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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둥이 남자와 그를 사랑하는 여자의 심리”-베르디의 <리골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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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슬리 댓글 0건 조회 1,501회 작성일 11-10-2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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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둥이 남자와 그를 사랑하는 여자의 심리”-베르디의 <리골레토>

오페라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삶을 비춰보는 이 사람이 사는 법. 오늘은 베르디가 가장 심혈을 기운인 오페라 <리골레토>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삶의 모습을 바라봅니다.

리골레토는 베르디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오페라의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리골레토에 등장하는 주인공 중에서 만투아 백작과 질다의 심리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만투아 백작은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 외에는 별 생각이 없는 호색한이자 악당입니다.성당에서 우연히 만난 질다에게 첫눈에 반해 사랑의 맹세를 이끌어낼 때도 자기를 순진한 대학생이라고 속이고도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물론 그가 천하의 바람둥이인 만투아 백작이란 사실을 꿈에도 알 리 없는 질다는 ‘마지막 숨을 거둘 때도 그대의 이름을 부르리’하며 사랑을 키워갑니다.
우여곡절 끝에 질다를 손에 넣은 만투아 백작은 이번에는 재빨리 다른 여자를 유혹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그때 부르는 아리아가 오페라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저 유명한 <여자의 마음>입니다.
‘바람에 날리는 깃털과 같은 여자의 마음, 항상 떠다니니 믿을 수 없다네’하고 노래하지만 진짜 믿을 수 없는 인물은 백작 자신입니다.
이런 타입은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반드시 정복해야 진짜 남자이고, 여자는 당연히 남자의 소유물이고, 자기의 욕구를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전혀 필요없다는 식의 반사회적 인격장애의 소유자입니다.
만투아 백작 역시 그러한 마초증후군, 수퍼맨 콤플렉스, 소유에 대한 강한 열망, 그리고 반사회적 인격장애에 경계선 인격장애(감정의 변덕이 심하고 외로움이나 공허감을 참지 못해 술이나 도박, 섹스 등과 같은 말초적인 방법으로 그것을 해결하는 사람을 말함)까지 골고루 다 갖추고 있는 인물입니다. 더구나 그는 다른 바람둥이들에게서 볼 수 잇는 유머감각까지 결여돼 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고 위험합니다.
그렇다면 그런 그를 사랑하는 질다의 마음은 대체 무엇일까요? 물론 그녀가 처음 사랑한 남자는 가난한 대학생입니다. 그러나 그가 바람둥이라는 이야기를 아버지로 듣고 또 자기 눈으로 확인하고 나서도 그를 대신해 죽을 결심을 합니다. 그런 열정은 대체 어디서 기인하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자들은 위태로운 남자를 사랑하는 경향을 조금씩 갖고 있습니다. 남자의 그런 반사회적인 행동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지니고 있는 본능적인 호기심, 일탈의 유혹 등을 대리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희생하는 것은 언젠가도 말씀드렸듯이 여자의 마돈나 콤플렉스를 가장 깊이 자극합니다. 지나친 희생은 그런 자기 욕구의 만족에서 나온다고 한다면 너무 잔인한 것이 되겠지요.
그 모든 것을 다 젖쳐 두고라도 출중한 외모의 남자가 그녀만을 사랑한다고 고백할 때 넘어가지 않을 여자가 얼마나 되겠어요. 사랑이란 결국 자기가 가지고 있는 열등감을 보상하기 위한 것인데 휘몰아치는 폭풍 같은 사랑의 고백처럼 달콤한 충족감을 느끼게 하는 것도 없지요. 아마도 그래서 바람둥이와 순정을 다 바치는 처녀의 러브스토리는 시공을 초월해 언제나 존재하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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