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인 눈 사이로 샛노란 꽃을 피워내는 복수초를 일컬어 인동초
페이지 정보
작성자 타라곤 댓글 0건 조회 1,466회 작성일 11-11-14 17:01
본문
한참 겨울의 찬 기운이 강맹한 위세를 자랑하고 있는 이 시절에 어울리는 ‘인동(忍冬)’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흔히 인동초(忍冬草)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인동초는 복수초(福壽草) 또는 인동덩굴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쌓인 눈 사이로 샛노란 꽃을 피워내는 복수초를 일컬어 인동초라 하는 것도 손색이 없는 일입니다만, 오늘 만나볼 인동초는 인동덩굴입니다. 일상어에서는 인동초라 하지만, 정확한 식물명은 인동덩굴이며, 한약재로 쓸 때에는 인동 또는 인동등(忍冬藤)이라고 부릅니다.
인동등은 인동과(忍冬科)에 속한 덩굴성관목인 인동덩굴(Lonicera japonica Thunb.)의 덩굴성 줄기입니다. 줄기만 채취하는 것은 번거롭기 때문인지, 잎이 붙은 채로 유통되는 일이 많습니다. 세종 13년에 편찬된 《향약채취월령》에서는 음력 12월에 채취하는 한약재로 인동등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겨울에 약효가 가장 좋기 때문인데, 《본초강목》에서는 ‘능동부조(凌冬不凋)’, 즉 겨울철에 얼어서 마르지 않는 특성이 있어서 ‘겨울을 참아낸다’는 뜻의 인동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동덩굴은 내한성이 강하여, 활엽수로는 드물게 푸른 잎을 단 채로 겨울을 나기도 합니다.
.jpg)
인동덩굴
.jpg)
인동덩굴
인동등은 유황과 수은의 독성을 억제하는 신묘한 효과가 있다고 해서 통령초(通靈草)라고도 합니다. 옛 문헌에는 인동등을 오래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수명이 길어지는 효험도 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본초강목》에 따르면, 인동등으로 술을 빚어 마시면 이와 같은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인동등은 기본적으로 청열약(淸熱藥)으로서 성질이 차갑고 온갖 염증/화농/궤양성 질환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므로 무작정 복용하면 안 됩니다. 또한 약성이 차가워서 비위가 허약하고 뱃속이 찬 사람은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인동덩굴의 꽃도 ‘금은화(金銀花)’라고 하여 약으로 쓰입니다. 6~7월에 새하얀 꽃이 두 개씩 모여서 피는데, 2~3일이 지나면 시들어가면서 노란색으로 바뀝니다. 수많은 꽃들이 일시에 개화되는 것이 아니라 저마다 다소의 시간차를 두고 피기 때문에, 대개는 흰 꽃과 노란 꽃이 동시에 피어있게 마련입니다. 여기서 노란색을 황금(黃金), 흰색을 백은(白銀)으로 비유하여 금은화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습니다. 실제 약으로 사용할 때에는 아직 피지 않아 녹색이 남아 있는 꽃봉오리를 채취하여 씁니다.
금은화 또한 인동등과 유사한 효능을 지니는데, 특히 온갖 열병과 염증성 질환을 치료하는 데 사용됩니다. 몇 년 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이 유행할 당시 중국에서 금은화가 포함된 한약 처방을 활용한 적이 있습니다. 한의학적으로 금은화는 열독(熱毒)을 없애는 작용을 하므로, 급성 열성 질환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쉽게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조류독감이나 신종플루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한약재 시장에서 금은화 가격이 폭등하기도 했습니다. 현재도 금은화는 감초나 당귀에 비해 3~4배 비싸게 팔리고 있습니다.
.jpg)
인동덩굴의 꽃
.jpg)
인동덩굴의 꽃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