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의 고향, 그 이상의 도시 오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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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1,527회 작성일 10-10-10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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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관련된 오덴세의 정보 한 가지 더! 오덴세는 동화의 아버지 한스 크리스찬 안데르센(Hans Christian Andersen)의 고향으로도 유명 하지만 이것만으로 오덴세를 설명할 수 없다. 안데르센 박물관이 오덴세를 상징하는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그 하나를 가지고서 오덴세를 문화도시로 판단할 수는 더더욱 없기 때문이다. 오덴세가 문화적인 이유는 안데르센 박물관과 더불어 도시 곳곳에 산재한 박물관 등 문화시설과 생활 속에 뿌리내린 문화의 조각조각들이 서로 긴밀히 맞물려 더욱 크게 형성되어 있는 무엇인가에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관람객과의 의사소통 시도하는 안데르센 박물관
우리나라에서도 소설가 이효석·박경리, 시인 박목월 등의 문학관이나 생가 복원을 통해 그 지역을 홍보하고자 하는 시도들이 지방도시 곳곳에서 많이 펼쳐지고 있다. 더구나 세계적으로 알려진 작가가 태어나고 자라난 도시라면, 그 사람을 활용한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유혹을 감히 뿌리칠 수 없다. 그리고 오덴세 시는 안데르센과 그의 유명한 동화 속의 캐릭터를 도시 홍보와 도시 경제 활성화를 위해 어떻게 이용하는지 그 모범 사례를 잘 제시해 주고 있다.
안데르센 박물관 주변의 도시경관을 살펴보자. 먼저 안데르센 박물관 부근의 신호등은 아주 이색적이다. 단순한 사람 모형의 빨강·파랑 모형의 신호등이 아니라 지팡이를 든 안데르센이 서 있거나 걷고 있는 모형이다. 또한 거리 안내 입간판도 <미운오리새끼>의 캐릭터를 입힌 듯 백조 모형이 위쪽에 달려 있다. 도시 홍보는 크고 비용이 많이 드는 조형물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신호등, 버스정류장, 입간판, 공중전화 박스 등 도시 내의 조그만 시설물을 통해서도 충분히 구현될 수 있다는 것을 간단히 보여주고 있다.
1875년 안데르센이 사망한 후 1905년 박물관 건립계획을 수립하여 1908년 완공된 안데르센 박물관은 3차례의 증축을 거쳐 현재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박물관은 그리 크지 않다. 그리고 단층이다. 하지만 정원의 연못과 나무와 꽃, 그리고 주변의 역사보존지구 건물들과 어우러져 조화를 잘 이룬 건물이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박물관의 내부는 안데르센이 살았던 당시의 시대 상황부터 그가 소장품, 그리고 그의 작품 세계를 차례로 소개하는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그가 살았던 집의 침대, 응접실, 식당 등과 처음으로 발간된 동화집에서부터 안데르센이 소장하고 있던 친필 원고, 편지, 메모 그리고 그의 머리카락과 당시 사용하던 빗과 면도기마저 소중한 유물로 전시되어있다. 박물관 관계자들은 현재에도 당시 안데르센의 유럽 여행 경로를 따라 그의 유물을 찾아 유럽 각지를 누비고 있다고 한다. 또한 유품 외에도 세계 각국의 언어로 출판된 안데르센 동화집 6000여권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진정한 안데르센 박물관의 가치는 그 교육 기능에 있다. 박물관 곳곳의 작은 여유 공간에서는 이곳을 찾은 3~7세 정도의 어린이를 위한 동화 구연 등 체험 프로그램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그 동화의 실연은 교육대학 학생들의 자원봉사로 이루어지고 있다. 동화작가의 박물관이라는 이곳만의 특징이 그대로 표출되고 있는 프로그램이며, 방문객과의 직접적인 의사소통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박물관이 단순히 전시 기능만을 수행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단순한 전시기능 외의 부가 기능이 부족한 우리나라 전시공간에서 크게 참조할 만한 운영방안이다.
그곳에 가면 안데르센이 있다
퓨넨 마을은 야외박물관이다. 우리나라의 민속촌과 유사하지만 그 재현 시기는 19세기이다. 안데르센이 살았던 시대의 마을 풍경과 분위기가 그대로 재현되어 있다. 안데르센 박물관에서 안데르센이 살았던 집과 그의 작품들을 접한 후,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안데르센이 작품을 만든 당시인 19세기를 그대로 체험할 수 있게 된다. 목재로 된 집, 풍차, 학교, 정원, 연못, 교회 등은 옛 정경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으며, 마을 주위의 경작지들 역시 당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퇴직 연금자들이 주민으로 고용되어 당시의 의복을 입고, 당시의 삶을 재현한다. 이들과 함께 관광객들은 직접 농사기구나 수공예품들을 제작할 수도 있다. 특출난 명인이나 명장이 아니어도 당시의 삶을 이해하고 재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지역의 고령자들에게는 취업의 기회를, 관광객들에게는 당시의 삶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살아 있는 현장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역주민들이 박물관 직원이자 공무원
오덴세의 박물관들은 문화적 측면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안데르센 박물관을 포함한 7개의 다양한 박물관들이 박물관시립클러스터(OCM : Odense City Museums)를 구축하고 시정부와 여기에 속하지 않은 다른 박물관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OCM의 주요 역할은 박물관의 전시회 및 지식정보 교류와 박물관을 방문하는 어린이와 성인의 역사·미술·문학 그리고 문화사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있다. 많은 지역주민들이 이들 박물관의 직원이자 시 공무원으로 채용되어 있다. 이들의 신분이 공무원이라는 점, 따라서 공무원들이 시 의회의 의사결정에 가장 많은 영향력을 펴고 있다는 것 또한 이채롭다. 이러한 박물관 도시의 효과는 무엇일까?
