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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고지순한 사랑, 오르페우스와 유리디체”-굴룩의 “오르페우스와 유리디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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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슬리 댓글 0건 조회 1,780회 작성일 11-10-2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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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고지순한 사랑, 오르페우스와 유리디체”-굴룩의 “오르페우스와 유리디체’

오페라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삶을 비춰보는 이 사람이 사는 법, 오늘은 오르페우스와 유리디체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에 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오르페우스와 유리디체의 이야기는 그동안 수많은 문학작품과 영화, 연극의 모티브가 되어왔습니다.그만큼 심금을 울리는 애달픈 이야기도 다시 없기 때문이겠지요.
오늘은 글룩의 오페라를 통해 그 두사람을 다시 만나보겠습니다. 오페라에서도 오르페우스와 유리디체가 보여주는 부부간의 사랑은 너무나 지고지순하고 애절하기만 합니다. 죽은 아내의 무덤에서 식음을 끊고 우는 오르페우스의 모습을 보고 눈물짓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호스피스를 담당하는 제 선배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살아생전 더할 수 없이 다정했던 부부일수록 한쪽 배우자가 죽으면 곧바로 재혼을 한다는군요. 심지어 자기한테까지 와서 재혼상대를 구해 달라고 떼를 쓰기도 한다나요. 그건 아마 좋은 결혼생활을 유지한 사람만이 가지는 생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들의 사랑한 대상은 죽은 배우자가 아니라 단지 자신의 외로움을 메울 사람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쓸쓸해지기도 한다는 게 그 선배 이야기였습니다.
아무튼 아내를 잃은 오르페우스의 상심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의 비통함이 얼마나 절절했던지 사랑의 여신마저 감동시킵니다. 덕분에 그는 죽은 아내를 살릴 수 있는 묘수를 얻습니다. 명부에 내려가 아내를 데리고 나오되, 단 조건이 있습니다. 지옥의 강을 건널 때까지는 절대로 아내를 돌아보아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더구나 그 이유를 아내에게 설명해서도 안됩니다.
온갖 어려움을 겪은 끝에 오르페우스는 마침내 아내를 만나 함께 명부를 빠져나오기에 이릅니다. 그런데 문제는 유리디체입니다. 그녀는 자기를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가는 오르페우스가 영 불안하기만 합니다.
자기를 데리러 명부에까지 내려왔으면 남편의 사랑을 믿어도 좋았을 것을, 그렇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자기를 사랑한다는 확신을 보이라고 오르페우스를 몰아세우고 그는 결국 약속을 저버리고 맙니다.
사랑없는 삶을 사느니 차라리 죽은 자들과 함께 있겠다는 유리디체의 절규는 도대체 어디에 근거하는 것일까요? 오르페우스는 그처럼 유리디체를 사랑했는데도 왜 그녀는 그 사랑을 믿지 못했을까요?
이 장면은 결국 거부에 대한 불안, 버려짐에 대한 불안이 인간에게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사랑을 위협하는 것이 그 사랑에 대한 불신이라는 건 정말 마음 아픈 일입니다. 그리고 그 밑바닥에는 자신은 그런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열등감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두요.
신화에서와는 달리 오페라에서는 오르페우스와 유리디체는 행복하게 사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이 작품을 해피엔드로 마무리한 데는 아무래도 사랑에는 유혹과 흔들림이 있나 그것을 극복하는 것이 진정한 부부애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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