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는 없고, 세계에는 있다 - 카레
페이지 정보
작성자 진저 댓글 0건 조회 1,612회 작성일 12-02-22 21:27
본문
인도에는 없고, 세계에는 있다 카레 | ||||||||
최근 웰빙과 에스닉 스타일의 유행을 타고 유통가에 부는 인도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인도 음식점들이 호황을 누리고, 식품업계에서는 인도 전통 닭요리를 이용한 ‘탄두리 피자’와 인도 전통 요구르트인 ‘라씨’ 등 예전에는 들어보지도 못하던 음식이 출시되고 있다. 그래도 인도의 먹을거리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역시 카레. 그런데 정작 인도에는 카레가 없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글_김지용(준한의원 원장)ㆍ사진_강태욱 | ||||||||
실제로 인도에 ‘카레 가루(curry powder)’라는 게 유통되고 있다. 도대체 어찌된 걸까? 카레의 탄생 카레가 요리로 유럽에 소개된 것은 1772년 영국 동인도 회사의 사원이던 워렌 헤이스팅스란 사람이 대량의 마살라와 인도 쌀을 고국으로 가지고 돌아가면서부터이다. 이것을 이용한 요리가 왕족에게 호평받자 클로스 앤드 블랙웰(C&B)이라는 회사가 영국인 입맛에 맞는 세계 최초의 카레 분말을 출시했다. 이것을 사용해 고기나 야채를 조리한 것이 영국풍 카레의 시초이고 카레라이스의 원조이다. 그 당시에는 밀가루를 넣어 끈기가 있는 소스 형태로 요리를 했는데 이 시점에서 영국의 카레와 인도의 카레(사실은 ‘마살라’)는 전혀 다른 음식이 되었다. 이후 오랜 세월 영국의 식민지 상태에 있던 인도 전체에 먹기 편하게 믹스된 형태의 ‘카레 가루’가 퍼져 나가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렇다 보니 상당수 인도 사람은 카레라는 것을 먹어본 적이 없다고 말하고(실제로 매일 마살라를 먹으면서), 심지어 걸쭉한 재료를 밥에 얹어서 먹는 요리의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어볼 정도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인도에서의 카레는 향신료의 조합품일 뿐이고, 노란색을 띠지도 않는다. 우리가 카레의 핵심 재료로 알고 있는 노란빛을 띠는 강황은 적절히 들어 있을 뿐 노란색을 띨 만큼 많이 들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가 먹고 있는 카레 형태로 처음 만들어진 곳은 일본인데, 일본에서도 카레는 처음에 고급 서양요리로 들어왔다고 한다. 조리법을 보면 “물을 넣고 끓이다 굴과 송장개구리를 넣고 다시 한 번 끓여주고 여기에 소금과 카레가루 2스푼을 섞는다”라고 되어 있는데, 고래 고기를 섞는 등 고급 음식의 지위를 누리다가 50년 정도의 세월이 흐른 후 아주 대중적인 음식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즉 지금과 같은 감자ㆍ양파ㆍ고기 등이 들어가는 형태로 발전해 일본인의 주식인 밥과 함께 먹는 형태로 변하게 되는데, 처음에는 ‘카레라이스로 할 것이냐 ‘라이스카레’로 할 것이냐를 놓고 공방이 벌어지기도 해서 카레라이스는 밥과 카레를 따로 내는 것, 라이스카레는 밥과 카레를 같이 내는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고 한다 몸에 좋은 카레 어찌 되었든 최근 카레가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바로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카레를 매일 먹는 인도인의 치매 발생률은 세계에서 가장 낮다. 2001년 미국 신경학회지에 따르면 인도 사람들은 미국 사람들에 비해 알츠하이머병의 발병률이 4분의 1에 불과하다고 한다. 