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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세 동갑내기 부부, 자전거로 세계일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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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yale 댓글 0건 조회 1,578회 작성일 11-01-2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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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거나 뛰는 운동 다음으로 가장 쉽게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아웃도어 라이프는 자전거를 타는 것이다. 두 발 대신 두 바퀴를 이용하면 어디든지 못 갈 곳이 없다. 근교의 공원이나 한강둔치, 시간적인 여유가 조금 더 주어진다면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시골길을 달려보는 것도 푸르른 여름날 도전해볼 만한 모험이다.

세계 10개국 여행, 자전거 하나로 OK!
그런데 여기, 자전거 하나로 지구촌 순회공연을 펼치고 돌아온 부부가 있다. 동갑내기 이성종·손지현(28) 부부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2년 동안 자전거로 세계여행을 했다. 스물세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결혼해 지금까지 5년 동안 호주, 뉴질랜드를 비롯해 아프리카 10개국 등 총 1만km가 넘는 땅을 밟았다.

두 사람 모두 결혼 전 자전거 여행 경험이 있었지만 자전거 마니아는 아니었다. 그러다가 세계여행을 위해 아르바이트로 모은 경비를 털어 여행을 떠났고 부족한 경비를 채우기 위해 기업에 스폰서를 요구하기도 했다.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의류와 자전거를 비롯한 현금 1천만원 상당의 협찬을 받는 등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결혼 초창기에 아내가 여행 가자는 이야기를 꺼냈어요. 그 당시 저는 학생 신분이었기 때문에 단순히 배낭여행을 함께 가는 정도로만 생각했죠. 그런데 자전거 여행을 알게 되고 준비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더 많은 곳을 오랫동안 여행하고 싶은 욕망이 커졌어요.”(이성종)

방학이라고 해봤자 기껏 두세 달. 자전거 세계여행은 보통 5년 이상 하는 이들이 많다. 그래서 부부는 1년을 정해놓고 여행을 다녀오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막상 1년간의 오세아니아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니 또다시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래서 아프리카로 향했다.

“자전거 여행 중에는 정말 많은 에피소드가 생겨요. 배낭여행과는 조금 차이가 있죠. 보통 자기 스스로 페달을 밟아 앞으로 나아가고 목적지에 도착해 큰 성취감을 얻는 것이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되겠지만, 사실 그보다 더 좋은 점은 현지인들에게 쉽게 다가가 서로 소통하기 쉬운 여행이라는 점이에요.”(이성종)

자전거는 창문이 없어 편안하게 사람과 마주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행을 하며 현지인들과 가까이 지내다 보면 그 나라의 문화와 관습에 대해 깊이 알 수 있게 되고 새로운 친구들을 사귈 수도 있다.

“멋진 풍경, 맛있는 음식보다 이런 살아 있는 관계에서 오는 작은 에피소드가 더 기억에 남고, 우리의 여행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이성종)

용기 필요한 도전, 보람과 감동은 두 배
여행 중 가장 잊지 못할 에피소드를 꼽으라면 너무 많아서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 할지 모를 정도다. 돌이켜보면 매 순간이 도전이었고, 끊임없이 부딪히는 일들의 연속이었다.

그래도 한 가지를 꼬집어 말한다면 아프리카 보츠와나의 초베 국립공원을 지나가며 야생 코끼리와 마주쳤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야생 코끼리는 동물원에서 보던 것과 매우 달랐고, 집채만 한 코끼리가 어찌나 민첩하던지 처음 본 순간 압도당할 정도였다.

“조용히 코끼리가 있는 곳을 멀찍이 돌아서 가려는데 갑자기 귀를 펄럭이며 위협했을 때는 정말 딱 죽는구나 싶었어요. 있는 힘껏 페달을 밟아 앞으로 가는데 앞에는 코끼리 가족이 길을 막은 채 버티고 있었고, 되돌아가려고 뒤를 보니 큰 코끼리가 쫓아오고…. 정말 무서웠어요.”(이성종)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망설이던 부부 앞에 다행히 지나가던 현지 교민의 차량이 멈췄고, 그들은 머나먼 아시아에서 온 어린 신혼부부를 위해 코끼리를 몰아 길을 열어주었다. 부부는 그 차가 아니었다면 당시 어떻게 됐을지 도저히 상상하고 싶지 않다며 한숨을 깊이 몰아쉬고는 웃음을 터뜨렸다.

여행 중에 가장 뿌듯했던 기억은 케냐의 나쿠루에 위치한 고아원을 찾아 2주간 봉사활동을 펼친 일이다. 보츠와나에서 만난 독일인 자전거 여행자 친구들이 소개해준 고아원을 직접 찾아가 머물면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

“사실은 봉사활동을 했던 경험이 별로 없었기에 무엇을 도와야 할지조차 잘 몰랐어요. 그저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는 것만으로도 큰 봉사가 되는 것이라고 해줬던 지인의 말만 생각났죠.”(손지현)

고아원은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전문 육아 도우미와 조리사가 1인 다역을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부부는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하며 최고의 놀이 상대가 되어줄 수 있었던 보람찬 시간을 보냈다.

