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위안과 힘을 주는 음식, 전복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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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1,335회 작성일 11-04-2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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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생각만 해도 아련하고 가슴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그런 음식이 있을 것이다. 몸이 안 좋을 때나 마음이 외로울 때 먹고 싶어지고 먹으면 편안해지는 그런 음식 말이다. 이런 음식은 대부분 유년시절의 기억과 닿아 있다. 그래서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잊히지 않고 추억과 함께 떠오르기도 한다. 화려하고 특별한 음식이라기보다는 보통 엄마의 손맛이 담긴 소박한 음식이다. 어떤 이에게는 된장찌개일 수도 있고, 우유와 카스텔라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닭백숙일 수도 있다. 마음속에 위안과 힘이 되어주는 음식, 나에게는 전복죽이다.
우리 형제가 어렸을 때, 아프고 난 뒤 입맛이 없을 때면 엄마는 전복죽을 끓여주었다. 또 커서 학교에 다닐 때는 중요한 시험을 보는 날이면 엄마는 언제나 보온도시락에 따뜻한 전복죽을 담아주었다. 시험으로 긴장되어 입맛도 없고 소화도 잘 안될 것을 걱정한 엄마의 마음이었다. 전복죽은 내가 소중한 존재이며, 보살핌을 받는다는 느낌을 주는 음식이었다.
전복은 해산물 중에서 손꼽히는 보양식이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전복은 까막전복, 참전복, 말전복, 오분자기 등으로 알려져 있다. 전복의 대량 양식이 가능해지면서 전복의 대중화가 이루어졌는데, 국내 전복 생산량의 약 80%는 완도산인 것으로 추정된다. 전복에게 가장 적합한 먹이인 다시마와 미역이 풍부한 완도는 전복양식에 성공할 수 있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셈이다.
전복은 영양이 풍부하여 몸을 보익하는 작용이 강하며 병후 산후 몸이 허약한 경우에 먹으면 좋다. 지질은 적고 단백질은 많으며 주요 성분으로 루신, 글루탐산, 아르기니, 베타인 등이 들어 있어서 감칠맛과 달큰한 맛이 있다.
한방에서는 간(肝)신(腎)을 도와서 우리 몸의 음기를 북돋아 몸 안의 열을 내리게 하고 정력을 보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간장의 해독 기능을 도와 혈압을 내리고 특히 녹내장, 시력감퇴, 각막건조, 양쪽 눈이 침침해지는 등의 안질환 증상에 좋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몸을 튼튼하게 하고 생장발육을 촉진하며 소화를 도우니 어린이나 허약자에게 좋은 음식이다.
또한 젖을 잘 나오게 하는 효능이 있어 산모에게도 적합하고 여성의 월경과 자궁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노인에게는 원기를 회복하게 하니 온 집안 식구의 영양식으로 손색이 없다.
전복의 내장은 특히 몸에 좋다고 하여 전복 내장을 먹지 않으면 전복을 안 먹은 것과 마찬가지라는 말이 있다. 다만 내장은 날 것으로 먹으면 많이 비리기 때문에 신선한 상태의 내장을 죽에 넣어 먹는 것이 좋다.
전복껍질은 자개 만드는 재료로 많이 쓰이는데, 한방에서는 이를 석결명(石決明)이라고 한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눈을 밝히는 데에 쓰이며 치솟는 비정상적 양기를 아래로 내려주는 효능이 있어 고혈압의 약재로 많이 쓰인다.
요즘도 몸과 마음이 허할 때면 전복죽이 먹고 싶다. 전복 살은 저미듯 얇게 썰고 내장은 곱게 다진다. 달군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전복 살을 넣어 살짝 볶은 다음 미리 불려 놓은 쌀을 넣고 쌀알이 투명해질 때까지 볶는다. 쌀이 반 정도 익을 정도로 뭉근히 물을 끓인 후 내장을 넣고 한소끔 끓인다. 다 끓으면 입맛에 맞춰 간을 한다.
고소하고 부드럽고 쌉싸름한 전복죽 한 그릇에 기운이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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