시 관계자는 “방문객 유치효과, 지역주민 교육효과, 문화수도라는 도시 비전과 연계되어 문화를 통한 일거리 창출, 인구 유입,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시너지 효과를 이룬 도시의 발전”이라고 자신 있게 답한다.
생활중심형 문화도시 지향
오덴세 시는 덴마크 내에서도 가장 큰 철강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산업도시였다. 하지만 철강산업 중심의 산업 구조로는 21세기 도시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은 오덴세는 도시의 핵심 산업 구조를 과학과 교육, 서비스, 관광으로 전환하고 있다.
특히 오덴세의 주 관심은 문화에 있다. 실무연수팀이 만난 오덴세 관계자는 시 정부의 문화관련 예산은 전체 예산의 10% 정도라고 밝혔다. 그리고 최근 시의회의 의결을 통해 결정된 도시발전 기본전략은 남부 덴마크의 문화수도로 오덴세를 육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교육도시이자, 살기 좋은 도시로서 문화도시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교육도시 오덴세란 교육환경이 최적인 도시를 말한다. 인구의 20%인 3만 5000여명이 학생일 정도로 오덴세는 많은 학교들과 학생들이 있다. 지역 내 학교와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와 프로그램의 제공 외에 지역주민을 위한 다양한 교육 투자는 더욱 많은 외지 학생들의 지역 내 유입을 촉발하고,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오덴세 시는 믿고 있다.
살기 좋은 도시로서 문화도시는 더욱 큰 의미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흔히 우리가 생각하듯 대규모 박물관이나 미술관, 오페라하우스를 갖춘 문화도시의 의미를 오덴세는 이제 단호히 거부한다. ‘대형 프로젝트 중심의 문화도시’를 지향할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주민들이 실제 접하는 생활문화 중심의 문화도시’를 추구할 것인가 라는 고민에서 오덴세 시는 ‘문화시설에의 집중투자는 도시 홍보에는 큰 의미가 있을지 모르지만 시민문화생활과는 거리가 있으며, 진정한 문화도시는 주민이 생활 속에서 직접 느끼고 체험하는 생활문화 육성’으로 결론을 내렸다. 작고 다양한 문화 프로젝트를 통해 생활 속에서 주민들이 직접 느끼는 문화도시,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 가는 것이 오덴세 시에 필요한 문화전략이라고 결정한 것이다. 연수단이 방문했을 때 시민공모 회화작품 전시회가 열리고 있던 오덴세 시청 홀은 늘 주민 곁에 살아 숨쉬는 생활 속 문화를 실감할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이었다.
이 문화전략의 구체적 실천을 위해 총 8억DKK(5억 DDK는 시정부, 3억 DKK는 민간투자, 약 10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며, 자연환경 보존 및 관리, 자전거 도로 건설, 4층 이상 건축 제한, 의료·교육·문화시설 확충 등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도시의 문화적 역량은 역사보존지구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에서부터 엿볼 수 있다. 우리의 도시들에서 빈번하게 빚어지는 보존과 보상, 개보수 문제와 비교하여 볼 때, 오덴세의 역사보존지구 건물에 사는 사람들은 개보수 및 보상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입주할 때부터 역사보존지구는 개보수가 되지 않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된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고층 건물의 신축 또한 마찬가지이다. 고층 건물을 규제하고 있는 현실에서, 실제 고층 건물의 신축 허가가 난다면 특혜로 간주되어 이와 관련된 의회 의원과 공무원들이 견딜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도시는 무엇으로 발전하는가?
오덴세의 도시 발전 전략은 100년 전 한 유명한 작가의 죽음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안데르센의 유물 수집, 아동 교육 그리고 그의 책이 번역된 국가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은 도시 발전의 한 축으로서의 문화 마케팅 성공사례를 보여 준다.
오덴세의 발전 전략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또 다른 도시발전의 축은 지역주민과 유리된, 보여주기 위한 문화(대형 문화상징물 또는 건물의 신축)가 아닌 지역주민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전략이다.
오덴세의 전략은 왜 문화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다시 하게끔 한다. 가끔씩 대형 문화시설에 집착하는 문화행정가들에게 문화행정의 존재근거는 주민이고, 주민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존재 이유라는 것은 분명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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