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중매쟁이의 고민 (변수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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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2,794회 작성일 10-06-06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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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마음을 달래려고 노력해도 분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럴수록 더한층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알면서도 모른 채하던 선배 언니조차 야속한 마음이 들었다. 어떻게 키운 자식인데 그런 이혼한 남자를 소개하다니 생각하면 할수록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것도 얼마나 시답잖았으면 마누라에게 내어 쫓겨 이혼 당한 그런 남자를 우리 명희에게 짝을 지우겠다고, 천연덕스럽게 말한 그 어미의 심보가 아무리 생각해도 괘씸했다.
명희가 어떤 처녀인데, 내 자식이 아니라고 해도 배우처럼 생긴데다, 그것들이야 꼴값으로 선망이 되지만, 우리 명희야 뉴욕, 뉴저지, 커네티컷주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재색이 겸비한 여자가 아닌가. 그러다 보니 처녀로서 때를 놓치긴 해도, 아직도 앳되어 아무도 30으로 보지 않고 십대로 보는 사람이 허다하다.
얼마나 다행한지 모른다. 하긴 뉴욕이 넓어도 한인사회는 좁은 것을 실감했다. 헛기침만 해도 건넌방에서 들을 정도이니 서로 죄짓고는 못살기 마련이다. 그것도 이웃 옷가게 갔다가 명희의 근황을 주인 아낙이 묻기에 지나가는 말로 단지 그들이 알아서 사귀어 보고 결혼을 하겠지 하면서 시답잖게 말한 것이 빌미가 되었다. 그때는 좋은 일에 징크스가 있기 마련이라면서 애써 감추려 했는데, 이웃 사촌이라고 명희를 자식처럼 관심을 가지고 꼬치꼬치 묻는데 그만 수다를 떤 것이 총각의 신원을 알게 된 것이다. 병은 자랑하라고 했듯이 그렇지 않았으면 미친개에게 물릴 뻔했다.
선배 언니의 남편이 그런 사실을 알고 그러는지 아니면 우리 명희가 좋아 보여서 그런지 어쨌든 중매하겠다고 나섰다. 군법무관으로 재직하다 지금 뉴욕주에서 검사로 일하는 친구의 아들을 소개하겠다는 것이다. 그 아들을 잘 안다면서 인연이 된다면 좋은 배필이 될 것이란다. 더욱이 같은 전문직이니 변호사업을 차려도 좋을 것이라면서 인생 청사진을 펼쳐 보인다.
결혼은 천생 연분이 없이는 안 되는 모양이다. 선배 남편의 소침하게 말하는 것으로 보아 인연은 자기 뜻대로 안 되는 것 같다. 그의 친구가 간곡하게 부탁해서 이제껏 그의 짝을 구하다 바로 명희야 말로 기다렸던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처구니없는 응답에 싱거운 짓거리가 되고 말았다.
그 친구는 약방문 붙이다시피 아들의 결혼을 위해 온 동네방네 외고 다녔던 것이다. 그래서 친구가 취사선택을 해서 아들을 선보였다. 선보는 여자 쪽도 남자 키가 작다느니, 하필이면 검사이냐? 면서 퇴박맞았다. 그런가 하면 이쪽에서도 여자가 저렇게 생겼으면 남자 잡아먹을 상이다. 어떻게 이류학교 나온 여자냐! 남자야 나이가 좀 많아도 되지만 여자 나이가 너무 많다. 이혼한 여자 집안이냐. 싫으면 까탈을 잡았다. 그러니 중신아비의 입장이 말이 아닐 수밖에 없다. 그래서 ‘중매는 잘하면 술이 석 잔이고, 못하면 뺨이 세 대라.’ 라는 속담이 생겼는지 모른다.
근간 한국의 재벌사의 딸을 선보기 위해 한국에 다녀왔단다. 그 쪽에서도 해외에 있는 사업을 위해 전문 변호사가 필요해서 서로 선이 닿았다. 친구의 말로는 마치 부마로 간택이 될 수 있었는데 본인이 싫어해서 그 혼담은 무효로 했다면서 자랑하더란다.
