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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휴가 통한 프랑스인의 문화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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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2,196회 작성일 10-10-25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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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 35시간 근무, 연간 5주의 유급 휴가가 제도적으로 보장되는 프랑스의 바킹스 활용 성향은 프랑스에서 즐기는 애국형, 1년간 모아뒀던 돈을 아끼지 않는 장기 체류 및 소비지향형, 바다·산으로 떠나는 형, 피서지의 문화를 체험하고 견문을 넓히는 휴식·문화 체험형, 주5일 근무제 및 휴가 분산제 등으로 연중 토막 휴가를 떠나는 단기간·다수 휴가 즐기기형 등이 있다. 프랑스는 근로자의 60%가 여름에 휴가를 떠나지만 도시가 마비되지는 않는다.


 
◆ 놀면서 힘들 때 일하는지, 일하다 힘들 때 노는지…

당신이 여름철에 유럽을 다녀온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파리를 경유하는 루트로 여행을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개선문이 바라다보이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는 샹젤리제에서 커피를 마시며 우아한 분위기에 취해 보기도 했을 법하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두리번거려가며 사람들을 구경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당신이 바라보며 감탄했던 멋진 몸매의 아가씨나, 예술가처럼 생긴 남자나, 키스를 하고 있는 연인들……. 어쩌면 그들 중 ‘파리지앵’(Parisien : 파리 사람)은 한 명도 없을 수도 있었다는 것을…….

진실이라고 하기에 너무도 거짓말 같은 이 말은 엄연한 현실이다. 6월말부터 9월초까지, 좀 더 집중적으로는 7월부터 8월까지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 파리는 외국인으로 붐비고 정작 파리 토박이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기 시작한다. 도대체 누가 주인이고 누가 객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그나마 대도시인 파리는 상가나 기타 주요 기관들이 여름철에도 계속해서 문을 열지만 지방 도시로 가면 주인이 집을 비운 프랑스의 여름 풍경이 자못 놀랍기만 하다. ‘7월 10일부터 8월 9일까지 쉽니다’는 크지도 않은 조그만 종이쪽지는 그 날짜만 조금씩 바뀔 뿐 빵집에도, 양복집에도, 학교에도, 도서관에도 할 것 없이 민관이 합심해서 보여주는 드문 현상이기도 하다.

이 현상을 보고 혹자는 말하기도 했다. 여름철 프랑스는 마비된다고…….
주5일 35시간 근무, 연간 5주의 유급 휴가(Conges payes)가 제도적으로 보장되는 나라, 프랑스. 프랑스에서는 근무 기간이 12달을 넘긴 근로자는 5주간 휴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휴가 기간은 1년 미만 근무 근로자의 경우 월 평균 2.5일의 휴가라는 계산법을 적용시켜 휴가에 대한 권리(5개월 근무의 경우 13일 휴가)를 보장할 정도로 휴가에 대한 제도는 확실한 나라가 바로 이 나라다.특징적인 프랑스의 휴가 사용법은 사용 시기와 최소 사용 일수이다. 즉, 5월 1일에서 10월 31일 사이에 연속 휴가를 사용할 수 있으며 최소 12일, 최대 24일 동안의 휴가를 이용해야 한다. 그러므로 가장 대표적인 유형의 프랑스식 바캉스는 3~4주의 여름 휴가와 1~2주의 겨울 휴가(스키 휴가)로 나뉜다고 봐도 큰 무리는 없다.

그렇다고 프랑스 사회가 5주간의 유급 휴가와 주말이라는 ‘노는 날’과 나머지의 ‘일하는 날’로만 구성되어 있다고 보는 것은 오산이다. 그 외에도 기타 공휴일과 주말을 연결시키는 연계 휴일(pont : 주말을 끼고 목요일이나 화요일에 공휴일이 들어 있을시 주말과 연결시켜 쉬게 하는 관습적 제도)도 적지 않아 도대체 이 놈의 나라는 놀면서 힘들 때 일을 하는 건지, 일을 하다 힘들 때 노는 건지 분간이 안 될 정도다. 아무튼 연차, 공휴일, 주휴일 등을 총망라하여 145일이 휴일인(1년의 40%가 노는 날이다) 나라의 국민은 어떤 식으로 휴가를 즐기는지 알아보는 것은 현재 근무 패턴의 변화가 예상되는 우리에게 다른 어느 때 보다도 흥미로운 일일 듯하다.


