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치매는 아닐까?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943회 작성일 15-06-21 23:28
본문

요즘 치매 클리닉에서 진료를 하다 보면 "혹시 치매가 아닐까 걱정돼 찾아왔다"고 털어놓는 환자들을 자주 대한다. 노부부가 치매 검사를 받으려고 함께 오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노인 10명 중 8명이 오래 살게 되었을 때 가장 두려운 병으로 치매를 꼽는다.
치매에 대한 이런 두려움의 근저에는 치료되지 않는 병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정말 치매는 치료될 수 없는 병인가?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약 10%의 치매는 완치가 가능하다. 치매 중 약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아직 완치를 기대할 단계는 아니지만 진행을 억제하거나 증상을 호전시키는 정도는 가능하다. 가족들이 힘들어하는 난폭행동, 수면장애, 의심, 환각, 우울 등의 정신행동 증상도 치료를 하면 상당히 개선된다.
그렇다면 언제쯤 병원을 찾아봐야 할까. 주변 사람들이 느끼기에 과거에 비해 기억력이 확실히 떨어진 것 같다고 여겨질 때다. 특히 최근에 나누었던 대화내용이나 했던 일을 까맣게 잊어버리는 일이 잦을 경우 한 번쯤 병원을 찾아 인지기능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최근 기억의 저하는 알츠하이머병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이상 증상이다. 옛날 일을 시시콜콜 잘 기억한다고 해도 요즈음 있었던 일을 자꾸 잊는다면 문제다. 발병 초기엔 먼 과거에 대한 기억은 비교적 잘 보존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또 어떤 말을 하려고 하는데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아 "왜 그거 있잖아? 그거…" 하는 식의 표현이 늘고 말을 주저하게 되거나 말수가 줄어드는 것도 발병 초기에 흔히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시간이나 장소를 혼동하거나 익숙하게 처리하던 일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것도 초기 증상 중 하나다.
물론 이런 일들이 어쩌다 한 번 나타났다고 해서 모두 치매 진단을 받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가 자꾸 반복되거나 점점 더 심해진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치매 초기에는 우울해지거나 성격이 변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의욕이 줄고 짜증이 늘었다면 우울증을 먼저 의심해야 한다. 그러나 그 사람이 노인이라면 치매 때문이 아닌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전과 달리 이유 없이 주변 사람을 의심하거나 평소 성격과 사뭇 다른 모습을 계속 보일 때도 마찬가지다.
다른 모든 병과 마찬가지로 치매 역시 조기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초기에 발견해야 치료 효과도 높은 까닭이다. 거리나 비용 때문에 병원 찾기를 주저하게 된다면 서울의 경우 가까운 각 구의 치매지원센터, 지방은 보건소에서 시행하는 무료 치매검진을 받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국민일보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