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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프간 전략 다시 중대 기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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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1,849회 작성일 10-07-28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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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戰 기밀문서 누출 후폭풍
단계철군 고수할지 갈림길, 하원 戰費법안 회의 등서 아프간 정책 핫이슈로

'아프가니스탄(아프간) 전쟁일지' 기밀폭로 후폭풍이 워싱턴 정가를 흔들고 있다. 최근 아프간 전황 악화와 스탠리 매크리스털 사령관 낙마에 이어 미국의 아프간 전략은 또한번 고비를 만난 셈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작년 12월에 밝힌 병력 증강과 단계적 철수 전략을 고수할지 조기철군이라는 출구전략을 이행해야 할지 기로에 섰다고 뉴욕타임스는 27일 보도했다.

미국 내에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곳은 의회였다. 미 상원 외교위 위원장이면서 아프간전의 대표적인 지지자였던 존 케리 의원(민주)은 26일 "이 문건들이 어떤 불법적인 방법으로 공개됐다고 해도, 그것은 파키스탄과 아프간에 대한 미국의 정책 현실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면서 "정책이 중대 국면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27일로 예정된 하원의 아프간 전비(戰費)법안 회의와 상원의 신임 중부사령관 인사청문회에서 아프간 정책은 핫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의원들과 전문가들은 그동안 의구심을 자아냈던 전황에 대해 구체적 증거가 드러난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문건 내용보다 대규모 기밀이 한꺼번에 유출된 경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방부가 출처 조사에 착수했다고는 하지만 미국과 동맹국에 어떤 위해가 발생할 수 있을지 파악하는 데는 몇 주까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BBC는 보도했다.

미국의 대(對)탈레반 전략과 파키스탄에 대해서도 격앙된 목소리가 들린다. 파키스탄이 탈레반과 공모했다는 구체적 사실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26일자 사설에서 '파키스탄의 이중게임'을 비판하면서 "국민은 이 값비싼 전쟁에 점점 지쳐가고 있다"고 썼다. 그러나 파키스탄 관리들은 자국 국내정보국(ISI)이 탈레반과 협잡했다는 내용에 대해 악의적인 루머라며 반발했다.

미군의 아프간‘전쟁일지’기밀 폭로로 또한번 주목받는‘위키리크스’사이트

문건을 공개한 위키리크스의 운영자 줄리안 아산지(Assange)가 '아프간전 일지'를 '펜타곤 페이퍼'에 비유한 것을 두고도 논란이다. 펜타곤 페이퍼는 1971년 뉴욕타임스를 통해 폭로된, 미국의 베트남전 개입 과정을 담은 국가 기밀문서다. 하지만 문서의 성격과 내용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평이다. 펜타곤 페이퍼는 1945~67년 전쟁사를 7000쪽 3권 분량에 완결된 형태로 기술한 보고서였다. 반면 아프간전 일지는 2004~2009년 전황을 9만1000여쪽에 담았으나 하급 장교들의 일지를 모은 것인 데다 고도로 민감한 내용들은 공개과정에서 누락됐다.

다만 기존의 아프간전 반대 진영에 활용될 여지는 충분하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연방법 위반… 수사착수" 백악관 강력 대응 입장

미국 백악관은 26일 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기밀문서 9만여건이 웹사이트 위키리크스(WikiLeaks)를 통해 보도된 데 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악관의 로버트 기브스(Gibbs)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위키리크스를 통해 기밀문서들이 공개된 것이 충격적이라며 "이는 연방법 위반으로 현재 수사 대상이 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폭로가 "아프간 주둔 미군을 위험에 빠뜨리고, 군의 기밀유지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밀유출 용의자 매닝 일병
"기밀은 공개돼야…" 유명 해커에 접근레이디 가가 CD로 위장해 정보유출
'헬기동영상 누설' 이미 수감

브래들리 매닝 일병

"기밀을 내려받기 위해 음반으로 위장한 CD를 썼어요. 사실은 자료를 복사하는 중이었지만 음악을 듣는 것처럼 레이디 가가(Lady Gaga·미국 인기 여가수)의 노래 '텔레폰'을 흥얼거려 보안 담당자 눈을 속였죠."

