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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폰으로 묶고 네트워크로 엮은 프랑스 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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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2,095회 작성일 10-10-10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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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역을 장식하는 보석 같은 샤또

문화의 개념이 다기다종해진 오늘날 전 세계 많은 국가들이 문화산업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며 정책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문화산업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국가경쟁력 제고에 관건이 되는 분야이기 때문일 것이다. 기본적으로 문화 콘텐츠, 문화상품 등의 문화적인 생산물은 인간의 창조성에 입각하고 있으며, 문화적 요소는 창의성과 기술이 뒷받침될 때 다양한 문화적 가치를 비롯한 경제적인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문화 콘텐츠로 전환될 수 있다.
문화유산 분야는 이 점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예가 된다. 유럽, 특히 프랑스 고성(古城)의 경우를 보자. 유럽의 고성은 이제 역사유물로서 단순한 관람용 관광 대상이 아니다. 고성은 단순한 보존이나 관람의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복원과 문화관광상품으로의 재창조 과정을 거치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 접목시킴으로써 새롭게 발현하고 있다.
12~19세기에 걸쳐 축조된 다양한 형태의 ‘샤또(chateaux)’는 보석처럼 유럽 전역을 장식하고 있다. 흔히 고성(古城)으로 소개되는 ‘샤또’는 프랑스어로 성·성채·왕의 궁전·귀족들의 저택을 지칭한다. 세월이 아로새겨져 고색창연한 이들 고성들은 수려한 산세와 계곡 등 관광자원이 풍부한 곳에 자리잡고 있어 더욱 그 빛을 발한다. 1995년 프랑스 문화부 통계에 따르면 총 3만 7809건의 유적 중 지정문화재는 1만 3365건, 등록문화재는 2만 4444건이었으며 이 중 고성과 저택은 수적(數的)으로 종교 및 장례 관련 건축(41%)과 주택(26%)에 이어 프랑스 전체 유적의 약 14%를 점유하고 있다.
한편 현재 754건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중 프랑스의 문화유산은 27건이 등재되어 있다. 이 중 루이 14세, 루이 16세가 거주했던 베르사유 궁전 및 정원, 12세기 프랑스 왕들의 궁전으로 16세기, 프랑스와 1세가 중축한 퐁텐블로 궁전 및 정원, 프랑스 대주교가 주요 종교행사를 거행하던 장소로 17세기에 복원된 랭스(Reims)의 또(Tau) 궁전, 14세기의 교황궁이 있는 프랑스 남부도시 아비뇽 역사지구, 샤또 콩탈(comtal)로 유명한 까르까손느 역사도시 등 5개소의 고성과 궁전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국립유적기금(La Caisse nationale des monuments historiques et des sites)이 선정한 프랑스의 10대 유적에도 샹보르 성(chateau de Chambord), 아제르리도 성(chateau d’Azay-le-Rideau), 카르카손느의 샤또 콩탈 등의 고성이 선두에 자리잡고 있다.

샤또 와롱 사례…문화유산의 재창조

프랑스의 고성 밀집지대로는 단연 르와르(Loire) 강 유역이 으뜸이다. 파리에서 서남쪽으로 길게 뻗어 있는 아름다운 고성(古城)지대로 투르(Tours)를 중심으로 하는 르와르 강은 강의 길이가 1012㎞나 되며 프랑스의 안마당이라고 불리는 중부지방의 평원을 가로지른다. 이 일대에는 무려 200여 채의 고성이 산재해 있다. 이 중 관광명소인 시농·샹보르·블르와·슈농소·위세성을 필두로 벽돌과 돌을 이용한 르네상스식의 정감어린 정취가 특징인 샤또 데 로(chateau des Reaux), 고전적인 분위기가 감도는 정찬과 훌륭한 포도주가 사람을 사로잡는 샤또 데 브리오티에르 (chateau des Briottie?res), 제정 시대의 양식으로 웅장한 내A외부를 갖춘 샤토 다르티니(chateau d’Artigny) 등 이루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샤또가 있다.
특히 르와르 강 유역의 고성 중 샤또 와롱(Oiron)은 문화유산의 재창조란 측면에서 성공사례로 거론된다. 16~17세기에 걸쳐 세워진 샤또 와롱은 구피에(Gouffier) 가문의 소유로 퐁텐블로 파의 뛰어난 벽화가 소장되어 있다. 그러나 앙리 2세의 시종이었던 클로드 구피에의 우화적인 예술품 컬렉션에 기초하여 현대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제작한 장식미술품들인 ‘Curios & mirabilia(호기심과 불가사의)’로 더 유명한 장소가 되었다. 즉 각 작가들에게 특정 공간의 영구적인 장식을 의뢰, 입구에는 볼탄스키(Boltanski)가 인근 마을 아동들을 그린 초상화 진열실이 있으며, 무기실 벽은 스포에리(Spoerri)의 여러 무구(武具)를 주제로 한 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또한 이 마을 주민들은 이 무기실에서 열리는 연례 만찬에 초대되는데 이 때 식탁에는 사용하는 사람의 프로필을 담은 라울 마렉(Raoul Marek)의 독창적인 접시가 선보인다. 토마 그륀펠드(Thomas Gru¨nfeld)는 박제술을 빌려 몸은 짐승, 꼬리는 물고기, 머리는 새 모습이 줄지어 있는 가공의 혼종 동물로 서재를 채우고 있다. 좀 으스스하다고 생각하는 방문객도 있겠지만 이 장소를 설치한 이후 관람객의 방문 시간은 배가되었다. 이 성은 정기적으로 현대예술 전시회를 개최하여 방문객들로 하여금 호기심과 불가사의로 가득한 공간을 거닐도록 한다.
와롱 성 방문을 보다 용이하게 하는 것으로 10매를 한 묶음으로 하여 판매하는 쿠폰 입장권을 들 수 있다. 현재 25유로인 이 입장권으로 1년 동안 와롱 성을 비롯해서 르와르 계곡의 여러 고성을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 시장의 흐름과 관람객의 욕구를 읽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문화상품을 만든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숙박과 접목… 인터넷으로 유통망 확보

