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 미국 유타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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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ngelica 댓글 0건 조회 2,346회 작성일 12-02-23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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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깊은 인연이 있는 나라로서 미국을 소개하고자 할 때, 과연 어디를 중심으로 삼아야 할 것인지는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여러 생각 끝에 솔트레이크 시를 수도로 하는 유타 주를 다루기로 한다. 어떤 면에서는 미국의 다른 지역과는 자연환경에서나 문화적인 배경이 너무나도 특이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바로 그와 같이 어쩌면 이질적이라 할 부분을 자신의 구성요소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적인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만년설과 소금호수
2005년 4월 1일부터 근 한 달간 미국 내 7개 도시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마지막 강연을 마친 버클리에 인접한 샌프란시스코에서 비행기로 솔트레이크 시에 접근했을 때, 창문 밖으로 내려다보이는 광경이 우선 전혀 색다르다. 샌프란시스코 일대는 한참 봄철이었는데, 여기에서 내려다보이는 로키산맥의 봉우리들은 만년설을 뒤덮어쓰고 있는가 하면, 길이가 128킬로미터, 너비가 80킬로미터나 된다는 호숫가에도 얼음들이 뒤덮여 있다. 그러나 그것은 실상 얼음이 아니라, 바닷물의 4∼7배나 되는 염도 27%를 지녀 어류가 살지 못하는 소금호수이기 때문에 생겨난 현상이다.
공항을 출발하여 15분쯤 걸려 시내로 들어서니 토요일이라 그런지 교통도 별로 혼잡하지 않은 데다 공기도 맑아 아주 쾌적한 기분이 들었다. 2000년 기준으로 유타 주 전체 인구가 2백 2십만명에, 솔트레이크 시 인구는 16만 8천명이라서 1,200만명이 넘는 인구를 자랑하는 서울 시민으로서는 마치 산골마을에 왔다는 기분마저 든다. 건물들도 나지막한데, 몰몬 사원 경지가 백색으로 빛나 더욱 조용하고 깨끗한 느낌이 든다. 학교와 공중위생시설에서 전국 제1위이고, 고등학교 취학률도 90%에 달한다고 한다. 대학도 국공립과 사립을 합해 모두 17개나 있다. 유타 주가 미국에서 가장 젊은 주로 손꼽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이는데, 평균연령이 불과 27.1세로서, 미국 전체 평균연령인 35.3세에 비해 무려 8.2세나 젊다. 출산율이 높은 것도 이와 상관이 있을 법하다. 공항에서부터 같이 여행하는 3대 가족이 많이 눈에 뜨이는데, 아이들이 보통 네 명 정도 된다. 이런 특징들을 이해하는 데에는 아무래도 이 주를 세우고 지켜나가는 원동력이라 할 몰몬교(현재로는 ‘말일성도예수그리스도교회’라는 호칭을 선호한다)에 대한 이야기를 참조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공항을 출발하여 15분쯤 걸려 시내로 들어서니 토요일이라 그런지 교통도 별로 혼잡하지 않은 데다 공기도 맑아 아주 쾌적한 기분이 들었다. 2000년 기준으로 유타 주 전체 인구가 2백 2십만명에, 솔트레이크 시 인구는 16만 8천명이라서 1,200만명이 넘는 인구를 자랑하는 서울 시민으로서는 마치 산골마을에 왔다는 기분마저 든다. 건물들도 나지막한데, 몰몬 사원 경지가 백색으로 빛나 더욱 조용하고 깨끗한 느낌이 든다. 학교와 공중위생시설에서 전국 제1위이고, 고등학교 취학률도 90%에 달한다고 한다. 대학도 국공립과 사립을 합해 모두 17개나 있다. 