프랑스인들의 휴가문화 형성에는 관광사무소의 역할이 매우 크다. 시내 중심에는 관광사무소가 설치되어 있고, “이 도시에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나요?”하고 질문하면 전문 안내원은 예상 체류 기간에 걸맞는 프로그램을 제시한다. 프로그램 내에 ‘문화상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50%를 넘어 교양 있게(?) 문화 탐방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모든 수요는 공급을 따라가는 법. 문화대국 프랑스인들은 휴식의 일환으로써 타지의 문화 체험을 당연시하고 있다.


◆ 휴가 활용 성향도 유형별로 다양

2002년 5월에 실시된 유로 아시스땅스(Europ Assitance)와 IFOP의 <유럽 5개국의 휴가 성향에 대한 연구> 및 2003년 프랑스국립통계경제연구소(Institut National de la statistique et des Etudes Economiques)의 자료에 의하면 최근 프랑스인들의 바캉스 활용 성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애국형. 프랑스에도 볼 게 많다. 고로 프랑스에서 즐긴다. 10명 중 8명꼴이 여기에 속한다.
둘째, 장기 체류 및 소비지향형. 휴가 일수가 길어 휴가를 위해서라면 1년간 모아 뒀던 돈을 쓰는 것을 아끼지 않는 것이 평소 짠돌이인 유럽인들의 전반적 특성이다

거기에 프랑스인들은 한술 더 떠서 2002년 유럽 국가 중 휴가 비용 지출과 ‘여행지’(바캉스 기간과 여행을 떠나는 기간을 따로 분류) 체류 기간 최다라는 기록을 남겼다.
셋째, 바다로, 산으로 형이다. 모든 유럽인들의 희망사항이 바캉스 기간 동안 바다로 가는 것이라면 프랑스인들은 거기에 ‘엽록소’를 더하고자 한다. 즉 프랑스인의 주된 바캉스 체류 희망 지역은 바다와 산이다.
넷째, 휴식·문화 체험형이 있다. 의미 없이 휴가를 놀고먹기 전용으로만 사용할 것이 아니라 피서지의 문화를 체험하고 견문을 넓히는 기회로 삼는다. 문화대국 프랑스의 국민은 어디서 뭘 해도 문화활동을 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단기간·다수휴가 즐기기형. 최근 들어 바캉스 기간 중 ‘피서지’로 떠나는 기간은 줄어드는 경향이다. 특히 사람들이 붐비는 여름 대바캉스 기간 중 ‘피서지’를 찾아 떠나는 기간은 현격히 줄어들어 1989년 17일에 비해 13.5일인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주5일 근무제 및 휴가 분산제 등의 활성화 영향으로 연중 토막 휴가를 떠나는 빈도와 횟수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 바캉스 즐기기도 노우하우가 있다

글의 서두에서도 언급했듯이 프랑스가 자랑하는 엄청난 기간의 바캉스와 실제로 대바캉스 기간 동안 한산한 도시를 보며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도시 마비 현상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프랑스는 여름에 마비되지 않는다. 프랑스인들의 바캉스는 우리에게 있어 일요일이 주는 개념과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일주일이 지나면 당연히 쉬어야 하는 하루. 그 일요일을 쉬지 못하면 다시 일주일이 너무 힘들어지는, 일요일을 전 직원이 쉰다고 해서 마비되는 회사가 없듯이 60%(<사회 계층에 따른 휴가 행태>, 프랑스국립통계경제연구소, 2003)의 프랑스 근로자가 여름철 4주의 휴가를 떠난다고 해서 프랑스 전체가 마비되는 것은 아니다. 오랜 ‘바캉스 전통’을 자랑하는 프랑스의 사업장들은 일제 휴가방식과 교대제 휴가방식, 분산 휴가방식, 비수기 휴가가산제 등을 활용하여 최대한 동일 기간 내 휴가가 집중되지 않도록 하는 해법을 사업장 성격에 따라 이용한다.

