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위의 꿈 > 노인 삶의지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노인 삶의지혜


 

거위의 꿈

페이지 정보

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1,587회 작성일 10-08-17 22:14

본문

‘찬 물도 순서가 있다’는 말이 있다. 장유유서(長幼有序) 문화가 뿌리 깊이 박혀있는 한국에서는 ‘나이’만큼 중요한 기준이 없다. 모르는 사람과 인사를 나누면 나이부터 어림잡아 계산해보는 경우가 많다. 그래야 직성이 풀린다. 나이로 서열을 정하고, 경어체를 써야할지, 말을 낮출지를 결정한다. 길거리 싸움도 나이가 발단인 경우가 적지 않다.


 직장에서 승진과 퇴직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나이다. 명퇴자를 결정할 때도 후보자의 능력 못지않게 나이가 잣대가 된다. 주요 은행에서 퇴직자를 정할 때 으레 ‘19××년생 이전 출생’으로 정한다. 나이가 기준이 되어야 뒷말이 적기 때문이다. 은행뿐 아니라 정부부처나 기업체에서 나이를 뛰어넘는 파격적인 발탁인사가 나오면 만만치 않은 역풍을 각오해야 한다.


 참여정부에서 장관과 경제단체장을 지낸 L모씨는 산업자원부 재직시 최연소 국장으로 발탁되자 유럽 주재사무소로 지원해서 나갔다. 발탁인사가 당사자에게는 영광이기도 하지만 선배를 부하로 거느려야하는데 따른 부담이 컸을 것이다. 그가 나중에 장관을 거쳐 경제단체장과 민간기업 회장까지 승승장구하게 된 배경 중 하나는 ‘오버하지 않는’ 적절한 속도조절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한국인은 나이의 노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나이에 대한 강박감이 심하다. 나이에 맞지 않게 행동한다는 비난을 무엇보다 두려워한다. 장수시대를 맞아 100세 시대가 눈 앞에 열리는데도 생각은 좀처럼 변치 않는다. 국가나 개인으로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나이에 대한 차별을 없애는 국민운동이라도 벌여야 한다. 나이는 무의미한 숫자이자 편견이다. 젊게 살면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젊은이고, 생각이 케케묵은 ‘올드보이’들은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할아버지다.


 세계 최장수국 일본에는 ‘0.7 곱하기 인생’이라는 나이 계산법이 있다. 자신의 나이에 70%를 곱해 나온 숫자를 진짜 나이로 생각하라는 것이다. 가령 50세라면 0.7을 곱한 35세이고, 40세라면 28세, 30세라면 21세가 된다. 또 다른 나이 계산법에서는 아예 정신연령을 실제 나이의 2분의 1로, 신체연령을 4분의 3으로 계산하기도 한다. 70세라면 정신연령은 35세, 신체연령은 50세쯤으로 생각하고 살자는 것이다. 물론 이런 계산법에 학술적인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60세가 넘어서도 여러 분야에서 제 몫을 하며 왕성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이런 계산법이 나올 만하다.


 많은 사람들이 인순이를 혼혈의 벽을 뛰어넘은 가수라고 말한다. 주한미군이었던 흑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에서 태어난 혼혈아 출신 인순이는 어려운 가정환경과 사회적 차별을 딛고 성공가도를 달리는 점에서는 분명 맞는 얘기다. 그러나 가수 인순이는 나이의 벽을 뛰어 넘어선 뛰어난 엔터테이너라는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싶다.


 가수 인순이를 보면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