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홍콩 M+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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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ngelica 댓글 0건 조회 2,180회 작성일 14-02-1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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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승미(홍콩거주 문화평론가)
| 서구룡문화지구(西九龍文娛藝術區ㆍWest Kowloon Cultural District)
서구룡문화지구는 홍콩 정부가 14년째 추진 중인 프로젝트이다. 계획부지는 구룡(九龍) 지역의 서쪽, 바닷가에 인접한 삼각형 모양의 땅인데, 도심에 위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은 빈 땅으로 현재는 공원으로 쓰이고 있다. 이 23만 평방미터의 대규모 부지를 문화예술 특별지구로 지정해 다양한 전시·공연·교육 공간과 함께 공공녹지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계획이다.
홍콩은 쇼핑과 관광을 즐기기에는 훌륭한 도시이지만, 대중들이 쉽게 접근해 문화적, 예술적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그리 많지 않다. 1996년에 홍콩관광청이 외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홍콩에 머무르며 가장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바로 이 ‘문화적인 경험’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중국으로의 반환이 이루어진 직후인1998년, 홍콩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함께 도시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던 당시에 텅치화(董建華) 정부는 홍콩이 문화와 예술의 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이 서구룡문화지구 프로젝트를 처음 제시했다. 하지만 정부가 한 부동산 재벌회사를 이 프로젝트의 파트너로 지정해 일을 진행하려고 하다가 시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그러다가 2006년, 도날드 창(董建華) 전 정부에서 이 프로젝트를 다시 거론하기 시작해 2010년, 국제 설계 공모전을 거쳐 더욱 선명한 그림이 되었고, 올해 3월 렁춘잉(梁振英) 행정 장관의 취임과 함께 이 서구룡문화지구 계획은 더욱 구체화되었다. 국제 설계 공모에서 최종 선택된 Foster + Partners의 마스터 플랜을 기반으로 2015년까지 첫 번째 단계의 인프라 시설 공사를 마치고, 2017년까지는 주요 건물들을 완성시킬 예정이다. 그동안 간접선거 방식으로 행정수반을 선출해 왔던 홍콩은 이번 렁춘잉 행정 장관의 약속으로 2017년부터 시민들의 직접선거가 거의 확실시 되고 있는데, 이 프로젝트는 유권자들이 기존 정부를 평가할 핵심적인 사항이기에, 프로젝트의 현실화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 M+미술관(視覺文化博物館ㆍThe Museum of Visual Culture)
서구룡문화지구의 여러 시설들 중에서 M+미술관은 벌써부터 가장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홍콩, 중국 및 아시아의 현대미술을 중점적으로 전시할 이 미술관은 총 6만 평방미터로 뉴욕 현대미술관(MoMA)과 비슷한 규모이며, 미술관 설계는 올해 안에 현상공모를 통해 선발해 오는 2017년에 건물을 완공할 예정이다.
런던 테이트모던의 디렉터 출신인 Lars Nittve가 이 M+미술관의 디렉터로 임명되어 벌써 소규모 전시와 워크숍 등의 활동이 시작되었다. 2009년 우리나라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협력 큐레이터였던 Eric Chan이 최근 이 미술관의 디자인·건축 전시의 대표 큐레이터로 지명되기도 했다. Nittve는 <Bloomberg>와의 인터뷰에서 “홍콩은 주민들과 방문자 모두에게 대도시로서 많은 것들을 충족시키지만, 문화적인 측면에서는 부족함이 있다”며 M+가 앞으로 홍콩의 이러한 문화예술에 대한 갈증을 충족시켜줄 것이라고 했다. 빌바오의 구겐하임과 파리의 퐁피두를 롤모델로 홍콩을 문화의 도시로 재탄생시킬, 상징적이면서도 강력한 문화예술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M+의 목표라고 한다.