그러나 이 중 일제 휴가 방식 적용이 가능한 사업장은 실제로 많지는 않다. 그렇다 해도 교육기관(대학 포함), 일부 행정기관에서는 아직도 저런 만행(?)이 지속되고 있어 필요한 조처는 미리미리 취해 두어야 한다. 대부분의 사업장은 나머지 휴가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회사는 그럭저럭 굴러간다. 예를 들어 생각을 해보라. 은행 직원의 60%가 휴가를 떠났다. 은행의 고객 60%도 휴가를 떠났다. 은행 업무는? 답을 하자면 당연히 ‘별 탈 없다’.

물론 불편한 부분도 있다. 버스의 배차 간격이 늘어나고 도서관은 문을 닫아버려 시원한 바람을 쐴 곳도 없으니 휴가를 떠날 수 없는 사람들과 노숙자들은 갈 곳도 대폭 줄어든다. 그러나 어찌하오리까? 그것이 이 사회가 돌아가는 방식인 것을…….
 
 
 
◆ 문화 체험은 필수 코스

이제 일상에서 자유로워진 프랑스인들이 하는 일은 다른 유럽 친구들과 다를 바 없이 휴식(59%), 문화 체험(55%), 가족 방문(36%), 스포츠 활동(14%) 등의 순으로 나타난다. 이웃 유럽 국가와 차이가 있다면 정원을 손질하고 집안 단장을 하는 등 집안 꾸미기가 21%를 차지해 스포츠 활동보다 높다는 것이다. 즉 휴가를 떠나는 것뿐 아니라 집안을 단장하는 일에도 열성을 보여, 평소에 ‘집안에서 뒹굴기’를 좋아하는 프랑스인들이 집에 보이는 애착을 나타낸다. 이 중 우리와 다른 현상 중 하나는 문화 체험일 텐데, 실제로 프랑스인들은 휴가를 문화 체험과 밀접히 연관시킨다. 가장 인기 있는 아이템은 도시 탐방(57%), 문화유산 방문(42%), 축제 참가(40%), 박물관 탐방(34%) 등이다.

참고로, 프랑스인들의 휴가문화 형성에는 관광사무소의 역할이 매우 크다.
프랑스 시내 중심에는 관광사무소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고, “이 도시에 처음이라서요”라며 안내원에게 다가가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도시에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나요?”하고 대충 던지는 질문에 전문 안내원은 예상 체류 기간을 물어보고 그에 걸맞는 프로그램을 제시한다. 물론 지역별로 차이는 나지만 그 프로그램 내에 ‘문화상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50%를 넘어 프랑스인들은 휴가지에서 교양 있게(?) 문화탐방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모든 수요는 공급을 따라가는 법. 문화대국 프랑스의 국민들은 휴식의 일환으로써 타지의 문화 체험을 당연시하고 있다.

이들의 다양한 바캉스 활동이 보여주듯, 프랑스인들에게 있어 바캉스는 평소에 할 수 없었던 활동과 휴식을 통해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쉼’ 가운데 가능한 활동을 통해 인생의 또 다른 가치를 발견하게 하는 창조적인 역할이 크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도 ‘국민의 삶의 질’에 대변혁을 불러올 사회적 변화에 직면해 있다. 주5일 근무제 도입과 휴가 분산으로 ‘잠을 보충하는 일요일’보다 ‘활동을 통해 자아 개발을 하는 주말’ 패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질 것이다. 여가 패턴의 변화는 직업관의 변화에 직결되며, 이는 곧 개인의 행복감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질 수 있다. 그러므로 점진적인 준비를 통해 국민이 건전한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은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유지·발전 시켜나가기 위한 노력일 수 있다. 일례로 우리 여가문화는 ‘스트레스 해소형’이 주를 이루었지 문화 체험과 같은 ‘자기 개발형’은 그다지 환영받지 못했다. 이제 소모적인 패턴의 관광·여가 행태에서 벗어나 쉬는 시간을 이용하여 삶을 재충전하고, 일과 여가가 상반되는 개념이 아니라 상충적인 개념이라는 의식의 전환과 노력이 필요하다. ■
 
 

▶ 프랑스인들은 휴가를 통해 피서지의 문화를 체험하고 견문을 넓히는 기회로 삼는다.
    오른쪽 사진은 여름이면 도시 전체가 공연장이 되는 아비뇽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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