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황제' 아델슨 지원 후보 8명 모두 '고배'
이번 미국 대선과 상·하원 선거는 미 역사상 '최악의 돈선거'로 꼽힌다. 이들 선거에 투입된 돈만 자그마치 60억달러(6조5천억원)가 넘을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돈을 퍼붓고도 그 효과가 올해처럼 적었던 때는 없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화당 후원 단체들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도 백악관 입성과 상원 장악이라는 두 가지 목표 달성에 모두 실패했다.
특히 롬니 대통령 만들기에 적극 나섰던 갑부들의 '투자 실패'가 두드러졌다.
미국 '카지노 황제' 셸던 아델슨과 부인 미리암은 밋 롬니와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및 다른 공화당 후보를 후원하는 단체에 총 5천300만 달러(577억원) 이상을 기부하며 미 정치사상 최대 큰손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성과는 신통치 않았다.
"강간에 따른 임신도 신의 뜻"이라는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인디애나 연방 상원의원 후보 리처드 머독을 비롯해 플로리다의 코니 맥, 오하이오의 조시 만델 상원의원 후보 등에 이르기까지 아델슨이 슈퍼팩을 통해 지원한 공화당 후보 8명이 모두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텍사스주(州) 출신의 '기업사냥꾼'으로 유명한 억만장자 해럴드 시몬스도 롬니와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를 지지하는 슈퍼팩에 2천690만 달러를 기부했다.
시카고 커브스의 소유주인 조 리케츠는 오바마 정부의 연방지출 문제를 공격하는 슈퍼팩에 1천300만 달러의 돈을 댔다.
텍사스주 부동산갑부 밥 페리도 플로리다와 버지니아주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와 롬니를 지원하는 슈퍼팩에 2천100만 달러 이상을 쏟아부었다.
워싱턴포스트는 "만약 선거투자가 주식투자와 같았다면, 수많은 억만장자가 '무일푼'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뿐만 아니다. 프로 레슬링 단체(WWE)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직접 자신의 주머니에서 1억 달러 가까운 선거자금을 뿌렸던 린다 맥마흔(공화당) 상원의원 후보는 코네티컷주에서 크리스 머피 현 하원의원에 패했다.
또 버지니아의 공화당 조지 알렌 후보는 독립적인 단체들로부터 5천만달러 이상을 끌어모았으나 민주당 팀 케인 후보에 져 '가장 비싼' 선거만 치르게 됐다.
뉴욕타임스는 "공화당 지지 단체들이 민주당보다 더 많은 돈을 썼지만, 그 돈들은 성과를 내기보다 경쟁의 장을 가지런하게 만드는데 그쳤다"고 분석했다.
물론 그렇다고 외부단체에 의한 선거자금 지원이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의원들도 슈퍼팩과 환경단체, 노동조합의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 롬니 역시 슈퍼팩 '미래를 복구하라'로부터 5천500만 달러의 선거광고 비용을 지원받아 대선 후보로 지명됐다.
정치후원금 백서를 내는 정치책임센터(CRP)의 밥 비어색 선임연구원은 "돈은 선거를 성공시키는데 필요조건이지만, 그렇다고 충분조건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