물론, 중국 본토에서도 미술관 짓기가 열풍처럼 일어나고 있기는 하다. 올해 10월 오픈 예정인 상하이현대미술관, 2015년 완공 예정인 베이징국립미술관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들어 급성장한 중국의 현대미술이 그 규모와 영향력에 비해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워낙 부족했기 때문에 그 필요성이 부각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현대미술 작품들 중에는 중국 정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작품들도 많기 때문에, 이러한 심의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편인 홍콩은 큰 장점을 가진다.
| 외국인 수집가의 후한 기부, 그리고 이를 둘러싼 논란
지난 6월, 스위스의 사업가이자 전 주중 대사인 Uli Sigg가 1,463점의 중국 현대미술품을 이 홍콩 M+미술관에 기증하여 큰 화제를 모았다. 90년대부터 모아온 그의 컬렉션은 아이웨이웨이(艾未未), 장샤오강(张晓刚), 딩이(丁乙), 팡리준(方力钧), 겅지안이(耿建翌)이 등 약 350명의 주요 중국 현대작가들의 것으로, 이번 기증 작품들은 무려 13억 홍콩달러(한화 1천 9백억 원 상당)의 가치를 가진다고 한다. M+미술관 측은 이 작품들을 기증받는 동시에, Sigg가 소유한 다른 작품들 중에서 47점을 2,270만 달러(한화 2,570억 상당)에 구입하기로 했다고 한다. 다른 컬렉터들과 다르게, Sigg의 컬렉션은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된 작품들보다는 지난 30년 간의 중국 현대미술의 역사 전체를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종류가 다양하고 그 양도 방대하다.
그러나 6월 25일자 <동팡자오바오(东方早报)>에서 중국의 미술평론가 주치(朱其)는 Sigg가 기증한 작품들은 실제로는 알려진 만큼의 가치가 없는 것들이며, 기증의 진짜 목적은 그가 소유한 다른 작품들을 높은 가격에 파는 것으로, 기증한 작품들에 대해 ‘창고에서 쓸모없는 물건들을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그동안 Sigg는 미디어를 통해, 본인은 중국의 현대미술 작품을 이용해 돈을 벌려는 게 아니라, 역사적으로 중요한 중국 현대미술품들을 수집하고 보존해, 훗날에는 모두 중국 땅에 다시 기증할 것이라고 여러차례 말해 왔었다. 그러나 이 평론가는, 최근 Sigg가 수집품 중 역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가지는 첸얀닝(陈衍宁)의 1972년작 <마오쩌둥의 광동 시골지역 방문(毛主席視察廣東農村)>을 팔기 위해 두 곳의 경매소에 문의한 증거를 포착했다고 주장하며, 이 ‘파란 눈의 금발머리 외국인’의 진짜 목적은 결국 중국 작품을 팔아 돈을 버는 것이라고 했다. 게다가 Sigg가 만일 순수한 의도만으로 기증을 했다면, 5년 후에나 완공될 미술관에 벌써부터 서둘러 작품을 기증할 이유가 없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이 기사가 나오고 약 한 달 후, Uli Sigg는 중국 경제 전문 인터넷매체 경제관찰망(经济观察网)과의 인터뷰를 통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무엇보다 먼저, 자신이 기증한 1,463개의 작품 목록을 공개한 적이 없어 극히 제한된 몇 명만이 알고 있을 뿐인데, 그 평론가가 이 모든 작품이 ‘쓸모없는 물건들’이라고 말할 근거가 있을 리가 없다고 말했다. 첸얀닝의 작품을 판매하려고 했다는 주장에 관해서는 사실무근인데다가, 해당 작품은 중국의 문화대혁명 시기에 그려진 것으로, 중국의 현대미술의 범주에 들어가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그 작품은 언젠가 중국 본토에 기증할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홍콩 M+미술관 기증 작품 목록에서 제외되었다고 했다. 기증 시기에 관한 의혹에 관해서는, 미술관에 어떤 작품이 전시될 지를 미리 알면 거기에 더욱 알맞은 전시공간을 만들 수 있고, 이렇게 미술관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을 생각하면 5년이라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여전히 그의 기증을 두고 의심을 가지고 경계하는 중국인들이 많다. 