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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현대, 그리고 낭만의 열대도시 마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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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1,730회 작성일 10-10-25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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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상원의원회관을 개조하여 만든 필리핀 국립박물관은 마닐라 중세도시의 모습들과 당시의 생활상을 묘사하는 물건들과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해상무역이 활발하던 당시 침몰되었던 무역선이 마닐라 만에서 발굴되어 사진과 함께 유물들이 원형 그대로 보전되어 있다. 각 테마별로 꾸며진 전시관들은 필리핀의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역사와 문화를 시대별로 그리고 지역별로 살펴볼 수 있는 장소이다.



▶ 왼쪽부터 마닐라의 상업 중심가인 마카티 아얄라 거리, 필리핀 국립대학의 선큰 가든, 마닐라의
     부유층들이 주로 이용하는 마카티 쇼핑몰-그린벨트 I
 

필리핀이라는 국가 이름은 16세기 중엽 스페인이 식민지를 개척하면서 스페인 국왕의 이름을 본 따 지은 것이다. 스페인 식민 정부의 최초 수도는 현재의 마닐라가 아니라 필리핀 군도의 중심부에 위치한 세부(Sebu)라는 섬이었다. 그러나 스페인 식민 정부가 필리핀 군도 전체로 식민지 확대 정책을 도모함으로써 군도 중 가장 큰 섬인 북부 지역의 루존(Luzon) 섬에 있는 마닐라를 새로운 수도로 개척하게 되었다. 그러나 현재 수도로 불리는 마닐라는 스페인 식민지로 건설된 중세풍의 도시를 일컫는 것이 아니고, 인근 12개의 시와 5개의 자치구를 합쳐 만든 인구 1000만이 넘는 거대도시 ‘메트로 마닐라’를 지칭한다.

이 메트로 마닐라는 한편으로는 중세도시의 고풍스러움을 간직한 면이 있는 반면, 현대적 도시의 높은 스카이라인을 가진 도시이기도 하다. 메트로 마닐라를 구성하고 있는 각 도시들마다 자체적인 지방행정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어 각각의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발전해 나가고 있다. 물론 수도 마닐라의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정부기구(Metro Manila Development Authority : MMDA)가 있어 도시들 간의 혹은 도시 전체의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 상원의원회관을 개조한 국립박물관

마닐라 해변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천혜의 항만 조건으로 스페인이 진출하기 이전에 이미 인근 지역들과의 거래가 활발히 진행되던 무역의 중심지이기도 하였다. 스페인의 수도 건설로 중세풍의 성곽 도시가 만들어졌고, 식민정책과 더불어 전파된 가톨릭교의 유산으로 고풍스러운 성당들이 아직도 남아 있다. 인트라무로스(Intramuros)라고 불리는 스페인 식민지 당시 건설된 성곽으로 둘러싸인 도시는 지금도 그 원형이 잘 보전되어 있다. 특히 방문객들의 눈길을 끄는 장소는 사형수들을 가두었다는 감옥이다. 이 감옥은 바다에 접해 있어서 만조 시에 바닷물이 감방 전체가 잠기도록 설계되어 죄수들의 형을 집행하는 장소로 이용하였다는 이야기이다. 잔혹한 식민지 경험을 간직하고 있는 한국인들에게는 단순히 지나칠 수 없는 역사적 공감을 느끼는 장소이기도 하다.

