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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속물적 근성에 대한 비웃음-푸치니의 <쟈니스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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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슬리 댓글 0건 조회 1,502회 작성일 11-10-26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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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치니는 희곡적으로나 음악적으로 서로 다른 3편의 1막 작품을 하나로 만들어 대조적인 효과를 나타내려는 의도를 갖고 있엇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비극 <외투>와 <수녀 안젤리카>,그리고 희극 <쟈니 스키키> 3부작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개별적으로도 상연되고 있습니다.
먼저 푸치니의 작품 중에서 유일한 희극이면서도 작품성도 뛰어난 <쟈니 스키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피렌체의 부호 부오조가 죽자 친척들은 저마다 그의 막대한 유산이 자신에게 상속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나 뜻밖에도 모든 재산이 교회에 기증된다는 것을 알자 한바탕 소동이 일어납니다.
그 와중에, 리누치오는 연인인 라울래타의 아버지 쟈니 스키키에게 도움을 청합니다.쟈니스키키는 그 청을 흔쾌히 받아들여 사랑하는 딸과 그 연인을 위해 한가지 속임수를 생각해 냅니다.
죽은 부오조의 목소리를 흉내내 의사를 쫓아보낸 다음 새롭게 유언장을 쓰기로 한 것입니다. 그는 그 자리에 모인 친척들에게 만일 이것이 탄로나면 다들 손이 잘리고 유형을 당하니 비밀을 지켜야 한다고 엄포를 놓습니다.
그리고 부오조의 재산을 모두 자기에게 넘기기로 햇다는 가짜 유언장을 만듭니다. 친척들은 화가 나서 어쩔 줄 모르지만, 유언장이 가짜임을 밝히지도 못합니다. 그랫다가는 모두들 그 자리에 잇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벌을 받게 될 것이 무서웟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그 모든 것을 다 꿰뚫고 잇던 쟈니 스키키는 당당히 부오조의 저택을 차지하고 흥분한 친척들을 모두 내쫓아 버립니다. 그리고 그가 사랑하는 딸 라울래타와 리누치오는 사랑의 키스를 나눕니다.
쟈니 스키키는 관객을 향해 천연덕스럽게 자신의 행동은 다 딸을 위한 것이므로 무죄라고 주장하며 인사를 하고 막이 내립니다.
이 작품은 돈을 둘러싼 사람들의 욕망과 속임수, 그리고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가는 탐욕의 끝 등을 유쾌한 소동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잇습니다.
부자인 친척이 죽자 자신에게 거대한 유산을 남길지도 모른다는 기대로 부풀어 잇는 사람들, 그런데 그 유산이 몽땅 교회로 넘어간다면, 마치 당첨된 복권을 잃어버린 것 만큼이나 허망하고 기가 막힐 것이 당연합니다.
결국 어떻게해서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돈을 차지하려고 들 것이 뻔합니다. 쟈니 크키키는 바로 그런 사람들의 비뚤어진 욕망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잇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그런 심리를 이용한다면 멋지게 그들을 속여넘길 수도 잇다고 판단해 모험을 감행합니다.
탐욕에 눈이 먼 친척들은,그제서야 스스로 자기 발등을 찍엇다는 걸 알게 되지만, 판정패의 상황 앞에서 어쩌랴, 울분을 삼킬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게임은 끝나고, 아버지 덕분에 행복해진 쟈니스키키의 딸과 연인은 사랑의 키스를 나눕니다.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그것을 지켜보던 쟈니 스키키, 이번에는 관객을 향해 마지막 패를 슬쩍 던집니다.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주느니, 사랑하는 딸을 위해 자신이 독차지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아 그렇게 햇으니, 자신에게 죄를 물을 수는 없을 거라고.
관객들 역시 그의 속임수에 한패로 끌어들여, 철저하게 자신을 합리화시키는 제스처를 쓴 것입니다.
아마도 푸치니는 쟈니 스키키라는 부정직하면서도 미워하기 어려운 인물을 내세워, 인간의 속물적 근성을 마음껏 비웃고 싶엇는지도 모르겟습니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문득 떠오르는 생각, 결국 속임수로 얻어진 재산으로 인해 결합된 두 남녀의 사랑이 얼마나 지속될까, 걱정한다면 저의 지나친 기우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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