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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무 한 그루로 지역정체성 강화: 요코데 시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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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1,464회 작성일 10-10-10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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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요코데(橫手)시는 동해와 접하는 아키타(秋田) 현 내륙에 있는 도시다. 요코데 시에는 매우 특이한 공동체가 있다. 바로 ‘요코데 그린투어 공동체’다. 기본적으로 그린투어(농촌체험여행)는 ‘도시민의 농촌 이해’로 우리나라에서는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요코데 시는 적극적인 지역생존전략으로 이해하고 있다. 즉, 시내의 도시부와 농촌부 교류, 도시민과 농민이 공동출자한 재래시장 활성화, 농촌체험을 통한 지역 내 공동체성 강화, 지역 창조를 위한 시민의 협조 등을 도시 발전 목표로 삼고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 가능한 그린투어 공동체를 만들고 있다.
인구 3만 9000명의 요코데에는 중심부에 도시가, 외곽에는 농촌 마을이 형성돼 있다. 이 때문에 유럽이나 우리나라에서 본 그린투어 형태와 차이가 있다.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형태의 ‘도시형 그린투어’ 모델이 되고 있는 곳이 바로 요코데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에서 요코데 시의 생존전략인 그린투어 공동체인지 알아보자.
그린투어 공동체는 현재 200여명의 회원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회원 강비만 하지 않을 뿐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요코데까지 가려면 도쿄에서 신칸센으로 약 4시간이 걸린다. 기본적으로 관동지방 혹은 동경권과는 거리가 있다. 쌀과 사과, 미인은 아키다 현의 3대 명물. 이 명물을 빼고 요코데를 이야기할 수 없다. 자연스레 요코데는 쌀과 사과를 주제로 한 축제가 일찍이 생겨났고 이것을 상품화하고 가공하고 유통시키는 데 경제의 초점이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축제가 그린투어로 재생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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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형 그린투어’의 모델

요코데에서는 도시민들 중 농지가 없어 농업을 체험하지 못하는 시민들에게 3평에 1000엔(1만 220원)을 받고 1년 동안 농지를 임대해 주는 시민농원이 있다. 도시민들은 시민농원에서 농업을 체험하고 스스로 익히며 농업의 소중함과 생산의 어려움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도시민의 시민농장체험은 자연과 생명, 흙과 물의 소중함을 인식시킨다. 이것이 그린투어 공동체의 기본적인 자산이 된다.
요코데의 시민농원은 독일의 클라인가르텐((Kleingarten : 시민농원)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독일의 경우는 아름다운 소정원에 치중하고 있지만 요코데 시는 농업 체험과 식량 생산에 중점을 두고 있다. 시민농원에서 만난 다카하시(요코데 시민 자영업, 56세) 씨는 “이 농원에서 봄부터 가을까지 야채를 생산해 식품비를 약 30% 정도 절감한다”고 말했다. 대신 자연을 배우고 익히며 자연과 함께하는 지역사회공동체의 일원이 된다. 일석삼조다.
요코데의 그린투어 공동체는 농업과 도시민 사이에 농업과 전통문화를 연결하는 기능을 한다.
실례로 요코데를 방문했을 때 이곳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벼 베기 체험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벼 베기와 볏단 쌓기를 통해 지역에서 하는 전통적인 방법에 의한 벼농사를 체험한다. 이들은 1년 정규 수업 과 정중 8~10시간이 농업체험으로 지역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 활동하는 훈련을 충실히 쌓아가고 있었다.
요코데에서는 벼와 함께 유명한 사과를 그린투어 공동체 확산을 위한 적극적인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사과나무 오너제. 산나이무라(山內村)에 있는 농장의 경우 전체 2㏊(5000주)의 사과나무 가운데 50그루를 도시민들에게 한 그루당 1만 5000엔에 분양했다.
또 요코데 시의 여러 사과농장이 오너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멀리 북해도에서나 요코하마에서 이곳까지 온다고 한다. 참가자들의 평은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맛있는 사과를 직접 수확하는 기쁨이 무척 크다고 한다.


사과나무 오너제 통해 지역 아이덴티티 강화

농장 주인은 이 사과나무를 정성껏 길러주고 도시민들은 10월 말 농장에 와 사과를 따는 체험을 한다. 그 나무에 사과가 많이 열리면 많이 열리는 만큼 모두를 분양받은 사과 주인에게 주는 것이다. 큰 사고가 나지 않는 한 분양가의 2배 값어치가 되는 사과가 열린다고 한다. 사과 수확을 할 때는 사과 식초 만드는 체험도 한다. 사과 식초통에 이름을 적고 떨어진 사과를 통에 씻어 넣으면 농장에서 관리해 다음해 5월쯤 천연 사과식초를 선물로 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도시민과 지속적인 교류가 가능해진다.
이러한 생산 과정과 수확 과정에서의 시민 참여는 지역성과 전통성 일체성을 고양하면서 지역 사회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는 데 큰 기여를 한다는 판단을 현지에서는 하고 있다.