선배 언니 남편의 해석은 달랐다. 부마가 되려면 그래도 허우대가 좋고, 골상이 좋았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그렇지 못한 데, 애초부터 상대방 스스로 결혼 결격사유를 말하는 것은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다.
선보는 자리엔 역술가도 있었을 것이고,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비서도 함께 했을 것이다. 그래야 면접에서 허위를 가려낼 것이니 말이다. 그런데 아예 마음이 없으면 각본대로 말하라고 했을 것이다.
“제가 신경통이 있는데 그래도 저를 좋아할 수 있겠어요?”
젊은 여자가 신경통이 있다니, 더욱이 잘 먹고 잘사는 데, 그래도 좋다면, 발작이라도 해서 정나미가 떨어지도록 하기 위한 전초전이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런 여자를 사랑할 남자가 그것도 한번보고 사랑에 빠질 인간이 없으니, 돈보고 결혼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비행기를 타고 한국까지 온 사람을 마음에 안 든다고 면전에서 퇴박을 놓을 수는 없으니, 오히려 퇴짜를 놓고 물러가라는 고도로 계산된 질문이 아닐 수 없다. 재벌 3세 정도 되면 재색이 구비되었을 뿐만 아니라 교양미도 있을 줄 안다. 그녀가 관심이 있었다면 어떤 질문을 했을까? 비서실 모사들이 어떤 시안을 주었을까 궁금하다.
재벌의 딸과 선을 보았다는 노총각 검사가 마음에 끌렸다. 아무리 선배 남편이 폄훼를 한다해도 첫 관문은, 바로 서류 전형은 통과한 셈이니 우리 명희의 짝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면 ‘명 그리고 총각 첫 이름자의 변호사 사무소‘를 개설하면 사무실 청소라도 해줄 수 있지 않은가 싶다.
총각이 자기 아버지에게 중매서는 분과 어떤 관계냐고 꼬치꼬치 묻더란다. 동창관계라니 더 이상 자기로 인해 교우관계가 소원해지지 말라면서, 얼마나 많은 친구들에게 입장을 곤란하게 만들지 않았느냐면서 ‘결혼은 자기가 하는 것이지 아버지가 하는 것이 아니라면서 자신이 알아서 하겠다며 더 이상 관여하지 말라.’ 고 대상이 누구냐고 물어보지도 않고 단호히 거절하더란다.
거절당한 기분이 들어 분한 마음이 모닥불처럼 피어올랐다. 우리 명희가 어떤 데 문전박대를 하다니 싶어 선배 언니에게 분을 삭였다.
“선배 언니! 제하고 이야기 좀 해요! 우리 명희에게 그 언니 친구 집 총각을 소개했다면 그래도 귀뜸이라도 했어야 하지 않아요! 더욱이 그 댁하고는 절친하다면서 이혼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것 아뇨? 아무리 그렇지만 멀쩡한 처녀가 허구 많은 총각 두고 이혼한, 그것도 전처를 못 잊어하는 그런 남자를, 기가 막혀서! 나이가 과년하니 아예 헌 년이라도 되는 줄 아는 모양인데, 얼마나 사람을 무시하면 뻔뻔스럽게 남도 아닌 당사자 어미라는 사람이 소개를 하다니!”
선배는 당황해 하다말고 당돌하게 군 그녀를 어떻게 대처해야할 지 궁리를 했다.
“왜 가만히 있는 나를 끌고 들어가는 거야! 우리 저이는 중매해서 성사된 일이 없으면서 또 싱거운 짓거리를 했구먼 그래! 여기 얘들이 어른들이 무어라고 한다고 말을 들을 것 같아? 마치 후배가 시집가는 사람처럼 날 뛰고 있어!”
“아니! 김 선생님이 누구 또 중매를 하신 적이 있었어요?”
“바로 이혼했다는 그 사람에게 했다가 여우같은 년이 나타나는 바람에 성사가 안되어 멀쩡한 사람 병신 꼴이 되었지!”
“김 선생님이 중매를 했다면 보통 여자가 아닐 텐 데요?”