아프간전 기밀문서 9만2000건 유출의 유력 용의자로 다시 주목받는 브래들리 매닝(22) 일병은 지난 5월 인터넷으로 접촉한 해커에게 자신의 수법을 이렇게 자랑했다. 상대는 8년 전 뉴욕타임스 해킹으로 유명세를 떨친 해커 애드리언 라모(30)였다. 매닝은 메신저로 접속해 자신을 '바그다드 부근에서 복무하는 정보분석가'라고 소개한 후 말을 이어갔다. "나는 정부 1급 비밀과 연결된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어요. 이 정보들이 워싱턴 DC의 폐쇄적인 서버를 통해 뒷거래돼서는 안 되며 대중이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매닝은 '레이디 가가 음악을 듣는 식으로' 기밀보고서 약 26만건과 동영상 2개를 빼냈다고 말했다.

'내부고발자' 매닝을 고발한 것은 라모였다. 그는 국방부 관계자에게 "이렇게 방대한 정보가 유출되면 누군가의 생명이 위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매닝과의 대화 내용을 털어놨다. 미군 당국은 지난 4월 위키리크스를 통해 2007년 이라크 주둔 미군 헬기의 민간인 사살 동영상이 공개된 후 정보누설자 색출에 혈안이었다. 매닝은 5월 25일 복무지인 바그다드 인근 미군 작전본부에서 체포됐다. 매닝은 위키리크스에 여러 건의 자료들을 넘긴 상태였다고 군 관계자는 말했다. 앳된 얼굴의 매닝 일병은 그 뒤로 쿠웨이트 미군 기지에 수감 중이다.

이번 아프간전 기밀 유출과 관련해서도 미 국방부 대변인인 데이브 라판 대령은 26일 "매닝이 이번 (아프간전 기밀) 유출과 관련해 국방부가 지목하는 인물 중 한명임은 확실하다"라고 말했다.

매닝에 대해선 메릴랜드주 포토맥 출신으로 2007년 육군에 자원입대했다는 사실 외에 알려진 게 별로 없다. 군에서도 정보분석 임무를 맡아 이라크전에도 참전했다는 사실 정도가 전부다. 그는 업무 특성상 수많은 외교·군사 문서에 접근할 수 있었다.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미 정부와 군 당국 눈엔 '국가안보를 위협한 범법자'다. 기밀유출 혐의가 모두 유죄로 확정될 경우 최대 52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는 이미 그의 석방 운동이 불붙었다. 27일까지 2200여명이 "영웅적 행위를 처벌하지 말라"는 탄원서에 서명했다. 위키리크스측도 제보자가 매닝임은 인정하지 않은 채 "그를 돕기 위해 세 명의 변호사를 고용했다"고 말했다.

◆美 현대사 고비마다 '폭로'…
71년 '펜타곤 페이퍼', 베트남전 부도덕성 폭로… 정부전략 수정 이끌어

어찌 보면 미국 현대사는 비밀과 폭로를 거듭하는 숨바꼭질의 역사였다. 국가적 고비 때마다 군·정부기관에서 새나온 기밀정보들이 매번 역사의 물줄기를 바꿨다. 1971년 뉴욕타임스 특종으로 실체가 처음 공개된 '펜타곤 페이퍼'는 베트남전의 '부도덕성'을 드러냈다. 1945~67년 인도차이나에서 미국의 개입과정을 담은 국가 1급비밀이 내부고발자에 의해 누출되면서 여론은 반전(反戰)으로 돌아섰고, 정부는 철군해야 했다. 1972년 '워터 게이트'는 대통령의 사임까지 끌어냈다. 워싱턴포스트의 민주당사 강도사건 취재가 발단이 된 이 사건에서 익명의 내부제보자 '딥 스로트'(Deep Throat)가 닉슨 행정부의 불법도청 행위를 백일하에 드러냈다. '딥 스로트'는 33년이 지난 후에야 마크 펠트 CIA 부국장으로 밝혀졌다.

2003년 '리크 게이트'는 정부 고위인사가 기밀을 누설하고 화를 자초한 경우였다. 언론인 로버트 노박이 칼럼을 통해 CIA 비밀요원인 발레리 플레임이란 신원을 공개하면서 시작된 이 사건은 결국 이라크전에 비판적인, 발레리의 남편인 조지프 윌슨 전 대사를 보복하기 위해 백악관의 루이스 스쿠터 리비 비서실 차장이 기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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