미국 UCLA 의대 그레고리 콜 박사는 쥐 실험을 통해 카레의 재료 중 하나인 강황에 함유된 커큐민이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 축적되는 독성 단백질을 분해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2005년부터 UCLA 의대 알츠하이머 센터에서는 3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커큐민에 대한 임상실험을 실시하고 있다. 2002년 세계보건기구 자료에 의하면 카레 섭취율이 높은 인도인의 암 발병률은 미국의 7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카레는 혈당을 낮추며 혈전을 억제해 합병증이 염려되는 당뇨병 예방과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한 간장 기능을 활성화시켜 소화를 촉진하며 신진대사를 빠르게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러한 카레의 효능은 향신료가 가진 ‘항산화 작용’ 덕분이라는 것이 과학계의 중론인데, 항산화 작용이란 활성산소로 인한 인체의 손상을 막아주는 것이다. 호흡에 의해 체내에 들어온 산소가 대사과정에서 불안정한 형태로 변하면서 독성 성분이 되어 인체의 노화와 질병을 일으키는데 이것을 활성산소라고 한다. 활성산소는 반응성이 너무 높고 지방과 단백질, 게다가 세포 유전정보를 기록하는 DNA 등과 반응을 일으켜 마치 녹이 철을 부식시키는 것처럼 몸의 조직을 조금씩 파괴해 간다. 활성산소가 주되게 관여하는 질병에는 암ㆍ동맥경화ㆍ허혈성심장질환ㆍ알츠하이머병ㆍ파킨슨병ㆍ면역부전ㆍ당뇨병ㆍ백내장ㆍ노화 등이 있는데, 우리가 피하고자 하는 거의 모든 질환과 연관된다.
요즘 주목받는 강황이 가진 항산화 작용은 여러 실험을 통해 계속 증명되고 있고, 뿐만 아니라 카레의 주성분인 로즈메리ㆍ살비아ㆍ생강ㆍ육두구 등도 강황을 앞서는 항산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강황 혹은 울금, 그리고 커큐민 카레와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주인공은 아무래도 강황이다. 강황은 ‘터머릭(turmeric)’이라 하여 카레의 주성분인데 인도에서는 강황 가루를 거의 모든 요리에 넣어서 먹는다고 한다. 한의학에서는 옛날부터 강황과 울금을 중요한 약재로 사용해 왔다. 일반적으로 Curcuma Longa L과 Curcuma aromatica Salisb라는 학명 두 가지를 모두 사용하여 생강처럼 생긴 뿌리 덩어리는 강황으로, 주변의 잔뿌리는 울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정확히 분류하자면 가을에 채취한다고 해서 ‘가을 울금’이라 부르는 Curcuma Longa L이 울금, 봄에 채취한다고 해서 ‘봄 울금’이라 부르기도 하는 Curcuma aromatica Salisb가 강황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혹자는 인도에서 카레의 원료로 사용되는 것이 울금, 아유르베다 의학과 민간요법에서 외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강황이라고도 한다. 성분을 분석해 보면 울금(가을 울금) 쪽이 커큐민 함량이 많아 약용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일본 오키나와에서는 울금을 ‘우찡’이라고 부른다. 옛날에 술집 여성이 작게 자른 울금 뿌리를 가지고 손님 몰래 먹여 매상을 올렸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울금을 먹으면 술에 강해지고 숙취가 생기지 않는다. 숙취라는 것은 간에서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화학물질 때문인데, 숙취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다시 말해 간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소화액의 분비를 촉진시키는 건위작용과 변비, 설사를 개선하는 작용도 있다. 