“정말 참한 처녀였지! 그 얘의 대학 후배였고, 서로 마음에 있다는 말을 듣고, 우리 그이 출판기념회 할 때 재회하도록 초청을 했어. 그래서 잘 되어 가는 데, 한국에서 박사학위 하러 온 그 여자 얘가 육탄전을 벌린 거야. 알잖아 한국에서 온 아이들! 우리 아이들은 구식이야, 그 때 그 아이 연봉이 20만 불이었어! 영주권에다 등록금부터 란제리까지 그리고 학위 논문까지 봐 주는 그런 남편이 어디 있어! 불루밍데일은 밤 낯으로 드나드니, 잔소리 안 할 남자가 어디 있어! 정말 봉을 만난 거야! 학위를 받을 때쯤에는 통장에 든 돈까지 거들이 난 거야! 가정이 행복하지 않으니 직장생활도 신통할 리가 없지, 실업자가 되어 잔소리가 조금 심해지자, 더 빨아먹을 것이 없다고 생각한 거야. 그때는 그 여자 영주권에다 박사학위까지 걷어 쥔 다음이야. 그래서 남자 길들인다면서 법으로 옭아맨 것이지! 법원에서야 여자가 이혼하겠다는 데 법대로 진행시키는 거지! 변호사들이야 이혼을 시켜야 돈을 벌잖아! 그런데 전처를 못 잊어한다고? 얼마나 속을 썩였으면 분에 못 이겨 밤잠을 못 잔 아이를, 못 잊는다고! 누가 그런 되도 않은 이야기를 해! 지금은 많이 달라졌어! 부모들이야 힘들게 일했지만, 아이는 필립 사립학교에 예일대학에서, 유펜의 그 경영대학원, 미국에서 제일 좋다는 왜 그 있잖아? 갑자기 생각이 나지 않지! 그래, 와톤스쿨을, 그러니 일류학교에다 훤칠한 키에 미남이니 어느 여자가 가슴 설레지 않을 수 없지! 인생 쓴 경험을 겪고 나니 지금은 얼마나 겸손해졌는지, 사랑하던 여자가 죽어서 홀아비가 된 사람은 곤란하지만, 이를 북북 갈면서 헤어진 사람이야, 관념적으로 좀 헌신이긴 하지만 오히려 새신 보다 훨씬 편하지 않겠어! 지금 총각 처녀가 어디 있어? 보이 프렌드 라면서 함께 살다가 처녀로 시집가는 세상인데, 덩굴 채 굴러온 호박을 마다하니, 한국에서도 이혼녀를 마다 않는데, 미국에서 총각을 찾아!”
“명희 말이 한국 사람치고는 E 메일에 그렇게 깔끔하게 글을 올린 사람 처음 봤데요.”
“그것 보라고! 특급 미국 사람하고 다를 바 없지! 우리 그이는 이혼한 그 여자 아주 싫어했어, 다른 여자를 중매해서 그런 것이 아니고, 주는 인상이 전연 호감이 가지 않는 신경질적인 형에다 사치라는 것은 다 부린다니 남도 싫어하는데, 손톱에 때가 끼일 정도로 힘든 채소장수를 해서 아이를 미국 얘들보다 일류로 만들어 놓았더니, 들어온 며느리라는 것이 흡혈귀처럼 빨아대니 좋아할 부모가 어디 있겠어! 몇 마디 잔소리를 하면 미국 여자 못된 것만 배워 ‘당신이 왜 우리 가정에 간섭이냐?’ 라고 대드니, 더불어 그 어미라는 사람은 하루에도 몇 번식 한국에서 전화를 걸어 ‘길을 들여야!’ 된다고 하니 기고만장할 수밖에 없지!”
“왜 그런 여자를 택하도록 부모가 가만히 있었대요?”
“대원군이 민비를 간택할 때 누가 그 본성을 알 수 있었겠어! 그 여자의 아버지는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한 사람이래, 차관 급 정도 하다 죽은 모양이야! 그 어미는 끌어 모았던 재산으로 강남에서 부동산 장사를 한 복부인이고! 만일 후배도 두 처녀 중에 하나는 세탁소 하는 집 딸이고, 다른 하나는 명색이 한국에서 차관 딸이라면 누구하고 결혼하기를 바라겠어?”
