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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지장대로상점가에 가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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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2,091회 작성일 10-10-26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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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시장은 지역 주민들에게 필요한 상품을 단순히 공급하는 장소만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서로 만나는 장소이기도 하였다.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세대의 사람들이 물건을 사면서 서로 인사하고 이야기함으로써 단골 가게나 이웃 주민들과 일상 정보를 교환하기도 하였다. 주민들 간에 서로 훈훈한 정감을 주고받게 하는 교류 기능이 시장을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대형 할인점, 백화점과 같은 타 업태에서 고객편의시설, 휴게시설, 여가시설 등을 편리하고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재래시장의 장점 중 하나였던 커뮤니티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
재래시장이 지니고 있던 지역사회에 대한 영향은 구체적으로 계량화하기는 어렵지만 매우 컸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현재 유통 환경의 변화로 재래시장이 많은 위협을 받고 있지만, 재래시장을 매개로 하여 지역 주민들이 만나고 의사소통하는 사회적 기능은 유지될 필요가 있다.

● 조합 운영으로 활성화 체제 정돈 ...시장은 보행자 천국

우리 재래시장과 유사한 일본의 시장 형태는 상점가(商店街)이다. 최근 유통 환경 변화로 우리와 마찬가지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상점가를 활성화시켜 나가는 시책이나 전략에 있어서는 시사하는 바가 많다. 여기서는 도쿄도 분쿄(文京)구 세키구치(關口)에 소재하고 있으며 1988년 도쿄도로부터 커뮤니티 상점가로 지정 받은 지장대로 상점가진흥조합 (http://www.toshinren.or.jp/com/com001.htm)을 대상으로 하여 상점가 활성화 전략을 살펴보도록 한다.

도쿄도 분쿄구(文京區) 서남단에 위치한 지장대로(地藏通り)상점가 일대는 이전에는 습지대였으며, 인가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1900년대 초반이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처음에는 꽤 먼 곳까지 출퇴근을 했으며 저녁에 귀가해 저녁 준비를 하려 해도 근처에 가게가 없었기 때문에 모두가 지금의 지장대로에 가게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한 주부가 회사를 그만두고 집 앞에서 소금과 건어물을 팔기 시작했다고 한다. 마침 장사가 잘 되었기 때문에 차차 생선가게, 야채가게, 건어물가게, 잡화상 등이 생겨 상점가의 모습을 갖추어 갔다.

그 당시 상점가는 지장골목(地藏橫丁)이라 불리고 있었으며, 점차 주변의 인구가 급증해 1930년경에는 저녁이면 인파로 어깨가 부딪칠 만큼 활기가 넘쳐 대부분의 상점이 밤 11시경까지 가게를 열기도 했다. 인근 지역에는 당시 상류 계층의 저택이 많아, 지역에서 만든 우량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면서 상점가는 계속 발전하였다. 1980년대 들어 자동차 등 새로운 교통수단에 의한 상권 축소, 대형점 출점, 지하철에 의한 도심 지구로 구매력 유출 등으로 쇠퇴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이에 따라 명칭을 지장골목에서 지장대로상점가로 변경하고 1985년 7월 1일 법인화하여, 지장대로상점가진흥조합으로 활성화 체제를 정돈했다.

이 상점가의 형태는 동서로 220m, 남북으로 100m의 십자형이며 도로 폭은 동서 방향 5m, 남북 방향 10m이다. 가로의 동서 방향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일방통행으로 되어 있어서, 통과 차량은 많지 않지만 정차하면 후속 차량이 멈출 수밖에 없다. 이 동서 방향 가로에 한해 평일 15∼19시, 일요일과 축제 때는 12∼19시 사이 자동차 진입을 막아 ‘보행자 천국’으로 만들고 있다. 남북 방향의 도로는 차량의 통행이 약간 많고, 물건 하적을 위한 노면 주차가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 ‘즐거운 細路, 생활의 小路’

지장대로상점가는 단지 상가로서의 사양화를 멈추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근본적인 발상 전환을 통해 당 상점가가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이 되어 지역 주민과 함께 하고 휴식하는 장소로 만들어, 구경하며 돌아다닐 수 있고 고향처럼 친근한 곳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고향 이야깃거리가 있는 거리, 안심하고 정서적으로 풍요로운 거리라는 기본 개념을 가지고 ‘지장사(地藏寺)를 중심으로 개성 있는 쇼핑거리’를 조성하기 위해 도쿄도 커뮤니티 상점가 사업, 분쿄구 모델 상점가 사업으로 지정을 받아 근대화사업을 추진했다. 이 사업의 구체적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상점가 도로를 전면 컬러 포장하였다. 원래 도로는 간이포장이었으며 또 인근 상점가들이 시설 현대화를 하고 있기 때문에, 방문자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고, 즐겁게 걸을 수 있도록 상점가 도로를 전면 컬러 포장을 하였다.

