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는 물을 잊고 새는 바람을 잊는다 > 인생매뉴얼 삶의지침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인생매뉴얼 삶의지침서


 

채근담 물고기는 물을 잊고 새는 바람을 잊는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파슬리 댓글 0건 조회 1,789회 작성일 11-11-08 14:20

본문

魚得水逝 而相忘乎水
어득수서 이상망호수
鳥乘風飛 而不知有風
조승풍비 이부지유풍
識此可以超物累 可以樂天機
식차가이초물루 가이락천기
 
물고기는 물을 얻어서 헤엄치지만 물이란 걸 잊고, 새는 바람을 타고 날지만 바람이 있는 걸 모른다. 이 사실을 알면 사물의 장애를 초월할 수 있고, 하늘의 기미(機微)를 즐길 수 있다.

물고기가 헤엄을 치면서도 물에 의한 것임을 잊고, 새가 날아다니면서도 바람에 의한 것임을 잊으면, 이는 자연에 순응하는 도와 합일한 것이다. 『장자』「경상초편」에서는 남영추와 노자의 대화를 통해서 대도와 합일한 경지를 말하고 있다.

남영추는 노자에게 청하여 그의 집에 들어갔다. 거기서 그는 노자가 좋아하는 도를 구하고 그가 싫어하는 인의를 버리려고 열흘 동안 이리저리 골몰하다가 다시 노자를 뵈었다. 노자가 그에게 말했다.
“그대는 마음속 묵은 때를 씻어냈는가? 무언가 익어가는 것 같구먼. 그러나 아직 마음속에선 나쁜 버릇이 여전히 배어나오고 있네. 외부 경계에 끄달리는 자는 그 번잡함을 다스릴 수 없으니, 반드시 내면의 마음을 닫아야 하네. 내면의 마음에 끄달리는 자는 그 엉클어진 번뇌를 다스릴 수 없으니, 반드시 외부의 감각기관을 닫아야 하네. 그리고 안과 밖에 모두 끄달리는 자는 도(道)와 덕(德)을 지닐 수조차 없으니, 하물며 대도에 맡겨 유유자적할 수 있겠는가?”

남영추가 대답했다. “어떤 사람이 병이 났는데 이웃 사람이 문병을 왔습니다. 이때 환자가 자기 병의 상태를 잘 말할 수 있다면, 그 환자는 아직 병이 심한 환자가 아닐 것입니다. 지금 제가 대도에 대해 들은 것은 마치 환자가 약을 먹고서 병을 덧들인 것과 같습니다. 저는 스승님께 생(生)을 영위하는 법도를 듣고 싶을 뿐입니다.”

노자가 말했다. “생을 영위하는 법도란 대도와 하나가 되어서 자기 본성을 잃지 않는 것이며, 점치는 따위로 길흉을 알려 하지 않는 것이며, 자기 본분에 편안히 머물 뿐 외적 대상을 추구하지 않는 것이며, 남을 좇지 않고 스스로에게 구하는 것이며, 아무런 구속이 없는 것이며, 사물의 본성에 순응하는 것이며, 어린아이와 같아지는 것이네.
어린아이는 종일 울어도 목이 쉬지 않으니 이는 자연과의 조화가 지극하기 때문이고, 온종일 주먹을 쥐고 있어도 손이 굳어지지 않으니 자연의 덕과 함께하기 때문이며, 온종일 보고 있어도 눈을 깜빡이질 않으니 어떠한 대상에도  마음이 사로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네.
가도 어디로 가는지를 모르고 머물러 있어도 해야 할 바를 모르니, 이처럼 자연 그대로에 순응하면서 물결치는 대로 함께 가는 것, 이것이야말로 생을 영위하는 법도인 것일세.”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