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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정신병은 일란성 쌍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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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556회 작성일 15-06-09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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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시와 노래·소설에서 찬미되어온 낭만적인 사랑이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수많은 화학물질의 결과이며, 그 똑같은 화학물질이 또한 정신 질환이나 정서 불안을 유발하는 데에도 관여한다는 사실은 썩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미국 뉴저지에 있는 러트거스 대학의 인류학자인 헬렌 피셔는 흔히 말하는 사랑을 뚜렷이 구별되는 세 국면으로 나눌 수 있다고 말한다. 바로 정욕·도취·집착이다. 그리고 이들은 각기 다른 화학물질들의 칵테일에 의해 좌우된다. 사랑의 첫 단계는 정욕, 혹은 애욕이다. 피셔에 따르면 ‘아무 적당한 상대하고나 짝짓기를 하기 위해’ 진화된 특성이다. 애욕은 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의 지배를 받는다. 남녀 모두 이 호르몬을 분비하지만, 여성의 분비량은 남성의 10분의 1밖에 안된다. 아무 여자에게나 집적거리는 젊은이들의 행동 특성은, 따라서 마냥 나무랄 일만은 아닌지도 모른다. 

사랑의 두 번째 단계는 도취이다. 사랑의 마법에 걸린 남자의 긴 한숨, 방망이질하는 심장의 박동, 흥건히 땀에 젖은 손바닥, 오래 전에 잊은 식욕, 마라톤의 끝 무렵에 온 것처럼 가쁜 호흡. 낭만적인 수사? 엄연한 생리학적 사실? 그 답은 각자 추측해 보시기를. 
우리 몸의 교감 신경계는 급박하거나 ‘신경을 건드리는’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신속하게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한다. 그러한 상황은 이를 덜덜 떨리게 하는 호랑이를 만나는 것이거나, 엄청나게 매혹적인 여성을 보게 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때 분비되는 것이 노르에피네프린이다. 아드레날린과 흡사한 이 호르몬은 교감신경 말단에서 분비되는데, 혈압과 심장 박동을 급속히 높이는 데 관여한다. 위급한 상황에서 재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사랑의 묘약’이라고 불리는 페닐에틸아민은 사랑하는 남녀의 머리 속으로 흘러들어 자신감과 넘치는 에너지, 강렬한 기쁨을 선사한다. 하지만 그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매우 위험하다. 심각한 정서 불안, 공황 장애, 특정 공포증, 강박성 인격장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이 불규칙한 노르에피네프린 수준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초콜릿이나 딸기는 물론 우리 몸에도 들어 있는 페닐에틸아민은 사랑에 빠진 이들의 머리 속으로 흘러들어 도파민 생성을 부추기면서 자신감과 넘치는 에너지, 강렬한 기쁨을 선사한다. 
피셔 박사에 따르면 ‘4년 간의 갈망’이라는 점이 문제다. 사랑에 의해 유인된 도파민과 페닐에틸아민 분비량이 18개월∼4년 뒤 급속히 고갈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스릴’이 사라지고 나면 수많은 짝이 결별 절차를 밟는다. 

우리 대뇌변연계의 ‘쾌락 센터’ 격인 도파민에는 ‘어두운 면’도 없지 않다. 약물 중독이나 알코올 중독을 유발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자극적이고 강렬한 사랑만을 찾아 수없이 사랑의 상대를 바꾸는 바람둥이들의 경우에도 도파민 문제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도파민에 의해 유도되는 도취와 쾌락의 중독 강도는 얼마나 될까? 고강도의 도취가 고갈되거나 사라진다고 해서 꼭 로맨스가 끝장나는 것은 아니다. 집착, 혹은 애착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바로 사랑의 세 번째 단계이다. 여러 과학적 실험 결과는 열정이 위대한 애착으로 승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서로 협조해서 자녀를 낳고 기르는 이 단계 또한 일정 부분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다른 화학물질에 의해 중개된다. 세로토닌이 바로 그것이다. 사람을 침착하고 평안한 상태로 유도하는 물질이다. 

근래 관련 과학자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모으는 화학물질은 바소프레신(VAP)이다. 프레리 들쥐(Prairie Vole)들이 처음 교미한 짝 외에는 일절 관심을 보이지 않는 놀라운 ‘정절’의 비밀이 바소프레신에 있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들쥐들은 바소프레신 분비를 억제했을 경우‘조강지처’는 안중에도 없이 곧장 새로운 짝을 찾아 킁킁대며 사방을 배회했다. 
그렇다면 이 바소프레신 효과가 인간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까? 바소프레신은 인간들의 성교 중에도 분비된다. 그러나 급속히 고갈되기 때문에 달리 활용할 방도가 없다. 인위적으로 조제한 바소프레신이 대안으로 제시되지만 아직까지는 별 효과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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