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공간의 악동 ‘룰즈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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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803회 작성일 15-07-24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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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우리는 룰즈섹이야. 사이버 세상에서 단조로움은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즐거운 개인들이 모였지. 같이 노래해. '룰즈는 행복해, 모험을 향해 항해하자, 룰즈는 아무도 해치지 않아.' "
초국적 해커집단 '룰즈시큐리티(룰즈섹)'는 홈페이지에서 자신들을 이렇게 소개한다. 크게 웃는다는 의미의 영문 축약어인 'LOL(Laughing Out Loud)'과 뜻이 같은 '룰즈(lulz)'와 보안(security)이 합쳐진 이름에서부터 '재미를 위해 사이버 공간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라는 이들의 정체는 잘 드러난다. 룰즈는 젊은이들이 채팅 또는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 사용되는 약어다.
미국 상원과 연방수사국(FBI)에 이어 지난 15일 중앙정보국(CIA)에 침입했다고 발표한 룰즈섹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룰즈섹은 이날 트위터에 '탱고다운(목표물을 사살했다는 의미의 교전용어)-CIA.gov'라는 글을 남겨 CIA 해킹 사실을 알렸고, 이후 해당 사이트는 접속이 아예 불가능하거나 원활하지 못했다. 앞서 폭스뉴스와 포르노사이트, 소니와 닌텐도, 미국 공영방송도 공격 대상이 됐다. 룰즈섹은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해킹을 선전포고하고 이후 해킹을 통해 빼낸 각종 정보를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룰즈섹은 뚜렷한 정치적, 경제적인 목적 없이 자유로운 인터넷 활동에 제약을 가하는 집단을 조롱하면서 재미를 좇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가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전쟁으로 간주해 군사대응을 할 방침이라는 언론 보도에 자극받아 '망할 FBI금요일'이라는 이름의 FBI 웹사이트 공격 작전을 감행하는 식이다.
이들의 확실한 정체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인터넷 정보 자유를 주장하며 2003년 설립된 해커집단인 '어나니머스'에서 갈라져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지난해 위키리크스의 결제를 차단한 업체들을 상대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해 유명해진 어나니머스는 룰즈섹과는 달리 정치적인 목적의 해킹인 '핵티비즘'을 지향한다. 알자지라는 어나니머스가 튀니지와 이집트 등 아랍권을 휩쓸고 있는 '재스민혁명'의 숨은 공신이며 2009년 이란 대선에 항의하는 시위 때에도 활동을 벌였다고 소개했다.
해킹 방식도 어나니머스가 디도스 공격으로 해당 사이트에 과부하를 거는 비교적 단순한 방식인 데 반해 룰즈섹은 방어시스템을 공격해 정보를 빼내고 있어 더 정교하다.
하지만 룰즈섹의 활동은 사생활 침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정보기술(IT) 전문 뉴스사이트 CNET는 "룰즈섹이 문제를 일으키는 재미를 추구할지 모르겠지만 개인정보가 노출된 사람은 또 다른 사이버 공격의 대상이 될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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