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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 <5> 아미타경: 사바세계의 고통을 끝내고 극락으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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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쇠비름 댓글 0건 조회 3,433회 작성일 10-05-22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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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 스님의 쉽게 읽는 불교경전 <5> 아미타경
욕심버리고 '나무아미타불' 일심으로 염불하면 극락이 열리니
여섯빛깔 문화이야기

 
  부산 기장 안적사의 아미타극락회상도. 아미타불이 극락세계에서 설법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극락은 있을까? 있다면 극락은 과연 어떤 세계일까? 나는 극락에 갈 수 있을까? 이 세상의 고통에 비례해 극락에 대한 동경은 커지게 마련이다. 사바세계의 고통을 끝내고 극락으로 가고 싶다는 열망으로 가득한 이들을 위해 이미 오래 전 부처님은 그 길을 자상하게 일러주고 있다. 그 길잡이가 바로 아미타경이다. 아미타경은 부처님께서 제자 사리불에게 아미타불이 머물고 있는 서방정토인 극락세계의 공덕과 장엄을 설명하며 아미타불의 이름을 일심으로 부르면 극락세계에 왕생할 수 있다고 염불을 권하고 있다. 전생에 법장비구라는 수행자가 고통받는 모든 중생을 제도하겠다는 원력으로 수행하여 부처님이 되셨는데 그 명호가 아미타불이고, 그 분이 원력으로 만든 세계가 극락세계이다.

아미타경에 설해진 극락은 이렇다. 그 세계는 일체의 고통이 없으며 칠보로 된 거대한 연못이 있으며 그 연못은 여덟 가지 공덕의 물이 언제나 가득 차 있고, 바닥에는 금빛 모래가 깔려져 있다. 그 세계에는 항상 하늘 음악이 울려 퍼지며 땅 바닥은 황금으로 뒤덮였고 하늘에서는 밤낮으로 만다라꽃이 비 오듯 쏟아져 내린다. 공덕으로 장엄된 그 세계의 이른 아침이면 그곳에 살고 있는 중생들은 십만억 부처님들께 지성으로 공양을 올리고 돌아와 아침 공양 후 한가롭게 산책한다. 그곳은 잔잔한 미풍이 불어오면 보석으로 장식된 가로수와 보석그물이 감미로운 소리를 내며 흔들리고, 그 소리를 들으면 저절로 부처님과 부처님 말씀을 따라 수행하려는 생각을 일으키며 수명은 한량없다. 그 세계에 살아가는 중생들은 이제 더 이상 죄업에 의해 다시 중생으로 되돌아가는 일은 없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극락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으며, 이 세상에 존재하는 고통이 사라지며, 아픔이나 슬픔이 없는 곳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래 전부터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는 염불이 정착돼 왔고, 현재까지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각종 의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아미타경을 읽고 보면, 극락은 함부로 갈 곳이 못된다. 아니 함부로 갈 수가 없는 곳이다. 조금 이상하게 들릴지는 모르지만 극락세계의 문은 활짝 열려 있지만 그곳으로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극락은 흔히 상상하듯 아름다운 곳에서 여유롭게 즐기는 그런 세계가 아니다. 중생이 부처가 되기 전의 마지막 관문에 해당되는 세계이며 수행을 하기로 마음의 준비가 된 이들이 모이는 세계다. 부처가 되려는 이들이 불법의 대해로 거침없이 흘러들 수 있는 최고의 수행처라는 말이다. 그러니 이 세상보다 더 수행하기 좋은 곳, 조금이라도 더 불국토에 가까운 곳, 조금이라도 더 복덕과 지혜를 닦을 수 있는 곳을 원하는 이들이 가야 한다. 부처가 되겠다는 원력이 굳건한 이들만이 갈 수 있고, 또 가야만 하는 곳이다. 그렇지 않은 이들이 만약 극락에 간다 해도 그곳은 그가 꿈꾸어온 극락은 아닌 것이다. 그래서 그런 욕심많은 이들에겐 극락은 없다. 무턱대고 '나무아미타불'을 부르기 전에 내가 가진 극락에 대한 그릇된 착각과 환상부터 깨어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고 아미타경이 죽어서 가는 극락만을 설하는 경전은 아니다. 살아서 극락을 향해가도록 끊임없이 채찍을 가하고 있다. 극락에 가고 싶은가? 그렇다면 바로 지금 여기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일심으로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는 것이 길이라 했다. 사바의 고통을 여의고 부처를 이루겠다는 간절한 마음 하나로 '나무아미타불'을 불러야 한다. 일심은 일시에 모든 번뇌와 근심걱정, 욕심을 사라지게 하여 나도 바꾸고 세상도 바꾼다.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는 순간의, 그 울림이 이 세상을 장엄하는 공덕이며 극락의 빗장을 여는 열쇠이기에.

극락의 중생들이 불어오는 미풍에 보석 그물이 흔들리는 소리를 듣고 부처님의 말씀을 저절로 떠올리듯, 오늘 저녁 가을을 알리는 귀뚜라미 울음 끝에서 무한한 생명존중과 진실한 삶, 진리의 수행을 떠올린다면, 귀뚜라미 울음이 곧 극락세계의 열린 문틈으로 들려오는 법음이 아니고 무엇이랴.

정해학당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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