다. 프랑스의 아비뇽이나 영국의 에딘버러 페스티벌 같은 것은 연극 페스티버로 유명하고, 잘 알려진 칸느나 베네치아는 영화제의 장소이다. 그러나 역시 페스티벌의 대종을 이루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음악 페스티벌들인 것이다. 가장 유명한 페스티벌은 누가 뭐래도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다. 페스티벌의 대명사격은 이 페스티벌은 유서 깊은 전통뿐 아니라 관객들의 화려한 드레스 코드로도 유명하다. 프레미에라고 불리는 매 공연의 첫 날에는 유명 인사들과 세계적인 스타들이 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기 위해 각국의 기자들과 사진가들이 모여든다. 마치 무슨 영화제의 개막일을 연상시킬 정도이다.


예술 수준만큼이나
경제적으로도 성공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모차르트의 탄생지인 잘츠부르크에서 열리고 있어, 어떤 사람들은 모차르트를 팔아먹은 장삿속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실제 내용은 훨씬 더 진지하고 예술 지향적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에 오스트리아 예술계의 무서운 젊은이들로 불리던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작가 후고 폰 호프만슈탈, 연출가 막스 라인하르트 등이 모여서 잘츠부르크에 여름 축제의 창설을 황제에게 제의했다. 당시 오스트리아 황제는 페스티벌을 허락했을 뿐 아니라, 운영의 전권을 그들에게 일임했다. 그리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여름 페스티벌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음악 외에도 연극, 오페라, 무용, 미술, 사진을 망라하는 종합예술제이다. 물론 그 중에서도 음악과 오페라의 비중이 절대적인데, 빈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전체가 매년 여름 이 잘츠부르크로 한꺼번에 옮겨와서 휴양과 동시에 연주를 한다. 그리고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위력은 1960년대 도시 출신의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기여에 힘입은 바 크다. 카라얀은 전 세계의 정상급 솔리스트들을 이곳에 불러 모았으며, 4월에 별도로 베를린 필하모니가 참여하는 부활절 음악제를 만들었고, 지금의 페스티벌 홀도 건축하였다. 카라얀 사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무척 전위적은 성향으로 변하여, 일반 관광 수입은 줄었지만 그 예술적 수준과 순도(純度)는 더욱 확고한 최고가 되고 말았다. 다음으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은 이탈리아의 고도(古都) 베로나에서 열리는 베로나 페스티벌이다. 2000년이나 된 로마 기대의 고대 야외 경기장인 아레나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은 매일 밤 노천 오페라를 올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비록 야외지만 2만여 명이 수용되는 거대한 석조경기장의 음향은 상상 이상이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많이 열리는 운동장 공연과는 달리, 육성을 이용하여 오페라 본래의 맛을 그대로 살려내고 있다. 아레나에서는 원칙적으로 매일 밤 오페라를 상연하지만, 가끔 콘서트나 발레를 하기도 한다. 베로나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무대가 되는 도시로서 이 점을 살려 매일 또 다른 고대 극장에서는 따로 셰익스피어의 연극을 올린다. 그리고 낮에는 전시회 등의 행사도 유치하여, 한마디로 방문객들이게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페스티벌 중에는 모든 숙박업소가 평소의 두 배에 가까운 공식적인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있음에도 항상 방이 모자라는 등 경제적으로도 가장 성공한 케이스의 하나이다. 독일을 대표하는 것은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이다.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가 자신의 오페라를 상연하기 위하여 직접 창설한 바이로이트 축전은 매년 8월 한 달 바그너의 오페라들만 번갈아 올린다. 역시 그가 직접 건립한 바그너 음악의 총본산인 축전극장의 공연은 세계 최고 수준이자 세계 오페라 연출의 실험대이기도 하다. 그러나 티켓의 구입이 돈만으로도 어려운 실정이라서, 그들은 관광객들에게는 쉽게 문을 열어 주지 않는 것이다.


52-2.jpg여름이 더 바쁘다

프랑스의 페스티벌들은 대부분 남프랑스의 프로방스나 코트 다 주로처럼 아름다운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여름의 건조한 기후와 그림 같은 풍광 그리고 찬란할 정도로 빛나는 농산물을 또 하나의 무기로 하는 이곳의 축제들은 인근의 여러 도시들이 각 장르별로 차별화하는 것으로 특색이 있다. 즉 액상프로방스에서는 음악 페스티벌이 열리고, 아비뇽은 연극제로 유명하다. 오랑주에선 고대 극장을 이용한 오페라가, 니스에서는 재즈, 몽펠리에는 고전음악, 라로크 당테롱에서는 피아노 등의 페스티벌이 열린다. 그러므로 이곳을 방문할 경우에는 몇 개의 도시들을 함께 방문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탈리아 역시 전 반도를 통틀어서 수 십 개의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는데, 그 질과 인기에서 베로나에 필적하는 곳들이 점차 생겨나는 실정이다. 그 선두주자는 라벤나인데, 초기 기독교 시대의 모자이크로 구도심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인 이곳의 페스티벌에는 스칼라와 키로프 극장의 오케스트라 등 세계적인 단체가 매년 방문한다. 중부의 소읍(小邑) 마체라타에서도 200년 전의 민속경기장을 사용한 독특한 오페라 축제가, 토레 델 라고에서는 호반(湖畔) 무대에서 푸치니 오페라 페스티벌이 열린다. 또한 각 작곡가들의 탄생지마다 그들의 이름을 내건 전문화된 음악제들이 열리고 있는데, 로시니의 고향인 페사로의 로시니 페스티벌, 베르가모의 도니제티 페스티벌, 부세토의 베르디 페스티벌 등이 기억할 만하다. 오스트리아는 이젠 여름이 더 바쁜 페스티벌의 나라가 되었다. 잘츠부르크만이 아니라 오스트리아 전국이 마치 축제장이 된 것 같은 여름을 보내고 있다. 특히 알프스의 빙하가 녹아서 된 보덴 호수의 그림 같은 배경을 이용한 브레겐츠 페스티벌은 이제 제2의 메이저 페스티벌로 자리잡았고, 그 뒤를 인스부르크(종합음악), 장크트 마르가르텐(오페라), 뫼르비쉬(오페레타), 아이젠슈타트(하이든) 등이 추격하고 있다. 스위스 역시 오스트리아를 따라 잡기 위해 최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 관광지인 루체른은 3년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최신 페스티벌 홀을 호숫가에 건설하였다. 거기에 베를린 필을 사직한 클라우디오 아바도를 중심으로 세계 관현악단의 드림팀이라고 할 만 한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조직, 잘츠부르크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엄청난 규모의 투자였던 페스티벌 홀 준공과 세계 최고의 페스티벌 오케스크라의 탄생으로 루체른은 단 2년 만에 세계 페스티벌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어서, 다른 페스티벌들의 적극적인 투자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이제 유럽의 휴가는 보다 적극적으로 고급문화를 향유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페스티벌이 열리는 여러 도시들은 엄청난 재정적 투자를 하고, 관광의 수준을 넘어 도시 전체를 업그레이드 하는 실정이다. 이렇게 놀랍게 변한 유럽의 여름은 우리들을 부르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대로 된 페스티벌을 참가한 세계에서 온 손님들은 그곳을 잊지 못하고 매년 다시 찾는 경향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름 페스티벌의 마지막 공연의 마지막 막이 내릴 때면 나의 여름도 함께 끝난다. 이제 나에게 몇 번의 여름이 더 남아 있을까? 그러나 그 한여름 별밤의 추억과 뺨에 스치던 바람의 감촉은 내 가슴 속에 나만의 세계로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