외국인 한 명이 중국 현대미술의 작품성과 수집의 중요성을 먼저 깨닫고 방대한 수집을 했다는 것에 대해, ‘중국 미술에 대한 순수한 애정’ 말고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의심을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게다가, 그렇게 모은 소중한 작품들을 중국 본토가 아닌 홍콩에 기증했다는 것도 못마땅해 하는 분위기이다. Uli Sigg도 인터뷰를 통해 “기증 작품들은 현재 중국 본토에 전시되기에는 반체제 성향의 작품들이 많기 때문에 홍콩으로 보내게 된 것”이라며, “훗날 다른 수집품들도 때가 되면 중국 본토에도 기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Sigg의 이번 컬렉션 기증은 실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홍콩의 서구룡문화지구 프로젝트 자체가 14년을 끌어온 만큼, M+미술관도 “진짜 지어지는 것이 맞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대중들에게 이 프로젝트가 현실화에 바짝 다가섰음을 확실히 인지시켜 주었다. 또한, 이로 인해 신뢰를 얻어 M+미술관 건립을 위해 다른 수집가들로부터 기증이나 기금 모금이 훨씬 쉬워졌다고 한다. 미술관의 공간이 아무리 훌륭해도, 결국은 그 안에 어떤 내용물이 채워지느냐가 가장 중요한데, 정부에서 지원하는 예산만으로 무섭게 치솟아버린 중국의 미술작품들을 구매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기증과 기금 모금은 미술관 건립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이렇게 새 정부의 추진과 Sigg의 기증으로 더욱 자신감을 얻은 M+미술관은, 그 ‘위대한 탄생’을 향해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서구룡문화지구를 오랫동안 계획하고 기다려 온 만큼, 이 대규모 프로젝트가 정말 홍콩을 ‘문화예술의 도시’로 이끌어 줄 지 천천히 지켜볼 일이다.
서구룡문화지구는 홍콩 정부가 14년째 추진 중인 프로젝트이다. 계획부지는 구룡(九龍) 지역의 서쪽, 바닷가에 인접한 삼각형 모양의 땅인데, 도심에 위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은 빈 땅으로 현재는 공원으로 쓰이고 있다. 이 23만 평방미터의 대규모 부지를 문화예술 특별지구로 지정해 다양한 전시·공연·교육 공간과 함께 공공녹지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계획이다.
홍콩은 쇼핑과 관광을 즐기기에는 훌륭한 도시이지만, 대중들이 쉽게 접근해 문화적, 예술적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그리 많지 않다. 1996년에 홍콩관광청이 외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홍콩에 머무르며 가장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바로 이 ‘문화적인 경험’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중국으로의 반환이 이루어진 직후인1998년, 홍콩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함께 도시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던 당시에 텅치화(董建華) 정부는 홍콩이 문화와 예술의 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이 서구룡문화지구 프로젝트를 처음 제시했다. 하지만 정부가 한 부동산 재벌회사를 이 프로젝트의 파트너로 지정해 일을 진행하려고 하다가 시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그러다가 2006년, 도날드 창(董建華) 전 정부에서 이 프로젝트를 다시 거론하기 시작해 2010년, 국제 설계 공모전을 거쳐 더욱 선명한 그림이 되었고, 올해 3월 렁춘잉(梁振英) 행정 장관의 취임과 함께 이 서구룡문화지구 계획은 더욱 구체화되었다. 국제 설계 공모에서 최종 선택된 Foster + Partners의 마스터 플랜을 기반으로 2015년까지 첫 번째 단계의 인프라 시설 공사를 마치고, 2017년까지는 주요 건물들을 완성시킬 예정이다. 그동안 간접선거 방식으로 행정수반을 선출해 왔던 홍콩은 이번 렁춘잉 행정 장관의 약속으로 2017년부터 시민들의 직접선거가 거의 확실시 되고 있는데, 이 프로젝트는 유권자들이 기존 정부를 평가할 핵심적인 사항이기에, 프로젝트의 현실화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 M+미술관(視覺文化博物館ㆍThe Museum of Visual Culture)
서구룡문화지구의 여러 시설들 중에서 M+미술관은 벌써부터 가장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홍콩, 중국 및 아시아의 현대미술을 중점적으로 전시할 이 미술관은 총 6만 평방미터로 뉴욕 현대미술관(MoMA)과 비슷한 규모이며, 미술관 설계는 올해 안에 현상공모를 통해 선발해 오는 2017년에 건물을 완공할 예정이다.
