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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지오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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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슬리 댓글 0건 조회 1,570회 작성일 11-10-2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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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짜르트의 오페라 중에서 최대 걸작으로 꼽히는 <돈 지오반니>는 14세기 이전에 있었다는 전설적인 인물 돈 후환의 이야기입니다. 돈많고 아름다운 용모에 호색가로 알려져 있는 그의 이야기는 이제까지 수많은 문학작품이나 예술작품의 모티브가 되어왔습니다.
모짜르트의 오페라에서 돈 지오반니는 기사장의 딸 안나를 유혹하려고 하다가 그만 그녀의 아버지를 죽이고 도망가는 신세가 됩니다. 그에게 버림받은 또다른 여인 엘비라는 겉으로는 그에게 복수를 다짐하면서도 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합니다 .
그런 그녀에게 돈 지오반니의 하인인 레포렐로는 그가 농락한 여인이 무려 몇천 명이 넘는다고 이야기하지만 그녀는 그것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무튼 돈 지오반니의 여성행각은 끝이 없어서, 결혼 직전의 순박한 시골 처녀 쩨를리나, 엘비라의 하녀 등 정말 하인 레포렐로의 말처럼 여자라면 다 좋다는 식입니다.
그러나 그에게도 끝이 있어서 그는 그에게 회개를 바라는 기사상의 석상의 말도 뿌리치다가 그만 벌을 받아 죽고 맙니다.
우리 주변에도 더러 돈 지오반니처럼 화려한 여성편력을 자랑하는 바람둥이들이 있습니다. 물론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다 그 비슷한 욕구가 있습니다. 인간이면 다 타고나는 호기심, 새로운 것을 소유하고 싶은 충동 등이 그런 욕구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또 누구나 다 돈 지오반니처럼 되지는 않지요.
일반적으로 충동조절이 안되는 사람들,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이기적인 사람, 그리고 성장과정에서 성이나 이성에 대한 개념이 잘못 형성된 사람들이 바람둥이가 됩니다.
돈 지오반니는 끝까지 자기 잘못을 회개하지 못한 점으로 미루어 반사회적 인격장애의 소유자로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타입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전혀 예측하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곤 합니다.
감정적으로도 변화무쌍하고, 외로움을 참지 못하며,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마약이나 알코올, 섹스 등 즉각적인 만족을 얻는 일에 탐닉합니다.
돈 지오반니는 여자와의 사랑을 통해 자기 존재의 의미를 찾는다는 점에서 정신적으로 불안정하고 미성숙한 상태에 놓여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을 집어낸 작가로는 스위스 태생의 극작가 막스 프리쉬를 들 수 있습니다.그는 그의 책< 돈 후안, 기하학에의 사랑>에서 돈 후안의 유혹적인 애정놀음이 일반적으로 알려진대로 참을 수 없는 색정의 충동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를 상실할지도 모른다는 불안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 타입은 알코올 중독자가 다음번 술을 언제 마실 수 있을지 공포에 사로잡히는 것처럼 사랑이 없어지는 순간을 두려워해 늘 다음 사랑을 찾아 헤맵니다. 돈 지오반니 역시 그런 순간을 두려워해, 자신이 파멸을 향해 치닫는 것을 알면서도 여성편력을 그만둘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그의 하인 레포렐로도 주목해볼 만한 인물입니다. 그는 호색한인 돈 지오반니를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끝까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우유부단합니다. 나쁜 짓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가 다른 여자를 유혹하는 것을 도와주기도 합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자기보다 한 자 옆에 있으면서 그것을 찾으려는 사람인 것입니다.
결국, 인간은 돈 지오반니를 벌하지 못하고 인간 외적인, 보다 강력한 힘에 의해 그가 파멸한다는 것은 한편으로 또한 인간의 약한 면을 보여주는 결말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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