유타 주가 미국에서 가장 젊은 주로 손꼽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이는데, 평균연령이 불과 27.1세로서, 미국 전체 평균연령인 35.3세에 비해 무려 8.2세나 젊다. 출산율이 높은 것도 이와 상관이 있을 법하다. 공항에서부터 같이 여행하는 3대 가족이 많이 눈에 뜨이는데, 아이들이 보통 네 명 정도 된다. 이런 특징들을 이해하는 데에는 아무래도 이 주를 세우고 지켜나가는 원동력이라 할 몰몬교(현재로는 ‘말일성도예수그리스도교회’라는 호칭을 선호한다)에 대한 이야기를 참조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몰몬교 이야기
유타 주의 별명은 벌집(Beehive)인데, 이는 사실상 몰몬교가 내세우는 사회적 협력의 상징인 벌집에서 유래된 것이다. 이 별명은 상징새인 캘리포니아 갈매기와 쌍을 이룬다. 바다 갈매기가 상징새가 된 것은 1848년 봄의 일이다. 당시개척자들이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고 솔트레이크 계곡의 비옥한 땅에 곡식을 심었는데, 5, 6월이 되자 난데없이 메뚜기떼들이 몰려와 2주 동안 땅을 뒤덮었다 한다. 남녀노소가 힘을 합해 아무리 애를 써도 아무런 효험이 없어 절망 상태에 빠져 간절히 기도하자, 갈매기들이 그레이트 솔트레이크로부터 날아와 메뚜기들을 퇴치하여 곡식을 살려냈다는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이 전설은 몰몬교도들이 처음 이 땅에 발을 내디뎠을 때 얼마나 곤궁했는지를 상징적으로 일러준다. 몰몬교도들이 나바조 인디언들이 살고 있던 이 지역에 도착한 것이 1847년 7월 24일이라는데, 당시 모두 해서 남자 143명, 여자 3명, 어린이 2명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대륙횡단철도가 완성된 1869년까지 이곳에 온 몰몬교도들은 거의 7천 명에 이르렀다. 그 지도자가 바로 브링검 영이다.
그에 앞서 요셉 스미스(1805∼1844)가 14세에 처음으로 성부와 성자의 환상을 보고, 그릇된 길을 걷는 기존 교회들을 떠나 새로운 교회를 건설하라는 계시를 받는다. 그후 여러 차례 모습을 나타낸 천사와 엘리야, 그리고 바울 등의 가르침을 받던 중 천사 모로니가 결정적으로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선조들이 남긴 교훈과 역사를 황금판에 기록한 몰몬경의 위치를 알려준다. 고난의 행렬임에도 뒤에 올 사람들을 위해 곡식을 심는 등, 그의 뛰어난 통솔력은 정착 후에도 계속되어 이들이 기아와 질병을 비롯한 온갖 시련을 이겨내는 원동력이 된다. 금광이 발견되면서부터 활력을 찾은 몰몬 정착주민들 덕분에 브링검 영은 정착 3년 후에 주지사로 임명되고, 20년 내에 정착민촌은 3백 명을 넘어섰다.
믿거나 말거나 이 전설은 몰몬교도들이 처음 이 땅에 발을 내디뎠을 때 얼마나 곤궁했는지를 상징적으로 일러준다. 몰몬교도들이 나바조 인디언들이 살고 있던 이 지역에 도착한 것이 1847년 7월 24일이라는데, 당시 모두 해서 남자 143명, 여자 3명, 어린이 2명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대륙횡단철도가 완성된 1869년까지 이곳에 온 몰몬교도들은 거의 7천 명에 이르렀다. 그 지도자가 바로 브링검 영이다.
그에 앞서 요셉 스미스(1805∼1844)가 14세에 처음으로 성부와 성자의 환상을 보고, 그릇된 길을 걷는 기존 교회들을 떠나 새로운 교회를 건설하라는 계시를 받는다. 그후 여러 차례 모습을 나타낸 천사와 엘리야, 그리고 바울 등의 가르침을 받던 중 천사 모로니가 결정적으로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선조들이 남긴 교훈과 역사를 황금판에 기록한 몰몬경의 위치를 알려준다. 고난의 행렬임에도 뒤에 올 사람들을 위해 곡식을 심는 등, 그의 뛰어난 통솔력은 정착 후에도 계속되어 이들이 기아와 질병을 비롯한 온갖 시련을 이겨내는 원동력이 된다. 금광이 발견되면서부터 활력을 찾은 몰몬 정착주민들 덕분에 브링검 영은 정착 3년 후에 주지사로 임명되고, 20년 내에 정착민촌은 3백 명을 넘어섰다.