‘샤또’라는 문화유산과 관광산업의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구조상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한 다른 사례로 ‘샤또-호텔’을 들어 보자. 이제 일반 누구나가 고성이 제공하는 문화를 간접적으로 접하며 고성 호텔에서 숙박을 즐길 수 있다. ‘고성’이란 문화관광 콘텐츠를 십분 향유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를레 에 샤또 체인’(Chaine Relais et chateaux)은 이를 위해 창안된 네트워크이다. ‘를레 에 샤또’는 1975년 기존 여러 체인을 합병하여 창설되었다. 현재 이 체인은 산하에 50개국에 걸쳐 440개의 회원을 거느리고 있는데, 유럽에만 333개가 있으며, 이 중 프랑스는 154개의 회원이 있다(이밖에 아메리카 52, 아시아 14, 아프리카 8, 오세아니아 3).
인터넷상에서 예약 센터를 운용(www.relaischateaux.fr), 프랑스 국내외에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유통망을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고건축물이나 유적을 숙박과 접목시킨 스콜틀랜드나 이탈리아, 스페인의 파라도레 체인과 같은 샤또-호텔 유형도 유명하지만 ‘를레 에 샤또’와 같은 평판에는 미치지 못한다.
‘를레 에 샤또’회원은 고객에게 격조 높은 서비스와 숙박, 음식 등을 제공할 것을 서약한다. 이 체인은 매년 금빛 백합 문양의 로고로 장정된 가이드를 발간한다. 여기 기재된다는 것 자체가 큰 명예라 하겠다.
‘를레 에 샤또’는 회원 호텔의 서비스의 질을 점검하며 기술지원을 한다. 1995년부터는 전 세계 회원 호텔을 대상으로 한 숙박권을 통용시켰으며 문화관광상품으로서의 샤토-호텔의 콘텐츠를 풍부하게 하는 여러 부수적인 장치를 기획한다.
일례로 골프·스파 및 미용·미식·가족·문화·스포츠·포도주라는 7개의 테마로 분류된 상품을 들 수 있다. 이 상품들은 가격이 만만치 않다. 노르망디에 소재한 라 브르테슈(La Bretesche) 샤또 호텔의 문화 테마 상품은 더블 룸에서 2인이 2박하는 데 900유로의 숙박비가 소요된다.
품격 있는 정중한 도어맨, 육중한 나무문, 시인 보들레르가 말하듯 세월에 윤기 흐르는 가구들과 높은 천장, 아름드리 샹들리에의 그윽한 불빛, 끝없이 이어진 복도와 대리석 계단이 말하는 성의 역사, 이를 대변하는 각종 예술품은 기본이고 여기 더해 여러 테마 상품에 걸맞은 수영장과 테니스장, 골프 코스와 승마, 빼놓을 수 없는 특산 포도주를 곁들인 별미요리 등의 콘텐츠로 문화상품의 경쟁력을 강화시킨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다.
이 사례는 흔히 낙후되어 폐쇄의 위기에 놓인 샤또를 복원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유럽유산 네트워크 통한 지속발전방안 모색

수십 년 전부터 대부분의 유럽 문화유적은 일반대중에게 공개되어 연간 수백만 명의 방문객이 찾아든다. 대부분의 건물들, 특히 스테인드-글라스나 조상, 입상 등은 레이저 청소, 화학처리 등으로 복구되었다. 안내표지와 관람용 기자재 설치, 주차장 정비 등 접근성도 개선되었다. 가장 성공적인 복원 사례로 13~19세기에 걸쳐 세워진 옛 루브르 궁전은 복구 규모나 기간, 비용에 있어 압도적이다. 복원 이후 관람객은 유리 피라미드 지하의 나폴레옹홀을 통해 입장한다. 국립박물관협회 통계에 따르면 1989년 3월 30일 유리 피라미드 개장 후 루브르 박물관 방문객수는 과거 연간 280만 명에서 500만 명으로 증가했으며 리슐리외 측랑을 개관한 해인 1994년에는 620만 명에 달했다.
이와 같은 여러 긍정적인 문화유산의 복원과 활용사례에 힘입어 여러 유럽 국가들의 문화유산의 재창조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시기보다 활기를 띠고 있으며, 1999년부터 유럽평의회가 구축한 유럽유산 네트워크(Le re′seau europe′en du patrimoine)를 통해 유럽문화유산을 통한 지속적인 발전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중동부유럽 10개국의 신규 가입으로 25개국으로 확대된 EU 판도에서 프랑스를 필두로 한 유럽의 고성들은 유럽 정체성의 표상으로, 유럽의 문화 다양성을 장식하는 문화관광상품으로 더욱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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