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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수필: 카지노여 나에게 행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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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3,041회 작성일 10-06-0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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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돌아가는 추세에 영향을 받고 있는가 이민사리가 더욱 고달파지는 듯싶다.
생업에 어려움을 겪을 만큼 자영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한숨이 더 커지고 있다. 감원 바람에 직장인들의 가슴도 졸아들고 있다. 주식시장의 불투명성과 하락세는 어지간히 사람마음을 불안하게 해주고 있다. 조금씩 조금씩 회복하는 낌새가 보인다 해도 이미 받은 타격 탄에서 헤어날려면 얼마나한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
  이럴 때 일수록 요행심리는 더 깊게 작용하는지 돈 안들이고 돈 생길 일에 마음이 쏠리는 사람들을 만난다.
카지노 구경을 처음 한 것은 한 15년쯤이다. L.A에 갔다가 2박3일 예정의 관광여행객 틈에 끼어 라스베이거스에 간일이 있다. 밤이 되니 도시는 불야성을 이루고 소문대로 카지노는 초만원이다. 분명 충격적인 풍경이었다. 노름에 골몰하고 있는 사람들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 담배를 꼬나문 여인의 손끝은 노랗다. 얼굴은 피곤에 지쳐있다. 그런데 슬럿 머신을 잡아당기는 모습이 진지하다. 돈을 땄으면 신날 표정인데 영 그게 아니었다.
우리가 즐겨 찾아가는 시니어 센터에서 가끔 단체로 카지노 라마에 간다. 나도 남편과 함께 따라가곤 했다. 재미 삼아 한다지만 따는 것 보다 잃는 경우가 훨씬 많다. 몇 십불 버리고 나면 결코 기분 좋을 수는 없다. 어떤 이는 신용 카드를 꼽아놓고 머신을 두드린다. 아찔한 풍경이다. 자기 절재 능력이 없는 사람은 결국 중독에 걸리고 만다. 될 듯 될 듯 재물이 왕창 쏟아질 것 같은 환상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카지노로 패가망신 했다는 소문은 심심찮게 화재에 오르곤 한다.
   S선배 이야기는 잊을 수 없다. 처음에는 친구들과 재미로 카지노를 찾았다. 이 분은 노인 년 금 수령자다. 한번 두 번 장난삼아 했던 것이 모르는 사이에 중독 현상에 걸려들고 말았다. 현금이 없으면 크레뎃 카드를 썼다. 대박이 터질 듯 말듯 슬럿 머신은 S선배를 계속 유혹했다. 한 달 후 빌이 날라 왔다. 수천불이 카드에서 빠져나갔다.  이 빚을 갚겠다는 생각에 연금 받는 다음 날엔 대박을 기대하며 카지노로 달려갔다. 따는 것 보다 잃고 돌아오는 날이 많아지나 눈앞에 아른 거리는 슬럿 머신의 유혹은 갈수록 커졌다.
소문으로 폐인이 되다 시피 되었다는  S선배를 우연히 차안에서 만났다. 의외로 얼굴이 편안 한 모습이다. 
   그 동안 카드빚은 관계회사와 협상을 해서 조금씩 갚기로 하고 대신 신용카드 발급은 더 이상 받을 수 없다는 판결도 내려져 해결을 보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몸도 마음도 황폐해 져가는 자신을 그대로 둘 수 없다는 절박한 자각이 중독현상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처절한 각오로 이어졌다. 혼자의 힘으로는 너무 힘들었으나 함께 해준 친구가 있었고 믿음의 형제들과 보내는 시간을 늘리며 남을 돕는 방향으로 마음을 바꾸며 살고 있단다. 내 주머니에 5불만 있어도 부자 된 느낌이라는 이 선배의 말속에서 죽을 것 같은 지옥에서 벗어난 해피엔딩의 모습이 대견하고 든든했다.  
김진명의 소설 ‘도박사’를 읽은 적이 있다. 가장 밑바닥에 있는 인간의 물질에 대한 욕구를 기막히게 다루었다. 읽는 이를 단숨에 카지노의 벳 테이블로 안내한다. 한 없이 물질에 약한 인간의 본능이 순식간에 영혼을 파괴시키는 세계와 어우러져 거대한 한판 승부가 펼쳐진다. 저자 김진명은 모든 과정을 무시하고 ‘돈만 있으면 된다.’는 물질 만능에 대한 경고를 울리기 위해, 돈과 인간의 가치 평가적으로 생각해 보자는 의도에서 이 소설을 썼다 했다. 
   도박에 인생을 거는 사람들을 만날 때 마다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가 없다. 그러나 진정 그들에게 돌을 던질 수가 있을까. 내 안에서도 물질에 대한 욕구가 무한이 잠재되어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순간 아연해진다. 단번에 한탕 해 보고 싶다는 심리구조는 사람들로 하여금 도박장에 목을 걸기도 하고 복권에 당첨되기를 소망한다. 행운을 빌고 빌어주는 마음속엔 저마다 잘살아 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렇다 해도 당연한 말이겠지만 도박이 놀이 이상의 중독 현상이 일어나면 영혼을 파괴시키는 악재가 된다. 지옥 같은 수렁에서 마침내 벗어나기 까지 힘든 싸움을 마다아니했던 S선배는 진정 용기 있는 분이었다. 카지노는 행운을 가져다주는 대신 불행과 파멸의 장이란 것 잊지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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