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물 누룽지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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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pistory 댓글 0건 조회 1,309회 작성일 14-03-25 11:01본문
해물 누룽지탕
엇그제 성탄 파티에서 비참하게 실패한 중국 음식.
막 튀겨낸 누룽지에 뜨거운 해물탕을 부어서
튀김의 아삭함이 부드럽게 변하는 순간에 먹어야 하는데
손님들이 제 시간에 오시지 않아
바삭거리던 누룽지는 탕 안에서
퉁퉁 불어 형체를 알 수 없는
죽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민 이세로 자란 부르클린 조카는
이태리 음식 리조트 같다고 맛 있다고 합니다.
한살배기 딸을 둔 새댁은
무슨 이유식 쯤 이라고 생각했는지
자기 딸이 한도 없이 먹었다고 좋아합니다.
나는 손님들의 칭찬에 쓴 웃음을 지었습니다.
음식을 아무리 정성스레 준비해도
상에 내기 전 마지막 몇 분이 성패를 좌우합니다.
마음 속에 들어있는 생각이 아무리 진심이라도
혀에서 잘 표현 되어 나가지 않으면
실패한 관계가 됩니다.
야심차게 준비한 누룽지탕이
나의 의도와는 상관 없이 제 인생을 갔듯이
실상과는 다른 드러나는 내가 있을 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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