유타 주의 성립과 생활상
그사이 “산에 사는 사람”이라는 뜻을 지닌 원주민 유테(Ute)족의 이름을 따 유타 주로 명명된 이 지역을 장악한 영은 1852년에 교회가 이제는 세상을 향해 몰몬 지도자들이 나우부 이래로 비밀스럽게 지켜온 자신들의 교리를 드러내도 좋을 정도로 안정되었다고 생각하여 요셉 스미스에 의한 신으로부터의 계시라고 주장되어온 “영속적인 새 결혼계약”을 공표했다. 그것은 구약의 족장들처럼 의인들에게 다처를 명령하는 것이었다. 영 자신은 40명이 넘는 여인과 결혼했는데, 그중 일부는 이혼의 길을 택하였다.
청교도 원리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일부다처제에 대한 몰몬교 쪽의 변명은 첫째로, 그것이 일종의 신앙을 가늠하는 일시적인 척도였다는 것과, 둘째로, 다른 생계수단이 없는 여인들을 위한 자선의 일종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 문제에 관한 한, 몰몬교인들은 구식을 자랑한다. 예컨대 혼외동거율이 8%로서, 이는 개신교도들(20∼24%), 천주교인들(23%), 비종교적 미국인들(45%)에 비하면 아주 낮은 비율이다. 간통은 살인에 버금가는 끔찍한 죄에 속하고, 자위나 페팅도 금기시된다. 동성애는 물론 금지되며, 강간 등의 경우나 모성의 건강에 결정적으로 해가 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임신중절 역시 허락되지 않는다. 미혼모가 낳은 아이는 몰몬교회의 사회봉사기관을 통해 몰몬 가정에 위탁된다.
이들의 금욕적인 태도는 약물은 물론 커피, 차, 알코올, 그리고 담배를 절대 금물로 여기게 한다. 그 덕분인지 몰몬교도가 이 75%인 유타 주의 암 발생율이 전국 최하위이고, 평균수명도 더 길다.
잠시 곁길로 들어섰으나, 여러 가지 우여곡절 끝에 유타 주는 1896년에 미국의 45번째 주가 되었다. 그러나 초기의 어려웠던 사정을 반영이나 하듯이, 유타는 무기에 관한 한 가장 관대한 법률을 가지고 있다. 220만 명의 인구 중 4만여 명이 무기를 가지고 있을 정도이다. 2002년 동계올림픽경기 기간 동안 경기장 입구에 총기보관소가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회 관계자들은 참가자들 중 무기 소지자들에게 총기를 집에 두고 올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것이 인디언의 지혜를 담았다고 하는 경전을 신앙의 4대 표준 중 하나로 삼으면서도 유타 주 인구 중 인디언은 3만 명에 불과하고, 89%가 백인이라는 사실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다. 이 지역은 원래 멕시코 땅이었는데, 멕시코와 텍사스 지역 분쟁으로 일어난 전쟁에서 미국이 승리함으로써 1848년에 미국 땅이 되었다는 역사도 지니고 있다. 최근에는 히스패닉계도 9%에 해당하는 21만 명 정도를 헤아리고, 한국계를 비롯한 아시안-아메리카인도 4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전반적인 분위기는 백인 중심주의라는 인상이 강하다. 그러한 인상은 백색의 몰몬 사원 때문인지도 모른다.
