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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마을 버밍햄의 돌 드라마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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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2,184회 작성일 10-10-2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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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버밍햄에 있는 Gossey Lane School에서는 ‘돌’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이 2003년 3월에서 6월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에 이루어졌다(영국에서는 2002년부터 유치원교육이 공교육으로 흡수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3년의 연구 프로젝트인 ‘How to Catch a Moonbeam’의 일부분으로 진행되었는데, 연구 프로젝트는 6개의 예술 분야 전문가들이 버밍햄에 거주하는 유아 25명과 함께 예술적 메소드로 프로그램을 진행시키는 데서 출발하였다.

 
◆ 박물관의 ‘석수장이’

아동 중심, 생활 중심, 참여적 체험을 중시하는 레지오 에밀리아 교육 방식은 이탈리아의 ‘아뜰리에스타’라는 아티스트 집단으로 시작되는데, ‘돌’ 프로젝트는 총 6개 예술 분야의 전문가들이 아이들과 함께 특정한 주제를 탐구해 가는 거대한 프로젝트식 교육 방식에 따른 것이다. 드라마 분야에는 영국의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피터(Peter Wynne-Wilson)가 참가하였다. 그는 영국의 대표적인 교육극단 Big Brum TIE의 창단 멤버이며, 현재는 프리랜서로 극작가, 연출가로 활약하며 초·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과 드라마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그러면 Gossey Lane School에서 진행된 ‘돌’ 프로젝트 중 드라마 분야의 교육 방식을 중심으로 소개해 보고자 한다.

‘단추가 풀린 채 그을린 흰 셔츠를 입은 그림 속의 남자는 매우 지쳐 쓰러져 있다. 그의 더러워진 구두 주변에는 반짝이는 보석과 돌들 그리고 망치가 놓여 있다. 먼 산의 해는 저물어가고 있고 남자의 머리 위에는 앙상한 나무가 그늘져 있다.

’대여섯 살도 안 된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미술관에 걸린 그림을 한 점 보면서 그림 속 남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손에 흙이 묻어 있어요.”
“배가 고프고 목이 마를 것 같아요.”
“보석 같은 돌들이 있어요.”
“그 옆에는 망치도 있어요.”
“집에 가고 싶대요.” 

 

아이들은 <석수장이(The Stone Breaker)>라는 제목이 붙은 A3 사이즈의 오래된 그림을 한 점 보기 위해 버스를 타고 박물관에 온 것이다. 다음 날 아이들은 학교 앞뜰 수풀더미에 쓰러진 한 남자를 만난다. 그림 속의 옷과 신발을 그대로 입은 채 발치에는 돌과 망치들이 가득한 한 남자를 발견한다. 어제 그림 속에서 봤던 바로 그 석수장이다. 아이들은 이미 드라마 교사인 피터가 역할을 바꾸어 그곳에 누워 있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그는 석수장이다. 아이들은 석수장이에게 아침에 엄마가 싸준 샌드위치와 담요, 그리고 물을 준다. 그리고 화장실로 데려가 손을 닦게 해주고 석수장이에게 다가가 이야기한다. 


 “우리 집에 가요. 그럼 우리 엄마가 따스한 국을 끓여 주실 거예요. 따뜻한 이불도…….
”석수장이는 아이들에게 자신이 만든 돌조각 브로치를 보여주고, 자신이 일하는 곳의 무서운 상관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 브로치를 만들어야 먹고 살 수 있는 가난한 처지와 아름다운 보석을 만드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준다. 아이들은 석수장이를 위해 종이상자로 돌을 깎는 자동 로봇을 다함께 만들고, 따뜻한 시(詩)가 담긴 엽서를 선물한다. 이 시는 아이들의 공동창작이다. 
 


◆ ‘돌 마을 버밍햄’과 결합한 드라마 수업

실제 버밍햄 중앙에는 보석거리(jewelry quarter)가 있으며 빅토리아 시대 버밍햄에는 영세민들이 귀족들을 위해 석수장이 혹은 보석 세공사로 임금과 노동력을 착취당한 역사가 있다. 드라마 수업의 자료가 된 <석수장이>라는 작품도 버밍햄 센트럴시티에 있는 버밍햄 출생의 예술가들의 작품이 전시된 ‘버밍햄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 프로그램이 실시된 학교는 다문화인종집단으로, 아이들이 집에서 가져온 돌들이 어디로부터 왔는지 다른 문화권에서 이야기해 보는 기회를 제공해 주며 문화에 상관없이 존재하는 ‘돌’이라는 소재를 아이들이 친숙하게 만나볼 수 있게 해 주었다.

