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지혜의 한계?-베르디의 <에르나니> > 알고봐야 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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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지혜의 한계?-베르디의 <에르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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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슬리 댓글 0건 조회 1,193회 작성일 11-10-2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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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나니는 베르디의 다섯 번째 오페라로, 빅토르 위고의 희극을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공화주의자이고 낭만주의를 추구하는 위고의 작품에 깊이 공감하고 있던 베르디는 당시 이탈리아 통일운동의 정신을 이 음악으로 표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돈 카를로스왕과 사이가 나쁜 귀족 돈환은 에르나니라는 약탈자가 되고 부친의 복수를 위해 산적과 동맹을 맺고 왕의 목숨을 노립니다.
미녀 엘리바는 다른 남자와의 결혼을 국왕으로부터 강요당하고 있습니다.에르나니는 엘비라를 약탈하기 위해 그녀의 방으로 잠입하고 그녀는 자기를 데려가 달라고 애원합니다. 하지만 왕에게 발각되는 바람에 그는 결투를 신청하고, 그때 엘비라와 결혼할 남자 실바가 나타납니다. 실바를 본 에르나니는 그녀가 자기를 배신했다고 생각해 그 슬픔을 노래합니다.그리고는 피신합니다.
엘비라는 그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마음에도 없는 결혼을 하고 자살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때 순찰병으로 변장한 에르나니가 나타나고 그 모습을 실바가 목격합니다.. 실바는  왕에게 그의 모습을 알리지 않을 테니,그대신 왕을 살해하는데 협력 해 달라고 합니다.에르나니는 실바에게 뿔피리를 주면서 그걸 불면 언제든 달려와 목숨을 던지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결국 왕에 의헤 체포당하고 앨비라의 간청으로 겨우 풀려납니다.
이윽고 에르나니는 엘비라와 결혼하게 되지만, 그 자리에 실바가 나타나 맹세한 것을 지키라고 하자 단검으로 자기l 가슴을 찌르고 엘비라의 이름을 부르며 죽어갑니다.
이 작품에는 우리 인간의 지혜라는 게 얼마나 덧없고 어리석은지가 너무나 잘 드러나 있습니다. 베르디는 이 작품을 통해 이탈리아 통일운동의 정신을 표현했는지 모르지만, 그로부터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 우리 앞에 보이는 인물들은 그다지 영웅적이지도 근사하지도 않습니다. 단지 자기 속에 내재돼 있는 의심, 우유부단, 두려움, 불안 등의 감정으로 인해 올바른 선택을 하는데 실패한 불운한 사람들일 뿐입니다.
자기를 데려가 달라고 애원하는 여자를,단지 그여자와 결혼할 남자가 등장했다고 해서 의심하는 남자, 에르나니.
그는 실바가 자기를 한번 살려줬다고 해서 그에게 자기 목숨을 던지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결단의 순간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자살하고 마는 유약함을 드러냅니다.
실바 역시 그다지 매력적인 인물은 못됩니다. 어차피 에르나니와 엘비라가 결혼하게 된 마당에 그 두 사람의 행복을 빌어줄 수도 있었건만, 그는 오히려 훼방꾼이 돼서 에르나니에게 목숨을 내놓으라고 요구합니다. 결코 남자답고 당당한 모습은 아니죠.
엘비라 또한 마음에도 없는 결혼을 하고 나서 죽을 결심을 합니다. 이들의 모습은 새삼 우리 인간의 의지나 선택이 한순간에 얼마나 파괴적이 될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합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햇듯이, 의심, 우유뷰단, 두려움,불안, 유약함 같은 것들이 우리 인간의 지혜를 순간적으로 한꺼번에 흐려놓을 수 있다는 것도. 뭐, 그게 우리 인간의 어쩔수 없는 한계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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