런던 테이트모던의 디렉터 출신인 Lars Nittve가 이 M+미술관의 디렉터로 임명되어 벌써 소규모 전시와 워크숍 등의 활동이 시작되었다. 2009년 우리나라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협력 큐레이터였던 Eric Chan이 최근 이 미술관의 디자인·건축 전시의 대표 큐레이터로 지명되기도 했다. Nittve는 <Bloomberg>와의 인터뷰에서 “홍콩은 주민들과 방문자 모두에게 대도시로서 많은 것들을 충족시키지만, 문화적인 측면에서는 부족함이 있다”며 M+가 앞으로 홍콩의 이러한 문화예술에 대한 갈증을 충족시켜줄 것이라고 했다. 빌바오의 구겐하임과 파리의 퐁피두를 롤모델로 홍콩을 문화의 도시로 재탄생시킬, 상징적이면서도 강력한 문화예술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M+의 목표라고 한다.
물론, 중국 본토에서도 미술관 짓기가 열풍처럼 일어나고 있기는 하다. 올해 10월 오픈 예정인 상하이현대미술관, 2015년 완공 예정인 베이징국립미술관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들어 급성장한 중국의 현대미술이 그 규모와 영향력에 비해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워낙 부족했기 때문에 그 필요성이 부각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현대미술 작품들 중에는 중국 정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작품들도 많기 때문에, 이러한 심의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편인 홍콩은 큰 장점을 가진다.
| 외국인 수집가의 후한 기부, 그리고 이를 둘러싼 논란
지난 6월, 스위스의 사업가이자 전 주중 대사인 Uli Sigg가 1,463점의 중국 현대미술품을 이 홍콩 M+미술관에 기증하여 큰 화제를 모았다. 90년대부터 모아온 그의 컬렉션은 아이웨이웨이(艾未未), 장샤오강(张晓刚), 딩이(丁乙), 팡리준(方力钧), 겅지안이(耿建翌)이 등 약 350명의 주요 중국 현대작가들의 것으로, 이번 기증 작품들은 무려 13억 홍콩달러(한화 1천 9백억 원 상당)의 가치를 가진다고 한다. M+미술관 측은 이 작품들을 기증받는 동시에, Sigg가 소유한 다른 작품들 중에서 47점을 2,270만 달러(한화 2,570억 상당)에 구입하기로 했다고 한다. 다른 컬렉터들과 다르게, Sigg의 컬렉션은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된 작품들보다는 지난 30년 간의 중국 현대미술의 역사 전체를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종류가 다양하고 그 양도 방대하다.그러나 6월 25일자 <동팡자오바오(东方早报)>에서 중국의 미술평론가 주치(朱其)는 Sigg가 기증한 작품들은 실제로는 알려진 만큼의 가치가 없는 것들이며, 기증의 진짜 목적은 그가 소유한 다른 작품들을 높은 가격에 파는 것으로, 기증한 작품들에 대해 ‘창고에서 쓸모없는 물건들을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그동안 Sigg는 미디어를 통해, 본인은 중국의 현대미술 작품을 이용해 돈을 벌려는 게 아니라, 역사적으로 중요한 중국 현대미술품들을 수집하고 보존해, 훗날에는 모두 중국 땅에 다시 기증할 것이라고 여러차례 말해 왔었다. 그러나 이 평론가는, 최근 Sigg가 수집품 중 역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가지는 첸얀닝(陈衍宁)의 1972년작 <마오쩌둥의 광동 시골지역 방문(毛主席視察廣東農村)>을 팔기 위해 두 곳의 경매소에 문의한 증거를 포착했다고 주장하며, 이 ‘파란 눈의 금발머리 외국인’의 진짜 목적은 결국 중국 작품을 팔아 돈을 버는 것이라고 했다. 