청교도 원리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일부다처제에 대한 몰몬교 쪽의 변명은 첫째로, 그것이 일종의 신앙을 가늠하는 일시적인 척도였다는 것과, 둘째로, 다른 생계수단이 없는 여인들을 위한 자선의 일종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 문제에 관한 한, 몰몬교인들은 구식을 자랑한다. 예컨대 혼외동거율이 8%로서, 이는 개신교도들(20∼24%), 천주교인들(23%), 비종교적 미국인들(45%)에 비하면 아주 낮은 비율이다. 간통은 살인에 버금가는 끔찍한 죄에 속하고, 자위나 페팅도 금기시된다. 동성애는 물론 금지되며, 강간 등의 경우나 모성의 건강에 결정적으로 해가 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임신중절 역시 허락되지 않는다. 미혼모가 낳은 아이는 몰몬교회의 사회봉사기관을 통해 몰몬 가정에 위탁된다.
이들의 금욕적인 태도는 약물은 물론 커피, 차, 알코올, 그리고 담배를 절대 금물로 여기게 한다. 그 덕분인지 몰몬교도가 이 75%인 유타 주의 암 발생율이 전국 최하위이고, 평균수명도 더 길다.
잠시 곁길로 들어섰으나, 여러 가지 우여곡절 끝에 유타 주는 1896년에 미국의 45번째 주가 되었다. 그러나 초기의 어려웠던 사정을 반영이나 하듯이, 유타는 무기에 관한 한 가장 관대한 법률을 가지고 있다. 220만 명의 인구 중 4만여 명이 무기를 가지고 있을 정도이다. 2002년 동계올림픽경기 기간 동안 경기장 입구에 총기보관소가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회 관계자들은 참가자들 중 무기 소지자들에게 총기를 집에 두고 올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것이 인디언의 지혜를 담았다고 하는 경전을 신앙의 4대 표준 중 하나로 삼으면서도 유타 주 인구 중 인디언은 3만 명에 불과하고, 89%가 백인이라는 사실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다. 이 지역은 원래 멕시코 땅이었는데, 멕시코와 텍사스 지역 분쟁으로 일어난 전쟁에서 미국이 승리함으로써 1848년에 미국 땅이 되었다는 역사도 지니고 있다. 최근에는 히스패닉계도 9%에 해당하는 21만 명 정도를 헤아리고, 한국계를 비롯한 아시안-아메리카인도 4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전반적인 분위기는 백인 중심주의라는 인상이 강하다. 그러한 인상은 백색의 몰몬 사원 때문인지도 모른다.
템플스퀘어
40년이 걸려 1893년에 완공된 솔트레이크 템플은 담장만도 약 3.7미터 높이로 거대한 건물을 들려 있는 지성소로서, 전세계 119개 사원(2004년 현재)의 중심이다. 하늘이 땅과 만나는 지성소로서, 최고 64미터에 달하는 6개의 첨탑이 있는 이 사원 안에서는 몰몬교인들에게만 허용된 예배와 각종 예식이 행해진다. 일반인들의 관람은 금지되어 있다. 이 사원이 있는 템플스퀘어에는 매년 5백만 명 정도의 사람들을 끌어들인다고 하는데, 그중 태버너클은 세계 최대의 파이프오르간과 오케스트라, 그리고 합창단으로 유명한데, 현재는 수리중이어서 컨퍼런스 센터에서 일요일 아침 9시 30분에 하는 정규방송 실황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1929년부터 시작되어 오늘에까지 이르는 방송의 리허설은 오전 8시 30분부터 진행되는데, 일반 청중들도 방청 가능하다.
