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싸고 세금도 적고 미국 은퇴자도 “지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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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917회 작성일 15-07-07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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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캔자스 주립대 교수인 프레드 브록(62)씨는 2년 전 뉴욕에서 미 중부에 위치한 캔자스주로 이사를 했다. 뉴욕타임스 경제부장으로 일하다 정년을 맞았을 때 캔자스에 살던 친척이 이사를 오라고 권한 것이다. 마침 캔자스 주립대에서도 교수 자리를 제의해 왔다.
브록씨는 “뉴저지 집을 팔고 캔자스로 이사오자 20만 달러 이상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됐다”면서 “캔자스는 물가가 뉴욕의 60% 수준인데다 재산세도 적게 물려 뉴욕에 살 때보다 월 소득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훨씬 편하게 노후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선 은퇴자들이 지방으로 이사를 가는 것이 아직 흔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에선 30년 전부터 이런 현상이 시작돼 최근에는 확고한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다. 대부분 날씨가 따뜻하고 부동산 가격이 싼 남쪽 지방으로 이동하는 행렬이다. 지갑이 두꺼운 은퇴자들이 몰려오면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미국의 남부 주들은 은퇴자들을 서로 많이 유치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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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론지노 미국 노년학회장은 “날씨가 좋고 편의시설이 많은 플로리다주, 워싱턴주, 텍사스주, 네바다주, 애리조나주가 은퇴자들의 주거지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은퇴자들이 지방으로 이주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생활비가 싸게 먹힌다는 점이다. 관광객이 사시사철 몰려드는 플로리다주의 경우 집값이 뉴욕과 LA 같은 대도시의 2분의 1 수준이다. 물론 마이애미 같은 유명 관광지의 집값은 뉴욕과 별 차이가 없지만 플로리다는 땅이 워낙 넓기 때문에 싼 주거지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인구가 별로 없는 애리조나주와 뉴멕시코주는 부동산 가격이 5분의 1 이하로까지 떨어진다.
네바다 등 일부 주에선 주민들에게 소득세와 재산세를 거의 물리지 않는다. 날씨가 좋은데다 세금을 적게 물리고 물가가 싸기까지 하다면 연금소득으로 사는 노인들이 대거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
재미있는 것은 한 은퇴자 그룹이 지방으로 이사를 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면 다른 친척이나 동네사람을 끌어들이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 결과 특정 지역 출신 은퇴자들이 한 곳에 집중적으로 몰려 사는 현상이 발견되고 있다.
예를 들어 미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85년부터 90년까지 5년 동안 약 11만명의 뉴욕주 출신 은퇴자들이 플로리다주로 이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찰스 론지노 노년학회장은 “미국 동부 사람들이 은퇴 장소로 플로리다주를, 서부 사람들이 네바다주와 워싱턴주를 많이 선택하는 것은 문화와 생활관습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몰려 사는 현상과 관련이 깊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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