게다가 Sigg가 만일 순수한 의도만으로 기증을 했다면, 5년 후에나 완공될 미술관에 벌써부터 서둘러 작품을 기증할 이유가 없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이 기사가 나오고 약 한 달 후, Uli Sigg는 중국 경제 전문 인터넷매체 경제관찰망(经济观察网)과의 인터뷰를 통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무엇보다 먼저, 자신이 기증한 1,463개의 작품 목록을 공개한 적이 없어 극히 제한된 몇 명만이 알고 있을 뿐인데, 그 평론가가 이 모든 작품이 ‘쓸모없는 물건들’이라고 말할 근거가 있을 리가 없다고 말했다. 첸얀닝의 작품을 판매하려고 했다는 주장에 관해서는 사실무근인데다가, 해당 작품은 중국의 문화대혁명 시기에 그려진 것으로, 중국의 현대미술의 범주에 들어가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그 작품은 언젠가 중국 본토에 기증할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홍콩 M+미술관 기증 작품 목록에서 제외되었다고 했다. 기증 시기에 관한 의혹에 관해서는, 미술관에 어떤 작품이 전시될 지를 미리 알면 거기에 더욱 알맞은 전시공간을 만들 수 있고, 이렇게 미술관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을 생각하면 5년이라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여전히 그의 기증을 두고 의심을 가지고 경계하는 중국인들이 많다. 외국인 한 명이 중국 현대미술의 작품성과 수집의 중요성을 먼저 깨닫고 방대한 수집을 했다는 것에 대해, ‘중국 미술에 대한 순수한 애정’ 말고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의심을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게다가, 그렇게 모은 소중한 작품들을 중국 본토가 아닌 홍콩에 기증했다는 것도 못마땅해 하는 분위기이다. Uli Sigg도 인터뷰를 통해 “기증 작품들은 현재 중국 본토에 전시되기에는 반체제 성향의 작품들이 많기 때문에 홍콩으로 보내게 된 것”이라며, “훗날 다른 수집품들도 때가 되면 중국 본토에도 기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Sigg의 이번 컬렉션 기증은 실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홍콩의 서구룡문화지구 프로젝트 자체가 14년을 끌어온 만큼, M+미술관도 “진짜 지어지는 것이 맞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대중들에게 이 프로젝트가 현실화에 바짝 다가섰음을 확실히 인지시켜 주었다. 또한, 이로 인해 신뢰를 얻어 M+미술관 건립을 위해 다른 수집가들로부터 기증이나 기금 모금이 훨씬 쉬워졌다고 한다. 미술관의 공간이 아무리 훌륭해도, 결국은 그 안에 어떤 내용물이 채워지느냐가 가장 중요한데, 정부에서 지원하는 예산만으로 무섭게 치솟아버린 중국의 미술작품들을 구매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기증과 기금 모금은 미술관 건립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이렇게 새 정부의 추진과 Sigg의 기증으로 더욱 자신감을 얻은 M+미술관은, 그 ‘위대한 탄생’을 향해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서구룡문화지구를 오랫동안 계획하고 기다려 온 만큼, 이 대규모 프로젝트가 정말 홍콩을 ‘문화예술의 도시’로 이끌어 줄 지 천천히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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