氣란 무엇인가 > 질환별 한방처방

한의학에서 정의하는 ‘기’란 무엇인가.

한의학은 오랜 세월동안 많은 학문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에 따라 기의 개념 또한 여러 가지 학문의 개념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본래 용어 자체로서의 기인데 이것은 음식을 뜻하는 쌀미(米)에 수증기와 같은 구름을 뜻하는 구름기(气)자가 합해진 것으로 아직도 몽골 근처의 중국 북부지방에서는 양양(羊)자가 쌀미자 대신 쓰이기도 하는데 이를 미루어볼 때 음식을 통해 얻어지는 에너지, 특히 땅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듯 살아있는 생명을 가진 것들에서 나타나는 온기, 수증기, 따뜻한 김.. 등을 나타내는 의미로 생명 에너지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의미가 발전하여 움직이는 모든 것, 자연현상의 모든 것의 배후에 존재하는 움직이는 힘, 힘을 가진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이라는 의미가 되고 한의학에 스며들어 여러 가지 의미로 분화되게 됩니다. (ex, 곡기(穀氣) - 음식을 통해 흡수되는 기운, 위기(衛氣) - 우리 몸을 호위하는 기운, 영기(營氣) - 우리 몸을 영양하는 기운, 종기(宗氣 - 심장을 박동하게 하는 으뜸이 되는 힘)

기가 그 자체로서 존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일종의 개념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완전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한의학의 치료원칙인 조기치신(調氣治神)이란 생명 현상을 일으키는 에너지를 다스림으로써 인체의 생리 기능을 회복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한의학에서는 내부에 존재하는 오장육부와 외부의 피부 및 근육이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오랜 기간 동안 경험의 누적을 통해 확인해 왔으며 이를 통해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지점들이 경락 및 경혈로써 명명되어 기록되어져 왔으며 이러한 부위에 침이나 뜸 지압 등의 물리적 자극을 가함으로써 관련된 오장육부에 원하는 자극을 가해 치료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관관계가 실제 기라고 불리우는 물질(혹은 파장)이 전달되어 일어나는 현상인지 혹은 기존에 알려져 온 근육이나, 근막, 혹은 피부의 기타 신경수용체 및 뇌신경계와의 복합적인 반응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한의학에서 다스리고자 하는 기는 신체의 생리 및 병리적 활동에 집중되어 있으며 또한 그 목적이 생리적 항상성을 회복하는데 주안점을 둡니다. 그러기 위해서 항상성이 깨어져 있는 부분과 관련된 경락 및 장부에 대한 진단을 통해 음양이라는 방법을 통한 2분법과 오행이라는 방법을 통한 5가지 시간적, 공간적 상태의 균형관계에 대한 진단을 하고 치료를 실시합니다. 그를 통해서 몸에 해당하는 생리적 항상성, 그리고 마음에 해당하는 정신적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 바로 조기치신(調氣治神)의 최종 목표입니다.

사회가 발달하여 물질적 풍요가 증가할수록 심신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며 스트레스성 질환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 역시 정신/마음과 관련된 것들이 보다 많아질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상황으로 볼 때 물질적 몸만을 바라보던 시각에서 몸과 마음의 중간고리인 기에 이르기 까지 관심이 증가한 것은 참으로 당연하면서도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앞으로의 의학이 지금의 몸을 다스리는 의학에서 한걸음 나아가 몸의 병뿐만 아니라 마음의 편차를 다스릴 수 있는 진정한 의학에 다다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