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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에서 보릿고개를 넘겨야 했던 중생들에게 풀솜대로 죽을 쑤어 나누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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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타라곤 댓글 0건 조회 1,110회 작성일 11-11-1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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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풀밭사이로 솜사탕 같은 하얀 꽃대가 보인다. 한 줌 훑어 입에 넣으면 보드랍고 달콤한 꽃알들이 혀끝에서 눈 녹듯 사그라질 것만 같다. 커다란 나무 밑둥 아래 옹기종이 모여 있는 작은 풀솜대는 나뭇잎에 한번 걸러진 은은한 햇볕을 받으며 고운 꽃대를 가만히 올린다. 그리고는 아름다움으로, 향기로, 폭신함으로 오가는 이의 오감을 사로잡는다.

풀솜대는 '지장보살', '지장풀' 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리고 있는데, 그 옛날 산사에서 보릿고개를 넘겨야 했던 중생들에게 풀솜대로 죽을 쑤어 나누어 주었다. 그래서 억압받고 죽어가는 자를 구원하는 지장보살의 덕을 기려 풀솜대를 '지장보살'에 비유했다고 한다. 산스크리스트어로 지장보살은 'Ksitigarbha'라고 하는데 '땅의 모태'라는 큰 뜻을 담고 있다. 이런 웅장한 이름으로 불러 주어도 의시대거나 거만하지 않고, 숲속 한 귀퉁이에 수줍은 듯 묵묵히 서있는 풀솜대를 보며 이 작은 풀에게서 겸양지덕(謙讓之德)을 배운다.

풀솜대(Smilacina japonica)는 백합과(Liliaceae)의 다년생 초본으로 우리나라 각처에서 자라고 있으며, 근경은 원주형으로서 옆으로 뻗고 불룩한 여러 개의 마디가 있다. 원줄기는 비스듬히 자라고 위로 올라갈수록 털이 밀생한다. 생김새는 꽃대가 나오기 전에 둥굴레를 닮아 있지만 식물체 전체에 보송한 털이 있고, 잎겨드랑이에서 꽃을 내는 둥굴레와 다르게 원줄기 끝에 꽃대를 올린다. 잎은 5-7개의 잎이 2줄로 어긋나서 달리고, 타원형으로 양면에 털이 있다. 꽃은 5-7월에 백색으로 피고 줄기 끝에서 총상화서를 이루며, 열매는 장과로 7-9월에 붉은색의 구슬처럼 달린다.


한방에서 풀솜대는 뿌리와 근경을 녹약(鹿藥)이라 하여 약으로 사용하였다. 문헌에 따르면 녹약은 달고, 쓴맛이 나며,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신장(腎)과 간(肝)에 작용한다. 녹약은 신장(腎)을 보하고 인체의 양기(陽氣)를 강건하게 하는 효능과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막히거나 정체되어 있는 어혈(瘀血)을 제거하며, 풍(風)을 제거하고 통증을 멈추는 효능이 있다.

그래서 주로 신장이 허하여 음경(陰莖)이 발기되지 않거나, 월경이 순조롭지 못할 때 사용하며, 두통, 편두통에도 쓰이고, 풍습으로 인해 저리고 아픈 증상과 오래된 종기, 타박상 등에도 풀솜대의 뿌리를 사용한다. 약을 쓸 때에 풀솜대의 수집은 봄이나 가을철에 하며, 뿌리를 캐어 깨끗이 씻은 후 그대로 사용하거나, 그늘에 말려두었다가 약으로 쓰면 된다. 발기부전 증상이나 몸이 허약한 사람은 녹약 15 ~ 30 g을 술로 담아 복용하면 된다. (중화본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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