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화성(Harmony) > 알고봐야 오페라

음악의 화성은 음악을 움직이게 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소이다. 영어로 표현하면 Transporting Vehicle(운송 매개체)라 할 수 있다. 음악의 감동은 어떤 특정한 주제에 의해 만들어지기 보다는 그 주제와 내용이 어떻게 펼쳐졌는가 하는 데에 있다는 점에서 화성은 어쩌면 음악에서 다루는 감정면에서 가장 중요하고 예민한 부분이다.

음악화성의 중요성은, 음대 작곡과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시 요구되는 자질이 바로 화성에 대한 실력이라는 점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화성에 대한 연구논문이나 관계서적들이 대부분 작곡과 교수 또는 작곡과 박사들에 의해 쓰여지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대학원에서 피아노 연주 외에 작곡을 공부한 나 자신도 화성에 대한 애착이 매우 크다. 그래서인지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다. 하지만 오늘 칼럼에서는 화성의 원리와 본성에 대해 집중하고자 한다.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과목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화성인데, 그도 그럴 것이 화성을 알면 음악이라는 공간으로 들어가는 열쇠를 가진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화성이 가지고 있는 법칙은 꽤 복잡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원리를 안다면 어렵다기보다는 신비스럽다는 것이 더 적합하다.

화성의 원리를 모르는 것은 수학에서 공식을 모른 채 문제를 푸는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이다. 수학은 잘 푸는 데에서 그친다면 음악의 화성은 마치 수학박사가 새로운 수학공식을 만들어내듯 무한한 창작력과 적용능력을 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화성 레슨이 무조건적인 주입식의 수업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음악 화성의 원리는 간단히 말하면 Tension(긴장감)과 Resolution(해결) 패턴의 연속이다. 긴장감은 해결을 예상케 하는 동시에 그 해결은 또 다음의 긴장을 요하는 원리이다. 이렇게 다음 또 다음을 예상케 하는 이 원리가 바로 음악을 시간적으로 이동시키는 능력이다.

따라서 화성에서는 어떤 코드(Harmonic Vocabulary)들이 있는가에 대한 지식은 재료에 불과하며 그 코드들이 어떤 원리 안에서, 즉 어떤 목적에 의해 어떤 순서와 배열로 구성돼 있는가를(Harmonic Progression) 아는 것이 가장 필수이다.

그래서 나는 자주 학생들에게 음악화성은 숫자 대신 음을 재료로, 그리고 이해력과 창작력, 또한 응용력과 감성을 실력으로 푸는 수학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