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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질감(Tex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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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1,464회 작성일 10-04-0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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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토론되었던 ‘음악의 힘이 가지고 있는 비밀’ 토픽을 다음 주에 chapter 9로 마무리하기 전 오늘은 학생들이 특히 음악 HSC 시험에서 가장 까다롭게 느끼는 Musical Texture(음악의 질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음악의 질감은 나 자신에게도 음악 고등학교 시절에 그 정의(definition)를 알면서도 항상 생소함을 느끼곤 할 만큼 까다로운 요소였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피아노 외에 작곡에 관심이 많아 작곡을 피아노와 복수 전공을 하면서부터 그 의미가 비로소 뚜렷해지고 또한 흥미로워지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Texture는 바로 그 작곡가의 음악적 언어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음들이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쓰여지고 짜여져 있는가를 3D, 즉 입체적으로 들여다보는 것과 같다. 따라서, 사실 음악의 질감은 한 음악을 가장 쉽고 빠르게 들여다볼 수 있는 통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국악과는 달리 서양음악은 한 층의 멜로디에 또 다른 층의 멜로디를 대위 시킴으로써 정확한 음악과 화성의 틀을 갖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서양음악 화성의 시초인 대위법(counterpoint)이다. 대위법을 시도하지 않은 우리나라 국악이 화성적으로는 단조로운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학생들은 Texture에 대해 이렇게 배웠을 것이다. 음들을 마치 옷감(fabric)에 비유하듯 서로 어떻게 짜여져 있는가를 주로 논했을 것이다. 영어로 하면 “How the melodies are woven together”, 즉 한 옷감을 볼 때 실들이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짜여지고 엮어져 있는가에 대한 관찰이다.

예를 들면 한 층(layer)의 멜로디로 이루어진 음악을 Monophonic이라 하고, 그 멜로디를 뒷받침하는 반주형태의 또 한 층의 멜로디가 더해지면 Homophonic, 마지막으로 작곡가 바하(J.S.Bach)의 가장 두드러진 음악적 업적인 Polyphonic texture(동시에 여러 층의 멜로디가 서로 독립적으로 짜여져 있는 음악)를 들 수 있다.

이런 기본적인 이해 정도로는 물론 여전히 음악의 질감은 어렵고 재미없는 토픽일 것이다. 나 본인 역시 그래서 오늘 칼럼의 주제인 음악의 질감을 놓고, 짧고 쉽게 설명하고자 많이 고민했었다.

그 결론을 정리하자면, 여러 층의 음들 가운데 각 층의 음들 또는 각 파트(part)들이 어떤 관계 안에서 동시에 펼쳐지며, 각 part의 역할은 무엇이며, 이에 대한 음악적 효과는 무엇인가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요소가 바로 음악의 질감이다.

Homophonic(한 멜로디 층과 또 하나의 반주음 층으로 구성 된 음악)의 특징과 효과가 편안하고 안정적이며 조화로운 것이라면 Polyphonic 또는 Contrapuntal texture(서로 독립적으로 혹은 정 반대적으로 펼쳐지는 여러 층의 음들로 구성된 음악)는 다채로운 느낌과 긴장감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작곡가 외에 연주자 역시 한 작품의 연주에 있어 그 작곡가의 음악적 의도를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 곡의 음악적 질감을 이해하고 정확히 표현하는 것은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매번 다른 음악적인 순간마다 모든 악기들의 각 역할과 느낌을 정확히 해석하여 연주하는 것만큼 중요하고 절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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