국립공원
유타 주를 특징짓는 것은 이처럼 몰몬교회(말일성도예수그리스도교회, LDS; Latter-day Saints)만이 아니다. 미국 대륙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로키산맥 서편을 따라 도시가 남북으로 형성되어 있는 것에서도 보이듯이, 솔트레이크 시의 고도는 1,320미터에 달한다. 최고지점은 킹스 피크로 4,041미터이다. 남북한을 합해놓은 넓이(22만㎢)와 비슷한 전체 면적의 대부분이 사막과 고원으로 구성되어 있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역만도 다섯 개나 된다. 친지(정복헌· 위성숙 부부 장로)의 호의로 1박 2일의 일정으로 모압 지역을 방문할 수 있었다. 모압은 “야외”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파리아누체(Parianuche) 또는 그랜드 리버 유테족이 살던 이 일대에는 그 선조들이 남겨놓은 수 많은 암석화들이 있는데, 이 암석화들은 많은 고고학자들의 관심대상이거니와, 지금도 곳곳의 주차공간에 좌판을 벌여놓고 인디언들이 팔고 있는 각종 공예품에도 살아남아 있다. 유테, 호피, 파이우테, 추니, 멕시칸 그리고 그밖의 이름을 지닌 원주민들이 남서부 쪽에서 삶을 이어가고 있는데, 시간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그들의 거처를 방문할 수 있는 여유를 찾지 못한 것이 한편 유감이다. 그러나 웅장한 대자연은 문자 그대로 숭고미가 무엇인지를 실감나게 하는데,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 자연 속에 숨어 있는 천연자원을 노린 흔적들이 눈에 뜨이기도 한다. 관광용 도로가 잘 깔려 있어 명소들의 접근이 그지없이 편리하면서도, 야생 동·식물의 보존에 헌신하는 국립공원 관리요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일종의 모순을 느끼게도 된다.
우리가 처음 방문한 지역은 아취스 국립공원이다. 모압으로부터 북쪽으로 8킬로미터 정도의 위치에 있는데, 방문객 센터에서 기본적인 정보를 얻은 후 다시 32킬로미터 정도를 달려가면서 이미 주변 경치가 예사롭지 않음을 보게 된다. 그러나 관광의 초점은 세계 최대의 사암 아취들이다. 76,518에이커(30,965헥타르)에 달하는 이 지역 안에 2천 개가 넘는 크고 작은 아취들이 위용을 자랑한다. 가는 도중에 만난 ‘밸런스 록’이라는 바위는 문자 그대로 크고 작은 사암 덩어리들이 직선으로 위태롭게 균형을 갖추고 있어 감탄을 자아낸다. 그중 대표적인 델리컷 아취는 50분쯤 걸어야 접근할 수 있는데,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오후 늦은 시각인지라, 짧은 길을 통해 그 전모를 가장 가깝게 바라볼 수 있는 조망지역을 오르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돌아오는 길에 찾아본 스카이라인 아취는 1940년에 절반쯤 막고 있던 바위들이 마저 무너져내려 그 잔재들이 아취 아래 쌓여 있어 자연적인 풍화작용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모압에서는 작은 모텔에서 묵었는데, 떠날 때 지배인이 한국인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아버지로부터 이 모텔을 ‘사서’ 운영하는 젊은 부부가 주인이었다. 한국인의 끈질긴 생명력이 선인장 꽃보다 더 아름답게 피어있는 모습을 본 듯하다.
이튿날은 데드 호스 포인트 주립공원을 거쳐 캐니언랜즈 국립공원을 찾아보았다. 데드 호스는, 그러니까 문자 그대로 하자면 ‘죽은 말’이 되는 셈인데, 전설에 따르자면 카우보이들이 말들을 가두려고 울타리를 쳐 나가다가 한 멍청이가 말들을 잊어버리고 돌아왔다던가. 다른 카우보이들이 가보니 이미 말들은 목이 말라 죽어 있더라는 것이다. 그 정도로 척박하다는 뜻이겠는데, 그 지형이 마치 하회마을을 확대해놓은 것 같은 거대한 물동이가 붉은 모래와 바위 벌판 사이로 내려다 보인다.
황혼녘이 더 장관이라는데, 새벽녘이라 해도 장관은 장관이다. 5,250에이커(2,124헥타르)에 달하는 공원 사이로 약 610미터 정도의 계곡이 테라스를 이루며 콜로라도 강에 이르는 물줄기를 싸안고 있다. 근처에 이곳의 고고학적·지리학적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전시해놓은 박물관이 있는 줄 알면서도 오전 10시 개장을 기다리지 못해 그냥 떠나온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해도, 어차피 눈으로 확인해야 하는 광경들인지라 우리 일행의 행보는 미련 없이 캐니언랜즈로 옮겨졌다.
