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자연의 참모습은 오직 고요한 자만이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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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슬리 댓글 0건 조회 1,916회 작성일 11-11-0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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風花之瀟灑 雪月之空淸
풍화지소쇄 설월지공청
唯靜者爲之主 水木之榮枯
유정자위지주 수목지영고
竹石之消長 獨閑者操其權
죽석지소장 독한자조기권
풍화지소쇄 설월지공청
唯靜者爲之主 水木之榮枯
유정자위지주 수목지영고
竹石之消長 獨閑者操其權
죽석지소장 독한자조기권
바람과 꽃의 소쇄(瀟灑)로움이나 눈과 달의 텅 트인 맑음은 오직 고요한 자의 것이다. 물과 나무의 영고성쇠(榮枯盛衰)나 대나무와 돌의 나고 없어짐은 오직 한적한 자만이 그 권형(權衡)을 잡는다.
대자연의 풍월은 사람에게 담박하고 고요한 심경을 주며, 담박하고 고요한 심경은 또한 사람의 지혜를 증진시키는데, 이런 사람은 지혜가 늘어도 그것을 외부 사물에 쓰기보다는 담박하고 고요한 심경을 정진하는데 쓴다.
지혜와 담박한 고요함이 서로를 더욱 함양케 하면, 온화한 기운이 본성 안에서 흘러나온다. 진정한 지혜가 있는 사람은 요란하게 자기를 표현하지 않으며, 자기 지혜의 날카로움을 밖으로 내보이지도 않는데, 지혜가 없는 사람은 하루 종일 시끄럽다.
요란하고 시끄럽게 자기를 표현하는 사람은 침묵을 지키면 세계가 자기를 잊어버릴까 몹시 두려워 한다.
항아리에 물이 가득 차면 소리가 나지 않으며 움직이지도 않고, 항아리에 물이 차지 않으면 출렁거리는 소리가 쉴새없이 난다. 지혜가 있는 자는 풍랑이 일지 않는 바다처럼 고요하고, 지혜가 빈약한 자는 어디서나 끝없이 시끄럽게 군다.
오직 빈 것만이 만물을 능히 담을 수 있으니, 아무리 넣어도 넘치지 않고 아무리 퍼내도 마르지 않는데, 어째서 그런지는 알지 못한다. 이러한 경지를 일러 “생명의 빛을 영원히 간직한다”는 의미의 보광(?光)이라고 할 수 있다.
“만물을 조용히 관찰하니 모든 것이 스스로 얻어진다”는 진리는 오직 텅 빈 고요함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니, 마치 맑은 호수가 오직 고요할 때만 주변 산들의 그림자를 비쳐낼 수 있는 것과 같다.
만일 물결이 고요하지 못하면, 하늘의 별과 달, 땅위의 산봉우리들을 비쳐낼 수 없다. 마찬가지로 오직 텅 빈 고요함만이 스스로를 수양할 수 있으며 자연의 참된 맛을 체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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