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수익 좇는 탐욕에… 파국 주기 빨라진 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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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476회 작성일 15-07-11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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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모든 사람의 '욕구'는 만족시켜 줄 수 있지만 '탐욕'은 채워줄 수 없다."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대는 월가를 규탄하는 이유를 이렇게 표현한다. 실제로 금융 본연의 역할보다는 탐욕에 사로잡혀 일확천금을 꿈꿨던 월가의 투자행태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져 결국 납세자들의 주머니에서 7000억달러(835조원)의 구제금융을 받아갔다.
금융회사들이 자금이 필요한 곳에 돈을 대주는 금융 본연의 역할에서 벗어나 과도한 수익을 좇아 나설 경우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른다는 것을 금융의 역사는 증명한다. 대표적인 예가 1920년대 말 세계 대공황이다. 당시 미국 은행들은 고객 돈을 갖고 주식 투기에 나섰다 주가가 폭락하자 연쇄 부도를 맞았다.
20세기 말 들어 금융회사의 탐욕이 파국으로 이어지는 주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2000년을 전후해 전 세계 금융시장을 마비시킬 뻔했던 헤지펀드 LTCM(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의 파산, 본업을 제쳐놓고 파생상품 거래에 골몰하다 대규모 회계부정을 저지른 엔론 사태, 미 증시 폭락을 불러온 IT버블 붕괴 등 대형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20세기 말부터 컴퓨터를 이용한 거래가 보편화되면서 금융거래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거래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을 그 이유로 든다. 거래방식이 지나치게 복잡해져 금융회사 내부에서조차 누가 어떤 거래를 했는지 알기 어려워졌다.
복잡해진 금융거래는 이에 대한 관리·감독을 어렵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탐욕에 사로잡힌 개인 한 명이 금융권을 흔들어놓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1995년 트레이더 닉 리슨(당시 28세)이 불법 거래로 회사에 14억달러(약 1조6600억원)의 손실을 입혀 233년 역사의 영국 베어링스 은행을 파산시켰을 때 이 같은 일은 전무후무할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2008년 초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의 트레이더 제롬 커비엘(당시 31세)이 72억달러의 손실을 입히더니 지난달 스위스 UBS에서 트레이더 크웨쿠 아도볼리(31)가 회사에 23억달러의 피해를 안겼다.
미국에서 "더 이상 금융권의 탐욕을 좌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1월 미국 여론조사업체 '퍼블릭 폴리시 폴링'이 두 문장 가운데 어느 쪽이 현 경제상황을 가장 잘 묘사했는지를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의 59%가 "기업의 탐욕이 현재의 위기를 초래했고, 경제회복을 위해선 이 같은 관행에 고삐를 조일 필요가 있다"를 택했고, "지금은 기업들을 제재하기보다는 경제회복에 박차를 가할 때다"라는 응답을 선택한 이는 33%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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