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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표정을 읽어주는 박물관, 얼굴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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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AVORY 댓글 0건 조회 3,000회 작성일 12-02-22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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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이란오랜세월동안무대와배우들과함께해온연극연출가김정옥씨에게사람의얼굴은‘읽 어내야 하는 것’그리고‘읽어지는 것’이었다. 당대의 많은 배우들을 길러내고 수많은 화제작을 연 출하기 위해 그는 배우의 얼굴에서 미묘한 표정을 이끌어내고 관객의 얼굴에서 동의의 끄덕임과 눈 길을 얻어야 했다.
 
얼굴을 관찰하고 때론 감상하는 것이 업이자 낙이 된 그는 얼굴의 표피를 너머 그 속에담긴숱한이야기까지꿰뚫는 다. 그러한통찰력은시골길에버려 진옛석상의얼굴에서도아름다움 을 느끼게 했고, 여행을 할 때마다 발견한아름다운얼굴들이모인‘얼굴 박물관’이라는 독특한 문화 공간이탄생하게했다.

전라도 강진의 한옥을 옮겨오다

얼굴 박물관은 낮은 바람이 물결을 매만지는 청평댐 지척에 숨겨져 있다. 지도를 보고 이웃 주민에게 물어서 샛길로 접어드니 거대한 철 덩어리를 두드려 만든 육중한 대문이 그 뒤에 있을 얼굴들을 감추고 있다. 여타의 박물관과 달리 이곳에서 벨을 누르고 온 힘을 다해 문을 밀어 젖혀야 그제서 박물관의 마당으로 들어서게 된다.
 
마치 이전 세상과 이후의 세상을 구분하려 한 듯 철문 뒤로 가려졌던 풍광이 생경하다. 소박하고 고즈넉한 한옥 한 채가 서 있고 앞 마당에서 세월을 거슬러 찾아온 듯한 수많은 조각상들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혹자는 조선 시대 양반의 얼굴이고 누구는 저 멀리 이스터 섬의 고대 석상을 연상시킨다.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혼재하는 이색적인 느낌에 묘한 기분마저 든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한옥은 전라도 강진에서 옮겨왔다. 김정옥 씨 부부의 친구가 사는 강진을 찾을 때마다 백두산 소나무로 만든 이 멋스러운 한옥에 감복하곤 했었는데, 댐 공사로 그 지역이 수몰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고심 끝에 한옥을 채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기둥이며, 디딤돌 하나까지 조심스레 분해한 뒤 지금의 장소로 옮기고 대목장의 손길로 정성껏 조합했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듯한 한옥은 박물관에 손님이 찾아오면 차와 식사를 대접하고, 연극과 문학, 문학과 사회를 논하는 사랑방이다. 시원한 툇마루는 넓은 마당 곳곳에 서 있는 다양한 조각상들을 감상하기 더없이 좋은 전망대 역할도 한다. 한옥에서는 다회나 가족 모임을 가질 수 있으며 하룻밤 묵으며 한옥 체험도 가능하다. 들꽃과 수풀, 이끼가 낀 작은 화분들이 바람이 일 때 마다 다양한 표정을 짓는 정원 속의 한옥은 얼굴 박물관의 또 다른 매력이다.

연극 무대 같은 박물관

거대한 콘테이너 상자 같은 박물관 본관은 마치 연극 무대로 들어선 느낌이다. 입구에 서면 여러 계단 아래의 전시장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독특한 구조다. 나무로 이어 만든 계단은 관객들이 앉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넉넉한 너비로 만들었고, 아래 전시장의 벽은 상황과 계획에 따라 쉬이 움직일 수 있다.
 
천정에 조명 시설을 갖춘 전시장은 이따금씩 공연 무대로 사용하기도 한다. 세계현대무용단이 창단 20주년 기념 공연을 이곳에서 가졌고 시인들의 시 낭독회나 예술가들의 전위 예술 퍼포먼스 등 다양한 문화 공연이 얼굴 박물관에서 개최된다.

전시장의 무대는 아이들에게 미술 체험 교실이 되기도 한다. 층계에 자유로이 앉아 학예사로부터 박물관 소장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자신과 타인의 얼굴을 관찰하는 시간을 가진다. 손바닥 크기의 조약돌이 주어지고, 아이들은 한국인의 얼굴형을 닮은 이 조약돌 위에 직접 자신이나 친구들의 얼굴을 그린다.
 
서양식 미술 교육 때문에 서양형의 얼굴 그리기에만 익숙해진 아이들에게 이러한 한국적 형상 찾기 작업은 자신의 정체성을 생각하고 느끼는 값진 체험이다. 또한 동자석, 문관석, 선비석, 불상, 탑상 등을 두루 감상하고 원하는 작품을 따라 그려보게 되는데, 이 과정은 한국의 역사, 선조들의 정신 세계, 전통적인 조형미를 직접 느끼고 이해하게 만드는 좋은 미술 교육 방법이다.

국외를 아우르는 수천 점의 얼굴 작품

거대한 콘테이너 상자 같은 박물관 본관은 마치 연극 무대로 들어선 느낌이다. 입구에 서면 여러 계단 아래의 전시장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독특한 구조다. 나무로 이어 만든 계단은 관객들이 앉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넉넉한 너비로 만들었고, 아래 전시장의 벽은 상황과 계획에 따라 쉬이 움직일 수 있다. 천정에 조명 시설을 갖춘 전시장은 이따금씩 공연 무대로 사용하기도 한다. 세계현대무용단이 창단 20주년 기념 공연을 이곳에서 가졌고 시인들의 시 낭독회나 예술가들의 전위 예술 퍼포먼스 등 다양한 문화 공연이 얼굴 박물관에서 개최된다.