“글쎄! 듣고 보니 그렇군요!”
“그것 보라고! 결혼 당사자를 보아야 하는데 대부분 사람들이 배후를 보는 것이지! 바로 그 부모를 보게 되지! 그것도 그 어머니에 그 딸이라는 등식은 그래도 확률적으로 높지만, 그 아버지의 사회 성취도는 상관관계가 불투명하단 말이야! 그런데 일반적으로 그 아버지의 배후를 보고 시집가는, 그러니 그 아버지도 아니고 그 배경과 결혼하는 난센스를 범하는 경우가 많지, 그렇지, 않아! 어떻게 생각해? 가장 중요한 것은 당사자들의 인성과 결혼에 대한 행복 추구가 아닐까?”
“그래요!”
“결혼은 출생과 사망만큼 인생의 중대사인데, 요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인연이라는 것이 자의대로 되진 않겠지만, 그래도 노력하는 자에겐 얻어지는 결실이 아니겠어! 눈만 마주치면 섹스를 하고, 결혼이라는 것은 법조문일 뿐, 윤리나 도덕일 수 없는 그런 지경에 인생을 창조하는 데 가장 중요한 행위라고 역설해봐야 미친 소리에 불과할 거야! 고루한 소리일는지 모르지만, 어쩌면 옛날 어른들이 궁합이니 사주니 하는 주역으로 인생사를 판단해서 결혼하는 것, 운명으로 받아드려 노력하는 것이 오히려 뜨겁게 달아오른 연애 결혼보다 파탄이 더디게 온다는 것은 모두 자인하지 않아! 요즘 아이들 펄쩍 뛸 일이지만, 그런 전근대적인 방법이 아닌 서로간의 인성, 적성, 정신적, 육체적 통계 자료로 서로 접근하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 같아. 그런데 사랑이라는 것은 수학적인 확률을 무시하니, 운명이라는 인연이 대두되는 지 몰라. 그래서 주역을 생각하게 하는지 모르지. 어쨌든 그들은 성인들이니 부모가 무어라고 해야 우리들의 경험이 그들에게 이입되지 않아! 그런걸 번연히 알면서도 우리 저이는 촉매작용으로 인한 충돌 회수가 높으면 화합할 수 있다면서 중매를 한데. 온실의 꽃을 바깥에 심을 때는 적응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주어야 하지 않아! 그런 가운데 그들은 결혼관을 배우게 된다는 거야.”
“우리 명희는 엄마가 싫어하면 만나지 않겠다고 했어요. 선배 언니는 제 삼자이니 그렇게 말씀하실 수 있지만, 당사자인 우리는 왠지 꺼림칙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단 말입니다.”
“그러다간 깜둥이 흰둥이 사위 보게 될 거야!”
“그렇게 악담하지 마세요!”
“정자 좋고 물 좋은 곳이 없어! 그런 곳은 벌써 다른 사람이 미리 차지해버려서, 엔간하면 빨리 차지하는 것이 좋아, 괜히 세월만 허송해! 그러잖아도 처녀 나이로는 많은 편인데!”
“누가 보쌈이라도 해갔으면 좋겠어요!”
“보쌈? 그렇게 할 정도면 남자 기백이 있지, 그러나 막상 당하고 보면 그렇지도 않을 걸!”
“억장이 무너지겠지요.”
“우리 때 그런 사건이 있었어, 지금 한국 정치인 중에 잘 나가는 한 사람 중에 그런 사람의 이야기야. 소설 같은 이야기지! 내가 직접 당사자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아니라서 얼마나 과장이 되었는지 모르지만, 심정적으로 그럴 수 있다고 보는 거야.”
“선배 언니! 그렇게 뜸을 드리지 말고 이야기해요! 정말 흥미진진할 것 같은데! 궁금해요, 어서 이야기하세요! 맨입에 안되겠다는 게요? 되게 빼시네!”
