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닷컴버블 다시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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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822회 작성일 15-07-13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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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말 닷컴버블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인가. 최근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와 넷플릭스, 프라이스라인 등 기술주 주가가 급등하면서 닷컴버블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의 전반적인 회복세가 부진한 데다, 기업들 실적이 썩 좋지 않은데도 주가가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것이 닷컴버블 붕괴 직전인 1999년 상황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 시각) "기술주 급등이 주주들에겐 큰돈을 벌게 해주고 있지만 동시에 주식시장엔 골치 아픈 조짐이 될 수 있다"면서 "일부 투자자는 지금을 2013년이 아니라 (닷컴버블이 절정이던) 1999년처럼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이상 과열을 보이는 기술주로 전기차 제조업체인 테슬라,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 여행 사이트인 프라이스라인닷컴,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 등을 들었다.
테슬라 주가가 작년 말 33.87달러에서 4일 175.2달러로 무려 417% 급등했다. 넷플릭스 주가도 같은 기간 92.5달러에서 337.6달러로 265% 상승했다. 프라이스라인과 페이스북의 올해 주가 상승률도 각각 72%, 81%에 달한다.
기술주 급등에 힘입어 올해 뉴욕증시는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폐쇄)과 양적 완화 축소 우려라는 악재에도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했다.
다우지수가 올해 19% 상승한 것을 비롯,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24%, 30% 올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주가 상승세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예컨대 테슬라는 기업가치(시가총액)가 213억달러로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GM(520억달러)의 41%에 육박하지만, 매출과 순익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초라하다.
테슬라는 작년 매출액 4억1000만달러에 3억39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액 대부분을 날린 셈이다.
반면 GM은 작년 1522억달러 매출에 62억달러 순익을 올렸다. 페이스북도 미국 10대들의 사용이 감소하고 있지만 이런 악재가 주가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체비엇밸류매니지먼트의 대런 폴록은 "현재 급등하는 기술주들이 현재 주가를 유지할 수 있는 충분한 내재적 가치를 가졌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기업공개(IPO)가 급증하고 공모가가 오르는 것도 주식시장이 정점에 도달했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SNS 업체인 트위터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사흘 앞두고 공모가 예상치를 기존 17~20달러에서 23~25달러로 올렸다.
이 회사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 주식을 사두려는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예상 가격대로 상장에 성공할 경우 트위터는 현금 20억달러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트위터의 최근 경영 실적은 초라하다. 최근 2년간 적자를 기록했고, 올 3분기(7~9월)에는 적자 규모가 6100만달러로 상반기(6900만달러)와 비슷할 정도로 불어났다.
미국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직원 1인당 적자 폭이 4만달러꼴인 트위터가 임원 연봉을 1000만달러나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BI는 또 "야후가 올해 신생 SNS 기업인 텀블러를 11억달러에 인수했지만 이 회사의 수익 전망이 불투명하다"면서 "야후가 1999년 당시 신생 기업을 무더기로 사들였다 실패한 경험을 답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이하 연준)가 양적 완화를 축소해 돈줄을 죄기 시작하면 일부 기술주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BI는 전망했다.
1990년대 말 닷컴버블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여섯 차례 올리면서 급격히 붕괴했다. 나스닥지수는 2000년 3월 5048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급락세로 돌변해 2002년 10월 1114까지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지만 기술주에 대한 투자 열기가 아직 닷컴버블 시절만큼 달아오르지 않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미 플로리다대의 제이 리터 교수는 "올해 상장된 정보통신기술(IT) 기업들의 공모가가 매출의 평균 5.6배 수준으로 1999년(26.5배)보다 훨씬 낮다"며 "기술주들의 올해 상장 당일 주가 상승률도 26%로 1999년(87%) 같은 급등 현상이 많이 완화됐다"고 말했다.
올해 상장을 신청한 IT기업들의 창업 연수도 평균 13년으로 닷컴버블 당시 4년보다 성숙해졌다고 WSJ는 전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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