둘째, 상징등과 가로등을 상점가의 이미지에 맞게 설치하였다. 기존의 상점가 아치와 가로등이 노후하여, 컬러 포장과 더불어 상점가 입구의 상징등과 가로등을 지역 특성이나 상점가 이미지를 나타낼 수 있도록 설계하여 설치하였다.

셋째, 기타 독창성 있는 가로시설물 등을 설치하였다. 통일된 간판, 커뮤니티 게시판, 교통안내판, 통행금지 표시, 방송 기기 등을 설치하였다. 이러한 사업을 통해 지장대로 상점가만의 독창성이 있는 거리를 만들어 20∼30대 고객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건강하고 활기가 넘치는 거리, 상점가 전체와 각 개별 점포가 자동차의 두 바퀴와 같이 잘 맞물려 운영되는 거리를 만들어 상점가를 활기 넘치게 만들고자 하였다.

환경 정비사업의 완성과 함께 지금까지 추진하고 있는 문화행사를 보다 충실하게 수행하기 위해, 상점가에서는 ‘즐거운 세로(細路), 생활의 소로(小路)’이라는 컨셉을 가지고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 주민의 삶의 장소이자 교류 장소가 될 수 있도록 활력 있는 커뮤니티 사업을 실시하고, 커뮤니티 활동사업추진협의회를 만들어 지역 주민과 함께 상점가가 단순히 물품을 사고 파는 장소가 아니라 지역의 중심으로서 교류 및 생활의 장소가 되는 거리를 만들고자 하였다. 이러한 취지 하에서 연중 지역의 전통문화와 관련한 이벤트를 커뮤니티 활동사업추진협의회에서 기획하여 시행하고 있다.

매년 1월에는 지장보살과 관련된 행사를 한다. 상점가에서 다양한 지장보살의 사진전과 유래에 대한 전시회를 개최하고, 달마상에 대한 시장을 연다. 이 행사에서는 복달마와 식혜를 서비스로 제공하고 달마 넘기기 게임을 개최한다. 2월에는 입춘 전날 대회를 개최한다. 남녀노소가 모여 콩을 뿌려 잡귀를 쫓는 콩 뿌리기 대회를 열고 지역의 유치원·보육원·초등학생의 콩 뿌리기 풍경그림 전람회, 복콩·복돈 집기 대회를 한다.

4월에는 벚꽃 축제를 개최한다. ‘나의 점포 대회’라는 손수 만든 물건을 하루 동안 판매하는 모의점포·게임 코너를 만들었고, 봄방학 중에 어린이 교통안전교실을 열고 지역 내 자전거를 점검하고 수리해 주기도 하며, 교통경찰이 교통질서에 대해서 강연을 한다. 또 외발자전거 시승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5월에는 일주일 연휴가 계속되는 골든 위크 행사를 실시한다. 가족 사진전(모집 100전)을 개최하며, 카메라 촬영 등에 관해서 전문가를 초청해서 상담실 등을 운영한다. 8월에는 납량 축제를 개최, 지역 주민들은 모의점포를 운영하고 게임을 즐긴다. 대형 풀을 만들어 미꾸라지나 장어를 풀어놓고 꼬맹이들이 그것들을 맨손으로 잡는 대회를 열기도 한다.

10월에는 건강과 스포츠 대회를 개최한다. 전문의에게 건강 체크를 받고, 줄다리기 대회, 남녀노소 게이트볼 대회를 연다. 11월에는 수확제가 열리는데 찰떡 만들기 대회, 떡국 만들기 대회와 시식회를 개최하여 지역 주부의 솜씨 자랑하는 프로그램들을 마련해 놓고 있다.

● 지역문화와 융합, 지역 커뮤니티 중심에 서야

일본 상점가도 우리의 재래시장과 마찬가지로 유통 환경의 변화로 인해 생존의 갈림길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 전략 중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시장이 단지 물건을 팔고 사는 기능만 하는 곳이 아니라,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에 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즉 지역의 향토문화가 상점가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유지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우리의 재래시장 활성화 대책에서도 물리적인 환경개선 사업, 재건축 등과 동시에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 지역의 문화와 융합된 방안들이 도출되어 재래시장이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시장 상인들은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에 서 있다는 주인 의식이 필요하며, 지역 주민은 한 동네의 공동체를 더불어 가꾸어 나가야겠다는 의식이 필요하다. 공공 분야는 이러한 상인과 주민을 연계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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