아직 가보지는 못했으나, 많은 사람들이 그랜드 캐니언을 말하지만, 두 분 장로님도 이곳이 초행이라는데, “그랜드 캐니언은 저리가라”고 할 정도의 장관들이란다. 오죽하면 이름에 캐니언랜즈라고 복수를 붙였을까? 너무나 광대해서 세 지역으로 나누어 각각 스카이, 니들즈, 그리고 메이츠라고 이름 짓고 있다. 하늘, 바늘들, 그리고 미로라는 의미가 그 특징들과 연관됨 직한데, 우리는 그중 스카이 구역을 찾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콜로라도 강과 그린 강이 합류하는 지점에서 457미터 위에 위치한 그랜드 뷰 포인트에서 내려다보이는 끝없이 이어지는 계곡과 계곡들. 저 멀리에는 강물을 이용하여 지하에 있는 질소를 녹여 저장한 인공호수가 유난히 푸른 색조를 자랑한다. 메사라는 이름의 아취도 우리가 본 아취 중에서 가장 웅장한데, 창문 사이로 내다보이는 경치가 그야말로 절경이다.
파리아누체(Parianuche) 또는 그랜드 리버 유테족이 살던 이 일대에는 그 선조들이 남겨놓은 수 많은 암석화들이 있는데, 이 암석화들은 많은 고고학자들의 관심대상이거니와, 지금도 곳곳의 주차공간에 좌판을 벌여놓고 인디언들이 팔고 있는 각종 공예품에도 살아남아 있다. 유테, 호피, 파이우테, 추니, 멕시칸 그리고 그밖의 이름을 지닌 원주민들이 남서부 쪽에서 삶을 이어가고 있는데, 시간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그들의 거처를 방문할 수 있는 여유를 찾지 못한 것이 한편 유감이다. 그러나 웅장한 대자연은 문자 그대로 숭고미가 무엇인지를 실감나게 하는데,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 자연 속에 숨어 있는 천연자원을 노린 흔적들이 눈에 뜨이기도 한다. 관광용 도로가 잘 깔려 있어 명소들의 접근이 그지없이 편리하면서도, 야생 동·식물의 보존에 헌신하는 국립공원 관리요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일종의 모순을 느끼게도 된다.
우리가 처음 방문한 지역은 아취스 국립공원이다. 모압으로부터 북쪽으로 8킬로미터 정도의 위치에 있는데, 방문객 센터에서 기본적인 정보를 얻은 후 다시 32킬로미터 정도를 달려가면서 이미 주변 경치가 예사롭지 않음을 보게 된다. 그러나 관광의 초점은 세계 최대의 사암 아취들이다. 76,518에이커(30,965헥타르)에 달하는 이 지역 안에 2천 개가 넘는 크고 작은 아취들이 위용을 자랑한다. 가는 도중에 만난 ‘밸런스 록’이라는 바위는 문자 그대로 크고 작은 사암 덩어리들이 직선으로 위태롭게 균형을 갖추고 있어 감탄을 자아낸다. 그중 대표적인 델리컷 아취는 50분쯤 걸어야 접근할 수 있는데,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오후 늦은 시각인지라, 짧은 길을 통해 그 전모를 가장 가깝게 바라볼 수 있는 조망지역을 오르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돌아오는 길에 찾아본 스카이라인 아취는 1940년에 절반쯤 막고 있던 바위들이 마저 무너져내려 그 잔재들이 아취 아래 쌓여 있어 자연적인 풍화작용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모압에서는 작은 모텔에서 묵었는데, 떠날 때 지배인이 한국인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아버지로부터 이 모텔을 ‘사서’ 운영하는 젊은 부부가 주인이었다. 한국인의 끈질긴 생명력이 선인장 꽃보다 더 아름답게 피어있는 모습을 본 듯하다.