드라마는 일종의 은유이기도 하다. 전 세계적으로 존재하는 흔한 돌과 그 돌이 ‘밥’이 되고 또 ‘칼’이 된 특정한 시대로 들어가며 또 그 과거 시대가 내 곁에 살아 있는 한 인물로 다가온다는 것. 또한 그것이 어떠한 교훈이나 학습의 방식이 아닌 아이들의 살아 있는 놀이와 연극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돌’을 주제로 선정하게 된 과정 역시 드라마 수업에서 중요하다.
교실에는 나무로 만든 상자 하나가 놓여 있다. 나무상자는 약 1m 정도의 크기로, 고전적인 문양의 쇠 손잡이가 달려 있고, 표면에는 상자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듯 여러 사람들의 글, 그림, 사인 등이 낙서되어 있다. 그 안에는 깃털, 돌, 플라스틱 국수 등이 들어 있다. 어린이들이 상자 속의 물건을 꺼낸다. 플라스틱 국수는 순간 거미가 되기도 한다.

“거미들은 어디서 살까?”
“거미집이요.”
“거미는 무엇을 먹지?”
“거미음식이요.”
“개미들이요.”

드라마 교사는 개미가 되고, 3명의 어린이가 개미를 쫓아와 잡아먹는 척한다. 어린이들은 거미의 가족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연극 장면을 만든다.다른 아이는 상자 속의 깃털을 가지고 게임을 만들어낸다. 지도(영국지도 혹은 세계지도) 위에 깃털을 떨어뜨리고, 깃털이 바다 위에 떨어지면 모두 ‘풍덩’이라고 외치고, 육지 위에 떨어지면 ‘쿵’하고 외치는 게임이다. 모든 아이들이 새로운 게임에 즐겁게 참여한다.

 
아이들이 가장 관심을 보인 ‘돌’을 연극 주제로 선정한다. 아이들은 학교 앞뜰과 집 주변에 있는 재미있는 모양의 돌을 주워 온다. 모든 돌들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어떤 돌인가 성격을 부여해준다. 돌을 깨끗이 씻어주고, 말리고, 돌에 대한 이야기를 만든다. 돌을 두드려 소리를 내보고, 부셔보기도 한다. 커다란 돌 위에 그림을 그리며, 찰흙으로 돌들의 집을 만들어 준다. 이번에는 큰 돌을 찾아 돌집을 만들어 준다. 돌집을 디자인하고 그 집을 지을 가장 좋은 장소를 물색한다. 그리고 참고할 수 있는 책을 읽는다. 피터는 <석수장이> 그림 한 점을 아이들에게 보여준다.


◆ 삶, 교육, 그리고 예술

아이들과 버밍햄 중심가에 있는 박물관을 방문하기로 한다. 박물관에 도착하자 아이들은 주변에 돌로 만든 계단과 길, 그리고 조각가들이 만든 돌 조각상들을 보고 감탄한다. 박물관 안으로 들어서자 몇몇 아이들이 <석수장이> 그림을 알아보고 환성의 소리를 지른다.소개한 사례는 아이들이 버밍햄에 소재한 박물관에 걸린 <석수장이>를 관람하고 그림 속의 인물을 만나 상황을 경험하고 문제 해결을 하는 다층적인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이 거대한 프로젝트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순한 소재인 ‘돌’에서 출발했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몇 주에 걸쳐 돌을 수집하
 
고 돌에 이름을 붙여주며 돌이 내는 소리로 음악을 만들었다. ‘돌’이라는 일상적 소재가 예술가들의 손을 거쳐 석상 등의 예술품으로 변모된 증거 작품들을 감상하며, 갤러리에 전시된 돌을 주제로 한 그림이 드라마틱한 상황 속에서 살아 나와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한 인물로 변모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연극과 교육 현장이 창의적으로 결합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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