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리버풀, 음악도시 후쿠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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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1,512회 작성일 10-10-10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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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 엔터테인먼트, 호스피탤리티를 키워드로
후쿠오카 시가 음악도시를 선언한 배경에는 몇 가지 역사적, 문화적 특성에 근거하고 있다. 우선 역사적 관점에서 후쿠오카는 한반도 및 중국대륙에 가장 근접한 입지적 여건을 바탕으로 예로부터 대륙문화 수입창구로서의 기능을 하면서 2000년이 넘는 교류의 역사를 가진 아시아의 거점도시로서 활약해 왔다. 현재에도 이러한 교류도시로서의 장점을 활용하여 국제회의나 컨벤션을 비롯하여 하카타돈타쿠(博多どんたく), 기온야마가사(祇園山笠)등 국제적 이벤트가 다수 개최되는 높은 집객력을 가진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또한 후쿠오카 시는 하마사키아유미(浜崎あゆみ), 이노우에요우쓰이(井上陽水), 튤립 등 이제는 국내 팬에게도 낯설지 않은 유명 아티스트들을 다수 배출하여 예술도시라고도 불리고 있다. 이러한 문화성은 후쿠오카시가 보유한 엔터테인먼트이라고 하는 이미지 형성과도 연계되어 시민생활과 문화, 예술과 엔터테인먼트 간 융합을 가능케 하는 귀중한 소재가 되고 있다. 그리고 후쿠오카 시민은 개방적이며 사람이 좋은 것으로 유명한데, 이는 방문객을 환대(hospitality)의 마음으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기질로 연결되고 있다. 예를 들면 일본을 대표하는 축제의 하나로서 매년 5월에 개최되는 ‘하카타돈타쿠’는 일반 관광객의 단순 관람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참가를 바탕으로 성대하게 치러지고 있는 점도 이러한 지역 특성에 근거한 것으로 생각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상의 교류의 장 마련
어찌 보면 평범한 항구도시 후쿠오카가 일본 대중음악문화의 메카로 발돋움하고자 하는 가운데, 그 중심이 되고 있는 것이 후쿠오카 음악 포탈사이트(Fukuoka Music.jp·이하 포탈사이트) 구축과 뮤직시티 텐진(Music City Tenjin·이하 MCT) 개최사업이다. 이는 가상공간인 인터넷 상에서의 포탈사이트 구축과 현실공간에서의 이벤트인 뮤직시티 텐진을 연계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고자 하는 데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우선 인터넷 환경에서 음악 비즈니스 형성을 위한 포석으로서 지난 2003년 2월 개설된 포탈사이트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행정 사이드에서 관련기업과 뮤지션 등을 지원해 나가는 전국 최초의 사이트 △후쿠오카의 음악 잠재력의 집약·발신, 민간기업의 정보교환을 통해 기업간 네트워크 구축과 관련 비즈니스 유발을 촉진하는 인터넷상의 음악시장 △밴드나 뮤지션 등의 음악 종사자, 녹음소나 스튜디오 등 관련 기업의 데이터베이스 △라이브나 콘서트 등 이벤트 정보에 대해서는 관계자에게 ID를 배포하여 자주적인 갱신이 이루어지는 참가형 사이트 △음악 관련 정기 칼럼, 메일메거진, 출연자·출연 장소 모집, 저작권 상담 등 인적 교류와 비즈니스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커뮤니티의 장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교류와 연계’라는 특징을 바탕으로 연간 200만 건이 넘는 억세스를 기록하고 있어 본 사이트의 인기와 효과를 가늠케 한다. 한편 오프라인 상에서 대중음악의 교류와 발표의 장을 조성하여 음악도시 후쿠오카 실현의 계기로 삼고자 개최되는 MCT는 올해로 4회째를 맞으며 명실상부한 일본 최대의 음악제로 발돋움하고 있다. MCT의 모토는 음악의 감동을 세대를 초월하여 전달·계승해나가고자 하는 ‘석세션(succession)’이며, 2003년도부터는 ‘MCT week’란 이름으로 그동안 2일에 그쳤던 행사를 연중 음악제 형태로 시즌화하며 음악 애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업 초년도인 2002년도에는 시내 26회장에서 170유니트의 출연자, 3만 3000명의 관광객이 참가하였으나, 3년차인 2004년도에는 38회장, 313유니트의 출연자와 약 10만 명이 넘는 관객수를 기록하여 음악도시 후쿠오카의 인기를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음악제의 또 하나의 축제인 ‘프리덤 뮤직 라이브’는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아티스트 들을 초청하는 공식 공연과 달리, 수준과 장소에 상관없이 ‘아마추어에서 프로까지’ 누구나 참가할 수 있어 공연자와 관객이 함께 즐기고 만들어나가는 ‘축제 속 축제’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볼런티어에 의한 텐진 지구의 클린업 활동(clean-up: 자주적인 정화활동)과 음악관련 리사이클 마켓과 같이 일반 시민도 다양한 형태로 참가하고 있는 등 참여형 기획으로 짜여 있다. 