옛 마닐라 시의 중세풍 건물들은 산티에고 항(Fort Santiago), 어거스틴 교회(San Agustin Church), 마닐라 대성당(Manila Cathedral) 등에서 볼 수 있고,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 차이나타운은 스페인이 진출하기 이전에 이미 이곳의 무역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중국인들의 면모를 볼 수 있다. 이들의 집단 거주지와 그 조상들의 역사를 말해 주는 중국인 공동묘지는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옛 마닐라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는 과거 상원의원회관을 개조하여 만든 필리핀 국립박물관으로서 인트라무로스 근처에 위치한다. 마닐라 중세도시의 모습들과 당시의 생활상을 묘사하는 각종 물건들과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해상무역이 활발하던 당시 침몰되었던 무역선이 마닐라 만에서 발굴되어 사진과 함께 유물들이 원형 그대로 보전되어 있다. 테마별로 꾸며진 전시관들은 마닐라뿐만 아니라 필리핀의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역사와 문화를 시대별로 그리고 지역별로 살펴볼 수 있는 장소이다.

필리핀 현대 문화의 산실로는 역시 필리핀문화센터(Cultural Center of the Philippines)를 꼽을 수 있다. 마르코스 독재 정권 당시 영부인이었던 이멜다(Imelda Marcos) 여사의 주도로 건립된 이 문화 공간은 각종 문화와 예술의 공연과 전시의 중심이 되고 있다.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마닐라 시민들의 문화활동은 다양한 모습으로 표출된다. 필리핀 행정 단위 중 최소 단위인 바랑가이(Barangay)는 지역 공동체로서, 각 바랑가이별로 그들 고유의 ‘바랑가이 피에스타(Fiesta)’라는 축제를 개최한다. 이 기간 동안에 각종 행사들이 선보이는데 전통적인 의상을 입고 거리 퍼레이드를 펼치는가 하면, 미인대회나 댄스파티를 여는 등 다양한 행사들을 기획하여 즐긴다.

 

▶ 아키노 전 상원의원 동상.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의 남편으로 독재정권에 의해 암살당했으며,      1983년 그의 죽음 필리핀은 물론 아시아 전체의 민주주의 물결의 시발점이 되었다(왼쪽).
     필리핀은 어디서나 무장한 경비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 필름 페스티벌…필리핀 영화만 상영

마닐라 시내에서 가장 유명한 종교·문화행사로는 예수의 부활 주간을 즈음하여 퀴아포(Quapo)에 있는 성당을 출발하여 거리 행진을 하는 블랙 나자로(Black Nazaro) 행렬을 들 수 있다. 검은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있는 모습의 이 성체(聖體)는 기적을 일으키는 힘이 있다고 믿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게 만든다.

문화활동 이외에도 시당국 차원에서 문화예술을 증진하기 위한 행사도 있다. 그 대표적인 것으로는 필리핀의 영화예술 증진을 위해 시작된 ‘마닐라 필름 페스티벌’. 시민들이 가장 많이 극장을 찾는 시기인 12월 25일부터 말일까지를 페스티벌 기간으로 정하여 마닐라 시내의 모든 극장에서 오직 필리핀 국내 영화만 상영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에는 각종 시상식과 더불어 영화를 주제로 한 무대와 배우들의 카퍼레이드 등 축제 분위기를 연출한다.

마닐라 시민뿐만 아니라 필리핀 사람들 대부분은 아시아에서도 손꼽히는 예술적인 감각과 재능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예술적인 감각은 주변 국가들에 가수나 댄서 등 예술인들을 공급하는 차원에서 넘어서, 길모퉁이의 노래방이나 동내의 파티 장소에서 자연스럽게 노래와 춤을 즐기는 흥겨운 모습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마닐라는 아시아 국가들의 독립과 민주주의에 봉화를 올렸던 의미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스페인 식민 시대 말기인 1898년,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식민 정부에 맞서 무장 독립 투쟁을 선포하고 독립 정부를 수립하였다. 필리핀 민족주의의 상징이자 필리핀 독립운동에 많은 영향을 주었던 호세 리잘(Jose Rizal)이 스페인 군에 의해 처형을 당한 그 역사적 장소에 리잘의 동상이 세워져 있으며 그 주위는 리잘 공원(Rizal Park)으로 조성하여 시민들에게 역사 인식의 함양과 함께 휴식의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또한 1986년 아시아에서 민주주의의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며 마르코스 독재 정권을 물리쳤던 황색의 민주화 물결이 넘치던 그 역사적 장소에는 아직도 에드사의 성모상(EDSA Shrine)이 묵묵히 서 있다. 에드사(Epifanio de los Santos Avenue)는 메트로 마닐라를 가로지르는 중심 도로로서 성모상이 있는 곳은 필리핀에 정치적 격동이 있을 때마다 시민들이 모여 단합된 힘을 표출하는 정치적 장소로 유명하다. 2001년 현직에 있던 에스트라다(Joseph E. Estrada) 대통령이 물러날 당시에도 이곳에 수백만의 군중들이 모여 시위를 하기도 했다.

