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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도 전임자 전철.. 미 4개 정부 '끝없는 이라크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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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892회 작성일 15-07-29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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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안에 문제가 풀릴 것 같지는 않다. 장기간에 걸친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 이라크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반군 지역 공습에 대해 설명하면서 한 말이다. 전임 행정부의 이라크 침공을 '어리석은 전쟁'이라 평했던 오바마는 공습 재개와 함께 수렁에 발을 들여놓았다. 전쟁에서 손 떼려 애쓰던 오바마는 이라크를 공격한 미국의 네 번째 대통령이 됨으로써 전임자들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바마는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겠다고 누차 강조했으나 두 달 전 반군의 대공세가 시작된 뒤 이미 1000명 가까운 미군을 '경비 강화' 명목으로 이라크에 들여보냈다. 고심 끝에 공습을 시작하면서 오바마는 "이라크 지도자들이 새 정부를 세울 때까지"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새 정부가 들어선다고 IS와의 대치가 끝날지는 미지수다. 미국 뉴욕타임스, 영국 가디언 등은 오바마의 말을 인용해 이라크 군사작전이 몇 달에 이를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오바마는 공습을 선언하면서 북부 쿠르드 자치정부 수도인 아르빌의 미국인·시설을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9일 연설에서는 이라크인 소수 종파 보호를 언급, 목표를 확장시키고 공습도 좀 더 장기화할 것임을 시사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미 국방부 관리들은 "반군의 아르빌 진입을 막는 목표는 며칠 내로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문제는 '그 이후'다. 쿠르드 지역과 중부의 바그다드 등을 지켜내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쿠르드 지역과 바그다드를 지킨다 해도 서북부 시리아 접경지대를 반군에 내준 채로 현상유지를 하는 것에 불과하다.

군사작전의 이름과 명분, 규모는 제각각 다르지만 조지 H W 부시 시절부터 시작해 미국의 4개 행정부가 25년째 이라크와 싸우고 있다. H W 부시는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권의 쿠웨이트 침공을 빌미로 걸프전을 일으켰다. 명분은 후세인의 도발이었으나 탈냉전 시기를 맞아 '팍스 아메리카나 시대'의 도래를 과시하기 위한 무력행사였다. 뒤 이은 빌 클린턴 행정부는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의혹을 제기하며 이라크를 고립시켰고 1998년에는 대규모 공습을 했다. 이라크를 아프가니스탄과 함께 '미군의 수렁'으로 만든 것은 아버지 뒤를 이은 조지 W 부시 정부다. W 부시는 2001년 9·11 테러 뒤 대테러전을 선언하면서 아프간을 넘어 이라크로 전선을 확장했다.

오바마는 이라크 안정화 등 전쟁 뒤처리에 전력했으나 시리아 내전 등 중동 곳곳에서 터져나온 분쟁에 대응하는 데 실패, 다시 전투기를 보내는 상황이 됐다. 물론 이번 공습이 오바마 정부의 정책적 변화를 의미한다고 보기엔 이르다고 알자지라방송 등은 지적했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오바마가 원하든 원치 않든 '끝없는 전쟁'이 될 판이다. 대테러전의 프레임이 달라졌고, 미국이 원하는 구도로 이라크의 상황을 정리한 뒤 전쟁을 끝내는 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임무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지금의 극단주의 무장조직들은 철저히 지역화돼 외부 국가(미국)의 군사작전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분석이 많다. 필립 크롤리 전 미 국무부 차관보는 9일 BBC 웹사이트 기고에서 "테러의 위협은 글로벌 네트워크로 이어져 있는 동시에, 지역이나 부족 간의 문제와 결합해 있기 때문에 미국이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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