변비와 설사는 여러 가지 원인으로 발생하므로 효과를 나타내는 울금의 원인물질은 찾을 수 없으나 울금에 함유된 커큐민과 정유 성분의 은근한 자극이 위장을 건강하게 하고, 위결장 반사작용이라 하여 위가 자극을 받으면 장의 활동이 좋아져 그 결과로 산뜻한 배변을 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최근에는 위염의 원인균인 헬리코박터-파이로리의 억제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항암효과와 치매예방 효과이다. 한 연구에서 발암물질을 투여한 쥐와 발암물질과 울금의 커큐민 성분을 같이 투여한 쥐를 비교했을 때 후자의 쥐가 암 발생률 20% 이하로 감소했다고 한다. 특히 외용으로 피부에 발라도 상당한 항암효과가 있다고 밝혀졌다. TPA라는 강력한 발암물질을 쥐의 피부에 바르면 90% 이상 암세포가 발생하는데, TPA에 커큐민을 섞으면 발암률이 크게 억제되며, 커큐민의 양을 TPA의 두 배로 한 경우에는 20% 이하로 억제되었다는 실험결과가 있다. 실제로 인도 아유르베다 의학에서는 각종 피부질환과 탈모 등에 강황 가루를 몸에 발라 치료하고 있다. 치매를 유도한 쥐에게 커큐민을 투여했을 때 인지능력이 증가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는 사람에게도 상당한 효과를 나타냈는데, 60세 이상에서 울금을 섭취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에서 상당한 인지능력의 차이를 보였다. 이 외에도 강황은 피부의 주름, 기미 개선 효과와 알레르기에도 우수한 효과가 있으며,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 ||||||||
Tip 몸에 좋은 카레와 울금, 어떻게 먹을까? | ||||||||
카레와 울금뿐만 아니라 각종 허브와 향신료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효능을 누리기 위해서는 한두 번 ‘맛보기 식’으로는 부족하고, 정규 식단에 포함해 자연스럽게 자주 먹어야 한다. 카레의 출신 성분은 소금이나 간장처럼 요리의 맛과 향을 좋게 하기 위해 첨가하는 ‘향신료’이므로 평소 우리가 즐겨 먹는 요리에 순수 카레 분말을 넣어 먹어보면 의외로 입맛에 맞는 것을 알 수 있다. 생선이나 고기의 냄새를 없애는 데에도 아주 좋으니 여러 요리에 활용할 만하다. 최근 순수 카레와 울금 분말이 수입되어 많이 유통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스리랑카의 ‘RAVI’사와 파키스탄의 ‘AHMED’사인데 인도 남부와 스리랑카 쪽이 향신료가 조금 적고 부드럽고 순한 맛을 낸다고 하니 입맛에 따라 선택하면 될 듯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진도 지방에서 울금이 많이 재배된다. 또한 울금차와 울금가루 등 가공식품도 많이 생산되고, 강한 맛을 줄이고 효과를 증진시키기 위해 발효시켜 만든 발효울금 제품도 많이 나오고 있다. ‘신토불이’라 하니 인도 제품보다는 아무래도 우리 제품이 몸에 맞을 듯싶다. [울금차] 울금을 잘 씻어 껍질째 1cm 정도의 두께로 잘라 약한 불에 끓인다. 뿌리의 성분이 녹아 나와 물이 맥주 색깔이 되면 완성. 맛이 매우 쓰기 때문에 먹기 좋게 꿀을 타서 마신다. [울금셰이크] 재료: 두유 100ml, 요구르트 80g, 바나나 1개, 울금 분말 1~2g. 만드는 방법: 믹서기에 재료를 전부 넣어 간다.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할 경우 저녁식사 대신 울금 셰이크를 마신다. 열량을 더욱 제한할 경우는 바나나 대신 키위나 사과를 넣어도 된다. [울금주] 중국의 전설적 시인인 이백의 ‘객중행’이라는 시에도 등장할 정도로 향과 색이 좋은데, 건조한 울금을 잘라 술로 담근 것이다. 일반적으로 1년 정도 묵히게 되는데, 약효를 느끼기 위해서는 4~5년 정도는 지나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울금 설탕 튀김] 설탕, 간울금, 달걀, 소맥분과 약간의 베이킹 파우더를 섞어 직경 3Cm 정도의 재료를 만들고 낮은 온도에서 튀깁니다. 튀기다 보면 다 익을 때쯤 꽃처럼 갈라져 모양도 귀엽고 단맛도 있어 아이들 간식으로 좋다.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