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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저미는 비극 뒤에 숨어 잇는 생의 얄팍함과 허망함-푸치니의 나비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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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슬리 댓글 0건 조회 1,155회 작성일 11-10-2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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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부인>은 푸치니 자신이 가장 최고로 꼽앗던 작품으로 그만큼 뛰어난 음악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 해군사관 핀커톤과 일본인인 나비부인은 사랑에 빠져 결혼하기로 합니다. 두 사람의 결혼식이 끝나갈 무렵 나비부인의 백부인 승려가 나타나 흥분하면서 나비부인을 야단치지만 쫓겨나가고 맙니다.
그리고 핀커톤은 미국으로 떠납니다. 3년간 나비부인은 오로지 그만을 기다리지만 들려오는 소식은 그가 미국에서 다른 여자와 결혼햇다는 것입니다. 그후 핀커톤은 정말 미국인 아내와 함께 일본을 찾아옵니다.
그리고 나비부인에게 가서 핀커톤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를 달라고 합니다. 충격을 이기지 못한 나비부인은 그 부탁을 거절하고 목숨을 끊고 맙니다.
사랑의 비극 중 하나는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정도가 다르다는 데에도 잇습니다. 나비부인은 주위의 모든 비난에도 불구하고 핀커톤을 목숨처럼 사랑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핀커톤에게 그것은 한낱 감정의 유희에 지나지 않앗던 것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다른 사람의 감정도 자기 감정에 견주어 생각하게 마련입니다. 핀커톤 역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나비부인을 나름대로 사랑햇지만 지극히 가벼운 사랑이었으므로 나비부인도 그럴 거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나비부인이 오매불망 자기를 기다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니, 생각했더라도, 그것이 그녀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가져다 주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그것은 이미 첫장면에서부터 예고된 비극이었습니다. 그는 세계를 떠돌아 다니는 양키는 즐겁다고 하면서 여러나라의 아름다운 여자를 수중에 넣지 못하면 사는 보람이 없다는 뜻의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늘어놓습니다.
그에게는 나비부인 역시 단지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본이라는 나라의 한 여자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나비부인은 그를 진심으로 사랑햇던 것입니다.
핀커톤이 잔인하게 아내와 함께 나비부인을 찾아와 아이를 달라고 말할 수 잇엇던 것도 그런 감정적 배경이 있엇던 셈입니다. 그는 어쩌면 애초부터 나비부인에게 인간으로서 느끼는 생각과 감정이 존재하리란 것조차 생각하지 않앗을지도 모릅니다.
또 한가지, 나비부인이 자살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물론 표면적으로는 사랑을 잃은 여인의 배신감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자신을 버린 핀커톤에게 복수하기 위해서가 아니엇을까요?
실제로 사람들이 자살하는 많은 이유 중의 하나가 복수입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유일한 존재인 나를 죽이는 것은 결국 세상을 죽이고 나를 버린 사람을 죽이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자살과 타살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말이 성립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핀커톤이 얼마나 그녀를 기억할까요? 물론 그는 그녀의 죽음을 보고 놀라 그녀의 몸위로 쓰러집니다. 그러나 아마도 결국 그녀의 죽음을 하찮고 또 일어날 수 잇는 일로 여기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당분간은 그 문제로 케이트와 다투기도 하겟지만 결국 나비부인이란 존재는 그 두사람에게는 잊혀지기를 바라는 존재일 테니까요.
아무리 가슴 저미는 비극도 이면에 그런 생의 얄팍함과 허망함이 숨어 잇을 수 잇다는 것, 바로 그점이야말로 이 작품이 주는 또다른 메시지는 아닌지 모르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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