전시장의 무대는 아이들에게 미술 체험 교실이 되기도 한다. 층계에 자유로이 앉아 학예사로부터 박물관 소장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자신과 타인의 얼굴을 관찰하는 시간을 가진다. 손바닥 크기의 조약돌이 주어지고, 아이들은 한국인의 얼굴형을 닮은 이 조약돌 위에 직접 자신이나 친구들의 얼굴을 그린다.
 
서양식 미술 교육 때문에 서양형의 얼굴 그리기에만 익숙해진 아이들에게 이러한 한국적 형상 찾기 작업은 자신의 정체성을 생각하고 느끼는 값진 체험이다. 또한 동자석, 문관석, 선비석, 불상, 탑상 등을 두루 감상하고 원하는 작품을 따라 그려보게 되는데, 이 과정은 한국의 역사, 선조들의 정신 세계, 전통적인 조형미를 직접 느끼고 이해하게 만드는 좋은 미술 교육 방법이다.
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는 천여 점의 ‘얼굴’들은 연극 연출가 김정옥 씨가 지난 40년간 수집해온 작품들이다. 새 길을 낸다며 전국 곳곳의 산과 들을 파헤치던 시절, 그는 수백 년 전부터 동네 어귀를 지키던 석상들이 길가에 버려지는 것이 몹시 안타까웠다.
 
석상의 얼굴에는 옛 석공의 손길이 새겨 있고 석상을 보며 소원을 빌던 옛 사람들의 마음과 바람이 담겨 있는데, 당대의 사람들은 그 아름다움과 예술적 가치를 외면하고 미끈한 새 길과 건물을 감상하는 데만 열중했다. 그때부터 그는 시골에 버려진 옛 석상과 조각품, 조형물 등을 모으기 시작했고 40년이란 세월이 흐르는 동안 국내외에서 ‘수집’ 또는 ‘수거’한 작품들이 천 여점에 이른다.

‘얼굴’과 ‘표정’을 가진 독특한 작품들을 다른 이들과 함께 감상하고 ‘사람’과 ‘얼굴’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나누고 싶어 만든 공간이 바로 ‘얼굴’ 박물관이다. 석인, 벅수, 문관석, 무관석, 동자석, 선비석, 민불 등 지난 수세기 동안 우리 삶의 지척에서 우리 선조와 함께 살아온 전통 석상 300여 점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박물관 내부와 정원 곳곳에 놓여진 석상들은 신분과 계급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어 석상을 꼼꼼히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역사와 전통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상여나 꼭두극, 불교 미술 조각품 200여 점은 우리 선조들의 생활 속 예술을 엿볼 수 있게 한다. 탈을 쓰고 춤사위를 벌이며 서민의 한을 토해내던 춤판은 연극과 뮤지컬, 오페라와 무용이 합쳐진 종합 예술 무대였다. 탈에 그려진 다양한 얼굴과 표정에서 때론 기쁘게 혹은 슬프게 생을 살았던 사람들의 다양한 인생이 느껴진다.
 
볏짚을 엮어 12장생의 얼굴을 만든 전라도 지역의 독특한 탈에는 풍류와 익살을 즐기던 사람들의 예술혼과 세밀한 손재주가 담겨있고, 중부 지역, 진주, 진도, 제주도 등의 지역에 따라 다른 얼굴과 표정이 지역만의 독특한 문화를 보여준다.

전시된 작품들은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무대로 한다. 국내 연극계의 선구자로 전세계로 공연과 여행을 다니며 모은 작품들도 수백 점이다.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의 도자기와 데라코타 인형이 50여 점, 와당, 가면, 다양한 화풍의 초상화와 인물화도 수백 점에 달한다.

현재도 극단을 이끌며 문화계 원로로 여전히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김정옥 씨는 전통 미술 뿐만 아니라 연극, 사진, 현대 회화 등 다양한 장르에도 조애가 깊다. 박물관의 한쪽 벽에는 그가 함께 한 한국 연극계의 역사가 사진으로 정리되어 있다. 배우들이 예술혼을 쏟아낼 때 포착한 숨막히는 표정의 사진들과 세계의 유명 배우들이 공연한 명장면이 흑백 사진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또한 박물관 2층에 별도로 마련된 전시실에서는 다양한 조각 작품과 현대 회화 작품이 전시되어 여전히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김정옥 씨의 예술적 취향을 엿보게 한다.

오랜 세월을 살아온 선조의 얼굴, 현재를 살고 있는 한 원로 연극연출가의 깊은 예술 사랑 그리고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는 미래 예술가들의 작품이 숨쉬는 얼굴 박물관. 은은한 미소를 머금은 석상과 마주하며 요즘 나의 얼굴에는 어떤 형상이 새겨지고 있는지 생각해본다. 내 얼굴은, 인생은, 종국에 어떤 작품으로 완성될 것인가. 우리에게 아직도 무한한 기회와 시간이 남겨져 있음을 깨닫게 하는 공간. 다양한 얼굴과 표정이 있는 그곳은 내 마음과 얼굴마저 읽어주는 거울 같은 박물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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