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세상의 맛을 알면 덧없는 세태에 다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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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슬리 댓글 0건 조회 1,827회 작성일 11-11-08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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飽?世味 一任覆雨?雲
포암세미 일임복우번운
總?開眼會盡人情
총용개안 회진인정
隨敎呼牛喚馬 只是點頭
수교호우환마 지시점두
포암세미 일임복우번운
總?開眼會盡人情
총용개안 회진인정
隨敎呼牛喚馬 只是點頭
수교호우환마 지시점두
세상의 맛을 속속들이 알면 덧없는 세태에 다 맡기나니, 눈을 뜨고 보는 것조차 귀찮은 일이로다. 인정(人情)이 무엇인지 사무치게 깨달으면, 소라 부르라고 하든 말이라 부르라고 하든 그저 머리만 끄덕일 뿐이로다.
『장자』「천도편」에 노자의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하루는 사성기(士成綺)라는 사람이 노자를 찾아와서 말했다. “소문에 선생님이 도를 깨친 성인이라고 하기에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발이 부르트도록 쉴새없이 걸어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선생님을 직접 뵈니 성인이란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쥐구멍에서 파낸 흙에도 많은 쌀알들이 있는데, 이를 보잘것없는 것이라고 치부해버리는 것은 인정에 어긋나는 짓입니다. 먹을 것, 입을 것이 눈앞에 잔뜩 있는데도 끝없이 저장만 하고 있습니다.”
노자는 모른 척하면서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이튿날 사성기가 또다시 노자를 찾아가서 말했다. “어제 저의 언행이 지나쳐서 선생님의 마음을 상하게 했습니다. 오늘 저는 그 잘못을 깨달았는데, 무엇 때문입니까?”
그러자 노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교묘한 지혜를 가진 훌륭한 성인 따위에서 나는 이미 스스로 벗어났소. 어제 당신이 나를 말이라고 불렀다면 말이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소라고 불렀다면 소라고 생각했을 것이오. 그러한 외형이 있어서 다른 사람이 그에 맞는 이름으로 부른다면 받아들여야지 그렇지 않으면 그것 때문에 더 큰 화를 입게 되는 것이오. 나는 저절로 자연에 순응하는 것이지, 내가 순응하고자 해서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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