“막연히 봉사활동은 어렵고 부담스럽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서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꼈어요. 순수한 아이들과 2주 동안 가족같이 지낸 시간을 정말 잊을 수가 없어요.”(손지현)

자전거 여행은 둘의 호흡을 최대한 맞추지 않고서는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다. 부부이기 이전에 서로가 한 팀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일정의 규칙과 수신호를 정하고, 서로의 체력에 맞춰서 유지와 보정을 해야 한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로 인해 상호작용이 이뤄지고 부부 간의 호흡이 일치하게 된다.

자전거 여행을 통해 바뀐 점이 있다면 하고 싶은 일과 관심 대상이 제각각이었던 두 사람이 자전거로 함께 시간을 보내며 공통의 관심사를 찾아 꾸준히 많은 대화를 하고, 의논하고,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부부의 생활을 영위하고자 노력해 나간다는 점이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인생이니 하루하루 즐겁게 살아보자는 생각으로 떠난 여행이 점점 길어져서 여기까지 왔어요. 지금까지의 경험들이 무척 즐겁고 큰 의미가 있어서 앞으로도 계속 모험과 함께하는 삶을 살려고 해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나라의 구석구석을 자전거로 여행할 그날까지 멈추지 않고 페달을 밟아 나갈 거예요.”(손지현)

이성종·손지현 부부가 알려주는, 자전거에 입문하는 초보자들을 위한 Q&A
Q 자전거를 탈 줄은 알지만 막상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A 요즘 자전거를 본격적으로 타려고 하는 분들이 예전보다 많이 늘어난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뿌듯해요. 해외 투어도 많이 나가는 추세이고요. 그런데 막상 실천으로 옮기려니 이것저것 막막한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해요. 의외로 갖추어야 할 장비가 다양하거든요.

그럴 때는 가까운 자전거 가게에 방문해보세요. 자전거는 책이나 인터넷으로 이론만 파악하는 것보다는 직접 보고 만져보는 것이 좋아요. 본인의 목적과 용도에 맞는 자전거만 있으면 반은 시작한 셈이에요. 가게 사장님에게서 많은 정보를 얻어낼 수도 있고요.

자전거를 구매하고 나서는 본인의 지역에서 가깝고 연령대가 맞는 동호회에 가입하는 것이 좋아요. 혼자서 다니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기도 하고요. 자전거를 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고 없이 안전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것만 명심한다면 자전거는 좋은 취미로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가꾸는 데 큰 도움이 될 거예요.

Q 자신의 몸에 맞는 자전거를 제대로 고르는 방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일단 용도가 가장 중요하겠죠. 산에 갈 것이라면 MTB를, 속도를 즐길 거라면 로드바이크를 선택해야 해요. 하지만 출퇴근이나 가벼운 도심 라이딩을 즐길 거라면 두 형태의 중간적인 특성을 가진 하이브리드 자전거가 적당해요.

그 외에도 픽시, BMX, 다운힐, 올마운틴, 어반 등 다양한 형태의 자전거가 있지만 대부분 특수한 목적의 자전거들이고요. 평소에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한다거나 집 안에 자전거를 보관할 만한 공간이 마땅치 않은 분이라면 접이식 미니벨로가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어떤 자전거를 구매할 것인지 결정했다면, 몸에 맞는 사이즈가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안장에 앉은 상태로 페달에 뒤꿈치를 얹었을 때 무릎을 쭉 펼 수 있을 정도로 안장 높이가 확보가 되어야 하고, 핸들을 잡았을 때 너무 멀거나 가깝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야 해요. 세부적인 조정은 일단 타면서 조금씩 바꿔나가면 되고요. 일단 자전거는 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답니다.

Q 자전거 라이프를 시작할 때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과 꼭 챙겨야 할 팁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A 가장 중요한 것은 자전거의 엔진이 바로 타는 사람이라는 거예요. 아무리 고가의 자전거라도 타는 사람의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그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가 없어요. 사실 가격대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성능의 차이는 미미한 수준이에요. 절대로 초보자가 느낄 만한 것이 아니죠.

그러므로 장비에 관한 욕심은 접어두고 지금 가지고 있는 자전거를 아껴주며 열심히 타세요. 대신 라이트와 후미등, 헬멧 등 안전 장비에는 아끼지 말고 투자하는 것이 좋아요. 그리고 땀이 많이 흐를 경우를 대비해서 땀 배출이 잘되는 기능성 의류를 입고, 피부 보호를 위해 자외선 차단제를 꼭 발라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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