메트로 마닐라의 전 지역과 인구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퀘손(Quezon) 시는 북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행정도시이면서 교육도시로 유명하다. 이곳은 메트로 마닐라로 수도의 영역이 확장되기 이전에 잠시 필리핀 수도의 역할을 담당하기도 하였다. 이곳에는 대부분의 정부기관들과 언론사들이 모여 있으며, 필리핀 국립대학(University of the Philippines)과 여러 명문 사립대학들이 모여 있기도 하다.
 
필리핀의 영화예술 증진을 위해 시작된 ‘마닐라 필름 페스티벌’. 12월 25일부터 말일까지를 페스티벌 기간으로 정하여 마닐라 시내 모든 극장에서 오직 필리핀 영화만 상영할 수 있도록 제한한다. 이 기간 동안에는 각종 시상식과 더불어 영화를 주제로 한 무대와 배우들의 카퍼레이드 등 축제 분위기를 연출한다. 필리핀 사람들의 예술적 감각은 길모퉁이의 노래방이나 동내의 파티 장소에서 자연스럽게 노래와 춤을 즐기는 흥겨운 모습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 마닐라는 풍요와 빈곤이 함께 존재하는 도시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  현대식 도시도 자연과 완벽한 조화

메트로 마닐라의 가장 현대적인 모습은 국제공항에서 약 20분 거리에 있는 마카티(Makati) 시를 꼽을 수 있다. 거대한 현대식 빌딩들은 물론이거니와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쇼핑몰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그들 중에는 세계의 최고급 명품 브랜드들을 한곳에 모아 놓은 파워 플랜트나(Power Plant)나 루스딴(Rustan) 같은 곳도 있고, 최근에 조성된 그린벨트(Green Belt) 쇼핑몰은 현대식 도시의 중간에 위치하면서도 자연과의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어 쇼핑은 물론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곳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아름다운 쇼핑 명소에 들 정도로 잘 꾸며져 있다.

마닐라는 이처럼 화려한 면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도시의 아름다움과 화려함을 유지하기 위해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도시 주변에 빈민촌을 이루며 살고 있다.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농촌의 많은 인구들이 수도 마닐라로 집중됨에 따라  실업자와 도시 빈민의 문제는 마닐라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마닐라는 전통과 현대 그리고 풍요와 빈곤이 함께 존재하는 도시로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수도 마닐라의 시민들은 하나의 공통된 특성으로 표현하기 힘들다. 그러나 대체로 남방 계열의 인종들에게서 나타나는 특질인 온순함과 친절함 그리고 느긋함은 누구에게서나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측면은 다혈질의 극단적인 성격을 들 수 있다. 일부의 외국 방문객들이 표면적으로 보이는 시민들의 유순함을 오해하여, 과도한 우월감이나 방만한 태도로 대함으로써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맞은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마닐라의 밤은 시원한 산미겔 맥주와 더불어 열대 도시의 정렬과 낭만을 즐길 수 있는 많은 장소들로 인도한다. 시내의 야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안티폴로(Antipolo)의 카페, 이스트우드(Eastwood)의 야외공연장과 카페 촌은 마닐라에서 열대 도시의 이색적인 밤의 추억을 남기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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