“당시 학생 운동을 하던 내 대학 후배가 주인공이지. 그 후배는 중소기업주의 딸인데 반반하게 생겼어 ‘이 가시나가 미쳤나’ 할 정도로 활동적이었어. 대학 동아리에서 마음 맞는 남자를 만나 반체제 활동을 한 거야. 그래서 경찰서를 밥먹듯이 다니게 된 거야. 그러니 부모가 집에다 끌어다 놓을 수밖에, 그러나 다 큰 처녀를 가두어 둘 수는 없는 것 아냐. 가출을 하고, 또 잡아다 놓으면 도망을 가고 해서, 총각을 반체제로 구속토록 한 거야. 그러면 도망가지 않을 줄 알았지. 그리고 괜찮은 혼처를 마련해서 시집을 보내려고 했으나 본인이 싫다는 데 어떻게 할 수 있어! 그런 와중에 총각이 풀려 나오게 되고, 곧 이어 후배 아버지는 그로부터 소포 하나를 받았어. 그것이 무엇일 것 같아?”
“그거야 사주단자이겠지, 그런 걸 질문이라고 물어요! 맞지요! 대답해봐요. 또 뜸을 드리네, 뭐 에요? 답답해서 못 견디겠네”
“그들도 후배처럼 그렇게 생각하고 뜯어본 거야. 그런 것이 아니었어. 기가 막힌 거야!”
“뭐 에요? 제발 시원하게 말해봐요.”
“독사가 나온 거야!”
“어머머! 놀래라! 독사라니? 무슨 놈의 인간이 그래! 물리지는 않았대요?”
“소포 속에서 독이 올라있는 독사가 물지 않을 수 있어! 야단이 났던 모양이야!”
“그런 자식을 그냥 두었데요? 왜, 그랬데요? 감옥에 보낸 분풀이로 한 거요, 뭐요?”
“결혼하겠다는 걸 못하게 한 모양이야! 절대로 그 지방 불한당하고는 못한다는 거야. 마치 흑인하고는 안 된다 하는 식이지! 끈덕지게 달라붙자 후배 아버지도 약이 오를 때로 오른 거야, 그래서 그를 독사 같은 자식이라고 할 정도였어.”
“그래, 그 후배는 어떻게 되었어요? 설마 독사를 보낸 그런 형편없는 자식하고는 인연을 끊었겠지요?”
“글쎄! 아무리 사랑하는 연인이라지만, 정신병자 아니고는 상식 이하의 그런 무뢰한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아? 그런 걸 명희에게 물어보지 그래! 어떤 대답이 나올까? 아니
후배는 어떻게 했을 것 같아?”
“그런걸 질문이라고 해요? 도대체 그 사람이 누구 에요? 지어낸 이야기는 아니겠죠?”
“결혼에 반대하는 부모에게 독사를 보낼 정도 같으면 얼마나 기백 있는 남자야! 부모가 왜 우리들 사랑에 관여하느냐? 아예 독사에 물려 죽어버리기라도 해라는 식이니 정말 화끈한 남자 아냐!”
“언니! 왜 이래요? 어떻게 정신이 이상하게 된 것 아뇨? 혹시 선배 언니네 이야기가 아녀요?”
“우리 그이가 그 정도라면 이곳 뉴욕에서 죽치고 있을 사람이 아니지, 안 그래!”
“그럼, 누구 에요? 말해봐요, 어서!”
“요즘 공직자 인준 청문회에서 장관으로 뜨고 있는 사람이야, 그런데 부창부수라고 그 후배가 극성을 부리는 바람에 부동산 비리가 문제되어 말썽이 되고 있더구먼, 그래!”
“아니, 그 사람이라면 나도 알아요. 혁명투사 같았어요. 머리가 쭈뼛할 정도의 바쿠닌의 ‘혁명가의 교리문답’이라는 무시무시한 문서를 들고 다니면서 기염을 토하던 자였어요. 그자 같으면
그러고도 남을 만해요. 정말 세상 좋기는 좋다, 그런 자가 장관을 한다니...”
“그런데 후배는 아직도 이혼 남을 탓하니,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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