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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 없는 중남미, 브라질 등 중도좌파 부상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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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847회 작성일 15-07-28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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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사회주의 운동의 기수였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이 지역 국가들의 역학관계도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중남미에서 강경 좌파 동맹이 느슨해지고 브라질 등 중도 성향 정부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BBC방송이 6일 보도했다.

베네수엘라의 동맹국들이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야는 경제와 관련된 대외 정책이다. 차베스는 에콰도르와 볼리비아, 쿠바, 니카라과 등 중미와 카리브해 국가들에 자국 석유를 저가로 공급하는 석유 지원 프로그램(페트로카리브)을 시행해왔다. 차베스 사후 대선에서 야권이 승리한다면 이 프로그램은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0월 대선 때 엔리케 카프릴레스 야권 후보는 "당선되면 석유 저가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차베스가 후계자로 지명한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이 당선된다 해도 프로그램이 종전대로 시행된다는 보장은 없다. 베네수엘라는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0%에 이르고 외환보유액도 고갈되고 있다. 재정을 확충하고 경제 개혁을 추진하려면 석유 가격을 인상해 수입을 늘려야 한다. 브라질 교황가톨릭대의 마르시오 스칼레르시오 교수는 "마두로가 차베스의 정치적 자산을 모두 상속할 수 있을지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석유 수입 조건의 변화는 좌파 동맹국들의 정치적 안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쿠바는 차베스의 '통 큰' 후원에 의존해 정권을 유지해왔다. 원유 수입량 가운데 3분의 2가 베네수엘라에서 들어오고, 베네수엘라와 계약한 각종 합작 사업과 직접 투자도 쿠바 경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지원이 끊기면 라울 카스트로 정권은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2014년 3선 도전을 앞두고 있는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도 차베스의 부재가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지지율이 30%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석유 수입 가격이 인상되고 경제 여건이 불안정해진다면 재집권에 실패할 수도 있다.

중남미와 미국의 관계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차베스는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남미에 대한 미국의 입김을 차단하는 역할을 했다. 2004년에는 미국이 제안한 미주자유무역기구에 맞서 중남미 협력기구인 '미주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을 창설했다. 찰스 샤피로 전 베네수엘라 주재 미국 대사는 "차베스는 미국 기업들을 국유화하고 미국 대통령을 모욕했다"며 이제 두 국가가 화해할 여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볼리바르 동맹 회원국들도 종전보다 유연한 태도로 미국과의 관계 증진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차베스의 사망이 중남미에 갑작스럽고 광범위한 변화를 몰고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향력이 최고조였던 2005~2006년에 비해 지금 베네수엘라는 경제도 어려워지고 영향력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콜롬비아 연구소 '위험통제'의 니콜라스 왓슨은 "좌파들에게 재앙이 닥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강경 좌파 세력이 저물고 중도주의자들이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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