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예산삭감 말고도 재정 악재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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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898회 작성일 15-07-27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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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정부의 대규모 예산 자동 삭감, 이른바 '시퀘스터'(sequester)가 형식적으로 발동되는 가운데 정부가 일시 폐쇄되거나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등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재정 부문 악재가 상반기 겹겹이 쌓여 있다.
2013회계연도 잠정 예산 편성이 3월 27일 종료돼 의회가 그전에 이를 의결하지 않으면 연방정부와 산하기관이 문을 닫고 2014회계연도 예산은 백악관이 의회에 제출하지도 못한 상황이다.
5월 18일 이전까지는 국가 채무 한도를 높여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미국 신용등급이 떨어질 공산이 크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언론과 현지 경제 분야 소식통에 따르면 2013회계연도(지난해 10월 1일∼올해 9월 30일) 예산안은 지난해 10월 1일부터 올해 3월 27일까지의 잠정예산안만 미국 의회가 지난해 9월 말 의결한 상황이다.
따라서 3월 27일 이전에 나머지 기간까지 포함한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의결될 때까지 연방정부가 일시적으로 폐쇄된다.
1970년 이후 미국 연방정부는 예산안이 제때 통과되지 못해 17차례나 폐쇄됐으며 1995년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21일간이나 정부가 문을 닫은 게 가장 최근 사례다.
당시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던 뉴트 깅리치 하원의장은 이 사태 때문에 국민 여론이 들끓어 몰락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이번 시퀘스터 상황 등이 그때와 비슷한 점을 고려하면 정치권이 어떤 식으로든 3월 중순까지는 해결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백악관은 의회와 재정 적자 해소 및 예산 삭감 방안 등 당면 현안을 놓고 공방을 벌이면서 아직 2014회계연도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하지도 못한 상황이다.
통상 다음 회계연도 예산안은 2월 초ㆍ중순께 의회에 제출하고 의회가 이를 심사해 10월 회계연도가 시작되기 전에 이를 의결하는 것이 관례다.
계속되는 잠정예산 편성으로 의회에 대한 불신이 확산하자 하원은 4월 15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의원 급여를 받지 않겠다는 법안까지 지난달 말 의결했다.
예산안을 처리하거나 임기가 끝날 때까지 모든 급여를 에스크로(은행 등에 돈을 맡기고 조건이 충족되면 찾을 수 있도록 한 제도) 계좌에 넣어놓겠다는 것이다.
미국 정치권이 첫 단추인 시퀘스터 문제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상태여서 의원들이 당분간 '세비'를 받아가지 못하는 상황은 불 보듯 뻔해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장 큰 산은 국가의 빚 한도를 상향조정하는 일이다.
미국 의회는 지난달 시퀘스터와 채무 상한 조정 문제가 겹치자 일단 5월 18일까지는 법정 한도를 해제해 미국 재무부가 필요한 지출을 할 수 있게 조처해놨다.
역시 이때까지 의회가 채무 한도를 올려주지 않으면 미국은 국가 부도를 의미하는 디폴트(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지고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될 공산이 크다.
미국 국가 채무는 1980년 9천억달러에 불과했으나 1990년 3조2천억달러, 2000년 5조7천억달러로 점점 불어나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이후 이라크전쟁 등을 수행하면서 눈덩이처럼 커졌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금융 위기 극복을 위한 구제 금융과 대규모 경기 부양책 추진 등으로 채무가 매년 1조달러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2012년 채무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100%를 넘어섰고 내년 109%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2011년에도 국가 부채 재조정에 난항을 겪으면서 국제 신용 평가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사상 최초로 국가 신용등급을 한 단계 깎아내렸고 당시 등급을 강등하지 않았던 무디스와 피치는 이번 채무 한도 조정에 실패하면 등급을 하향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현지의 한 경제 소식통은 "미국의 경제가 정치에 연계되는 상황이 심화하면서 어떤 대내외적 요인보다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정치권 대립 격화로 원만한 협의가 어려워 궁극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보다 당장 닥친 현안을 몇 개월 뒤로 미루는 미봉책 찾기에 급급하다 보니 그 기간이 만료할 때마다 실물 경제와 금융 시장이 크게 요동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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