후쿠오카 시 경제진흥국 신산업과 시마모토(島本) 과장은 “본 음악제를 통해 수도권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음악행사가 지방으로 전파될 수 있었던 결정적 기회가 되었으며, 후쿠오카가 상업도시에서 음악도시라는 도시 이미지 고급화와 산업 구조를 변화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온·오프라인 상 교류의 장 마련과 더불어, 후쿠오카 에서는 음악 제작 및 유통 촉진 등을 지원하기 위해 2005년 4월 ‘후쿠오카시음악산업진흥기금’을 창설하였다. 기본 재산액은 100만 엔으로서 개인 및 기업 등으로부터 기부를 받고 있으며, 기금은 음악 관련 산업의 인재 육성, 음악자원의 PR 등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기금창설을 응원하는 이벤트로서 FM 4개국 합동으로 ‘사운드 익스프레스 후쿠오카’가 개최되었으며, 내용으로는 기금 참가를 요청하며 챌리티 옥션과 음악 이브, 댄스 등의 스테이지 이벤트, 4국 합동 공개생방송 라디오 특별 프로그램, 그리고 기금 기부의 제1호가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인터내셔널 재팬의 기부증정식이 개최되었다. 현재에도 민간사업자로부터 기부의사 타진이 계속되고 있어 기금 활성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소프트웨어·하드웨어 맞물려야 문화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어
그동안 국내에서도 광명, 통영과 같이 음악도시를 표방한 지방자치단체는 적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내 문화예술정책은 극장이나 홀, 미술관 등의 ‘문화시설 정비’와 이들 시설에서의 감상형 사업 실시, 그리고 시설 제공을 중심으로 한 ‘시민문화활동의 지원’이라는 틀 안에서만 행해졌다. 또한 서울, 광주와 같은 대도시뿐만 아니라 지방에 있어서도 ‘초대형 음악 홀’이 건설되고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거대한 시설들이 충분하게 활용될 것인가, 하드웨어 면에 비해서 소프트 면이 불충분하지 않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계속 반복해서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문제는 하드 중시·소프트 경시의 차원에서가 아니라, 하드와 소프트의 불균형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되어 진다. 후쿠오카와 같이 아마추어 그룹을 포함하여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뮤지션들은 저렴한 요금으로 일상적으로 연습하고 발표할 수 있는 ‘개방적인 음악활동공간’을 원하고 있다. 합창단, 연주 그룹, 극단 등이 손쉽게 사용하고 아마추어 밴드가 연습과 녹음을 할 수 있는 소규모 스테이지를 겸한 미니 홀 정도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그래서 후쿠오카에는 대형 공연장을 일부러 만들지 않았다. 기존의 음악과 관련된 공간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지역 전체가 ‘음악에 가득찬 풍경-사운드스케이프(soundscape)’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음악도시에는 크고 훌륭한 문화시설만이 혼자 외롭게 설치될 것이 아니라, 주위에 악보점, 악기점, 카페 등 뮤지션들의 모임의 장이 있고, 음반 제작자·유통업자가 이를 지원하며, 악기공방에서는 악기제작자들이 실력을 다듬고, 밤에는 라이브하우스에서 음악이 흘러나오는 일종의 ‘예술구(藝術區)’와 같은 형태가 바람직할 것이다. ‘음악’이라고 하는 행위는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에 공동행위에 의해 비로소 성립되는 것으로, 이는 다양한 ‘교류와 연계’를 통해 연출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틀’ 속에 가두고자 하는 행위는 제고되어야 할 것이다. 후쿠오카에서는 ‘교류와 연계’를 위해 포탈사이트 구축과 MCT 개최라는 두 가지 촉매제를 사용하였다. 이를 뒷받침하는 시의 예산 조치는 포탈사이트에 연간 950만 엔의 위탁료, MCT에 연간 200만 엔 지원 등 극히 소액이지만, 분야를 특화시킨 점, 민간 활력을 유효하게 활용하고 있는 점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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