58-2.jpg요코데의 겨울관광… 공동체 의식 속에 참여 의식 고취

요코데는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는 기상 조건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에스키모의 이글루와 같은 얼음집(가마쿠라)을 만들어 이곳에서 생활하며 그린투어 체험을 하도록 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매년 2월 15~16일 이틀 동안 열리는 가마쿠라 축제에선 얼음집 만드는 행사가 있다. 얼음집은 만드는 사람에 따라 모양과 크기가 다르지만 대개 어린 아이들이 그 안에 들어가 촛불을 켜놓고 떡이나 고구마를 구워먹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크기와 구조로 만든다. 얼음축제의 주인공은 어린이인 셈이다.
가마쿠라 축제가 처음부터 관광객을 유치할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시민에게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 대한 애착심을 심어주기 위해 시민 참여운동 차원에서 시작됐다. 가마쿠라축제를 통해 신사까지 가마를 옮기는 경기를 하는데 이 경기를 통해 마을단위의 공동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요코데 시는 그린투어 공동체가 농업, 농촌관광, 지역 정체성 강화까지 느슨하지만 구성원들의 결속력이 있는 형태를 만들고 있다.
요코데 시의 사토 주임은 “마을 가꾸기를 목적으로 청년회의소에서 마을 사람들과 협의해 우선 시민이 즐겁고 공동체 의식 속에 참여 의식을 고취할 수 있는 쪽으로 축제의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요코데 그린투어 공동체의 강점은 다른 지역과는 달리 겨울에도 정신적 축제적 공동체성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주민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관광객들로 하여금 얼음집 만들기 운동에 동참하도록 해 그 속에서 소원을 빌고 가족의 행복을 기원하게 하고 있다.
요코데 시청 옆 건물 특별냉동시설에 얼음집을 만들어놓아 1년 내내 관광객들이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해 일본 전역에서 관광객이 몰려들게 됐다.
요코데 그린투어의 또 다른 특징은 도로변 군데군데 설치된 농산물 직판장과 연계돼 있다는 점이다. 요코데를 찾은 방문객들이 도로변에서 손쉽게 농산물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요코데 그린투어의 또 다른 특징은 훈제 절임무의 생산이다. 산나이무라 농장에서 생산되는 훈제 절임무는 일본에서도 매우 특이한 농산물로 꼽히고 있다. 일반적으로 무는 절여 김밥 속으로 많이 사용되지만 이곳에서는 무를 절인 다음 훈제해 독특한 향과 맛을 내고 있다. 산나이무라 아노 히로미 과장은 “훈제에는 벚나무만을 쓰기 때문에 맛이 담백하고 향기로운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매년 10월 생산을 시작해 다음해 5월까지만 판매를 하는데, 저장성뿐 아니라 향과 맛이 뛰어나 훌륭한 그린투어 농산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국도변 직판장과 시민시장

도로변 직판장은 일본 국토교통성과 지자체가 협력해 만든 독특한 시설이다. 이곳에는 관광객과 일반시민이 24시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이 있다. 요코데 직판장의 경우 휴게실과 샤워시설, 자판기, 조경, 편의시설 등이 갖춰져 있다. 일본 전역을 대상으로 한 휴게소 콘테스트에서 우수상 및 향토상을 받았다. 휴게소에 이 시설이 들어선 이후, 휴일에만 몰리던 이용객이 평일에도 늘어나는 등 그린투어에도 발전적 효과를 가져왔다고 요코데 시 관계자는 전했다.
이 휴게소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정보강화기능과 이용객들에게 지역마케팅, 농산물판매, 음식판매 등을 통해 매년 많은 이익을 내고 있다. 농산물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 사과, 포도, 피만, 고구마, 감자 등 일상적인 것이 많다. 또 지역에서 만든 목공예품이나 옥수수공예품도 있다.
요코데 그린투어 공동체에서 활동 중인 요코데 시민시장 마츠이 사장은 “그린투어 공동체는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시민들이 참여해 요코데의 그린투어 활성화와 지역 농업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코데에서는 이밖에도 전통 축제를 활용한 그린투어, 훈제 절임 무 생산, 산에서 생산되는 약초원 운영, 온천과 스키장을 중심으로 하는 그린투어 프로그램도 있다.
시라이 히고에(白井彦衛) 지바(千葉) 대학 명예교수는 “요코데 시민들은 그린투어 공동체를 통해 전통적인 마을문화를 지키면서 새롭게 혁신하려 한다”면서 “다양성과 지역 특성, 주민 참여에 의한 그린투어 공동체는 농촌 사회 발전에 하나의 전환점이 된다”고 말했다.
요코데 시의 그린투어 공동체는 약하고 보잘 것 없는 것 같지만 요코데 시민들의 마음 속 한 곳에 자리잡아 요코데 시의 정체성을 지켜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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