이튿날은 데드 호스 포인트 주립공원을 거쳐 캐니언랜즈 국립공원을 찾아보았다. 데드 호스는, 그러니까 문자 그대로 하자면 ‘죽은 말’이 되는 셈인데, 전설에 따르자면 카우보이들이 말들을 가두려고 울타리를 쳐 나가다가 한 멍청이가 말들을 잊어버리고 돌아왔다던가. 다른 카우보이들이 가보니 이미 말들은 목이 말라 죽어 있더라는 것이다. 그 정도로 척박하다는 뜻이겠는데, 그 지형이 마치 하회마을을 확대해놓은 것 같은 거대한 물동이가 붉은 모래와 바위 벌판 사이로 내려다 보인다.
황혼녘이 더 장관이라는데, 새벽녘이라 해도 장관은 장관이다. 5,250에이커(2,124헥타르)에 달하는 공원 사이로 약 610미터 정도의 계곡이 테라스를 이루며 콜로라도 강에 이르는 물줄기를 싸안고 있다. 근처에 이곳의 고고학적·지리학적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전시해놓은 박물관이 있는 줄 알면서도 오전 10시 개장을 기다리지 못해 그냥 떠나온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해도, 어차피 눈으로 확인해야 하는 광경들인지라 우리 일행의 행보는 미련 없이 캐니언랜즈로 옮겨졌다.
아직 가보지는 못했으나, 많은 사람들이 그랜드 캐니언을 말하지만, 두 분 장로님도 이곳이 초행이라는데, “그랜드 캐니언은 저리가라”고 할 정도의 장관들이란다. 오죽하면 이름에 캐니언랜즈라고 복수를 붙였을까? 너무나 광대해서 세 지역으로 나누어 각각 스카이, 니들즈, 그리고 메이츠라고 이름 짓고 있다. 하늘, 바늘들, 그리고 미로라는 의미가 그 특징들과 연관됨 직한데, 우리는 그중 스카이 구역을 찾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콜로라도 강과 그린 강이 합류하는 지점에서 457미터 위에 위치한 그랜드 뷰 포인트에서 내려다보이는 끝없이 이어지는 계곡과 계곡들. 저 멀리에는 강물을 이용하여 지하에 있는 질소를 녹여 저장한 인공호수가 유난히 푸른 색조를 자랑한다. 메사라는 이름의 아취도 우리가 본 아취 중에서 가장 웅장한데, 창문 사이로 내다보이는 경치가 그야말로 절경이다.
기회의 땅, 유타 주
이처럼 압도적인 자연을 단순히 미적 대상으로만 보는 우리와는 달리, 모압이 1950년대에 우라늄 러쉬의 핵이었듯이, 유타 주가 농·축산과 더불어 구리, 철, 은, 납, 마그네슘, 우라늄, 칼리염 등 광물자원의 제련과 함께 일구어낸 각종 관련 산업이 드디어는 미사일, 로켓 엔진, 항공기 부품, 기계, 금속, 석유화학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몰몬교 역시 전세계적으로 400만 명 이상의 신도를 헤아리는 세계 종교로 발돋움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몰몬 사원의 꼭대기에서 세상을 향해 나팔을 불고 있는 모로니 천사가 알려주었다는 몰몬경이 언급하는 인디언의 조상이 DNA상 현재까지는 유태민족과 아무런 인연이 없다는 과학적인 사실 등을 근거로 몰몬교회, 아니 그들 스스로 선호하는 말일성도예수그리스도교회를 아직 이단시하는 사람들이 없지 않다. 몰몬교회 쪽에서는 신앙의 대상과 과학의 대상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교회 조직의 상부로 올라갈수록 자기들 사이에서만 지켜지는 비밀이 너무 많다는 등 루머는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우리 눈앞에 전개되는 여러 가지 실적들과 평화 지향의 근면성을 비롯하여 미합중국이 지향하는 보편적 가치를 수용하고 있는 한, 유타 주의 현실은 어쩌면 절반 크기의 땅덩어리에 4천5백만 명이 들끓고 있는 대한민국의 입장에서 보면 가능성의 땅임에 틀림없다. 경기도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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