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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처럼 흔들리는 우리들의 삶-요한스트라우스의 <박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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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슬리 댓글 0건 조회 1,227회 작성일 11-10-2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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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왈츠에 누구나가 들뜨게 되는 명 유쾌한 명곡입니다. 그 내용이 섣달 그믐날 밤 얘기여서, 빈이나 뮌헨 등 기타 독일어권에서는 연말 고정 레파토리가 돼 있다고 합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성악교사 알프레드는 부호 아이젠슈타인의 아내 로잘린데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녀 역시 그에게 마음이 흔들리고 있는 처지죠.
알프레드는 그녀의 남편이 집에 없는 걸 알고, 로잘린데를 찾아갔다가 그를 아이젠슈타인으로 잘못 안 형무소장에게 잡혀갑니다. 아이젠슈타인이 마침, 세무서 직원을 모욕한 탓에 8일간의 금고형을 언도받은 처지였거든요.
한편 아이젠슈타인은 친구 팔케박사와 함께 공작의 무도회에 참석중입니다. 그곳에서 그는 아내의 하녀 아델레를 유혹하고 로잘린데가 그 모습을 보게 됩니다. 로잘린데는 남편을 혼내주려고 팔케와 짜고 헝가리의 백작부인 행세를 합니다.
아이젠슈타인은 사람들에게 3년 전 팔케와 가면무도회에 간 얘기를 들려줍니다. 그때 자신은 나비로, 팔케는 박쥐로 분장했는데, 돌아오는 길에 팔케가 술에 취해 잠들자 그를 그냥 두고 돌아왔다는 것입니다.다음날 잠에서 깨어 박쥐분장으로 돌아온 팔케는 사람들의 놀림감이 되고 박쥐박사라는 별명까지 얻고 말았던 거죠.
한밤중 종이 울리자 아이젠슈타인은 시종 프랑크와 함깨 유치장에 가지만 이미 다른 사람이 자기 대신 들어와 있는 걸 알고 놀랍니다. 그때 아델레와 다른 사람들이 등장하자 프랑크는 아이젠슈타인을 다른 방으로 숨기고 변호사 옷을 입게합니다.
로잘린데는 알프레드에게 도망가라고 하고, 남편인 줄 모르고 변호사에게 자초지종을 털어놓습니다. 화가 난 아이젠슈타인은 변호사옷을 벗고 아내의 부정을 따집니다. 로잘린데 역시 시게를 꺼내보이며 남편을 공격하고.
그때 팔케가 나타나 사실은 그 모든 일을 자기가 꾸몄으며, 그건 곧 박쥐의 복수라고 말합니다. 그제야 아이젠슈타인은 아내가 바람피운 게 연극이라는 걸 알고 마음을 놓고, 한편 알프레드는 그가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면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도 좋겠다고 합니다.
한편 아델레는 공작에게서 노래 실력을 인정받고, 모두 합창하는 가운데, 섣달 그믐날 밤의 유쾌한 엎치락뒷치락 소동은 막을 내립니다.
모든 사랑에는 유혹과 흔들림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라고 해서 다를 까닭이 없겠죠.
자기를 사랑한다고 세게 나오는 알프레드한테 맘이 흔들리는 로잘린데가 그렇고, 아름다운 여자만 보면 유혹하지 않고는 못배기는 아이젠슈타인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러면서도 서로를 비난하는 모습은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철이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결국 그건, 자기 문제는 보지 못하거나 안보면서, 남의 문제만 보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겠죠.
게다가 3년전에 당한 일을 잊지 못하고 끝내 복수를 감행하는 팔케박사도 유혹과 흔들림에 지고 만 전형적인 케이스인 셈입니다. 물론 그의 복수가 유쾌하게 끝나서 다행이지만, 어쟀든 이 극에는 매일 갈대처럼 흔들리며 살아가는 우리 삶의 모습이 재미있게 담겨져 있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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