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제를 먹은 듯 속이 편안해지는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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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1,566회 작성일 11-04-21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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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군것질거리로 막걸리 발효 찐빵을 자주 만들어 먹고 있다. 갓 쪄낸 따끈한 빵맛에 끌려 계속 먹다 보니 과식을 하고 말았다. 뱃속이 더부룩하고 뭔가 꽉 막힌 듯 답답했다. 마침 집에 무 한쪽 남은 것이 있어 천천히 씹어 먹어 보았다. 한 2시간쯤 지났을까, 마치 소화제를 먹은 듯 속이 편안해지는 것 아닌가
보통 라면, 수제비, 칼국수 같은 밀가루 음식을 먹을 때 무를 함께 곁들어 먹는 경우가 많다. 밀가루의 뭉치는 성질을 무가 풀어주기 때문이다. 무에는 아밀라아제라는 전분 분해 효소가 함유되어 특히 메밀, 밀, 보리로 만든 음식물의 소화를 촉진한다.
메밀에는 살리실아민과 벤질아민이라는 우리 몸에 부담이 되는 성분을 해독시켜주는데 가장 좋은 것이 바로 '무'다. 메밀총떡이나 메밀국수를 무와 함께 먹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쌀, 곡물 섭취 비중이 높은 우리 밥상에 무는 천연소화제로서 한몫을 해왔던 셈이다.
한방에서 무는 성질이 서늘하고 맛이 맵고 달며 음식을 소화시키고 담(痰)이 뭉친 것을 풀어주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톡 쏘는 매운 맛은 답답한 속을 풀어주는 작용을 한다. 또 기(氣)를 내리는 작용이 있어 음식을 먹은 후 일정 시간이 지나 토할 때, 신물이 올라와 속이 쓰릴 때 효과적이다. 하지만 위벽이 약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공복에 무를 날로 먹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무는 요리 방법에 따라 효능에 차이가 있다. 본초강목에 무는 뿌리의 끝부분보다는 머리 부분이 맛도 더 좋고 밀가루 독성을 제어하는데 효과가 더 좋다'고 나와 있다. 무의 껍질에 소화 효소와 비타민C가 많기 때문에 껍질째 생식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무즙을 낼 때 소량의 소금을 첨가하면 무의 유효성분을 80%정도까지 유지 할 수 있다.
이런 무에도 피해야 할 궁합이 있다. 무와 오이를 함께 생채로 무쳐 먹는 경우가 있는데, 오이를 자르면 아스코르비나아제라는 비타민C 분해효소가 생겨 무의 비타민C를 파괴한다. 또 식초와 만나도 효소 활성을 잃기 쉽다.
무를 활용한 전통 음청류로 경북 안동의 안동식혜(백식혜)가 있다. 우리가 흔히 먹는 감주계열 식혜와 달리 끓이지 않고 발효시키기 때문에 냉장고가 없던 옛날에는 주로 겨울에 만들어 먹었다. 2~3일 숙성 후 마셔보면 사이다처럼 톡 쏘는 맛이 산뜻한 청량감을 준다. 엿기름과 무의 디아스타제 효소 작용으로 식후에 마시면 소화에 도움이 된다.
일 년 중 무맛이 가장 좋은 요즘, 백식혜를 만들어보자. 먼저 찹쌀3컵으로 고두밥을 지어 항아리에 넣는다. 여기에 엿기름 3컵으로 가라앉힌 엿기름물 3리터를 붓고, 무 1/2개를 숟가락으로 떠먹기 먹기 좋은 콩알 크기로 얇게 썰어 넣는다. 유자청으로 식혜의 단맛을 조절하고 기호에 따라 생강즙을 넣어도 된다. 항아리 뚜껑을 덮고 겨울철 기준 8시간 이상 실내 상온(25도 이내 기준) 상태에서 삭히는데, 찹쌀이 삭아 수면 위로 몇 알 떠오르면 바로 냉장고에 보관하고 2~3일 정도 숙성 후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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