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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교육 집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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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세이지 댓글 0건 조회 1,926회 작성일 11-08-11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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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나다 힐스라는 동네의 어느 주택가에 위치한 초등학교 도서관. 도서관 안이 4학년 한 반을 데리고 와서는 각자 한권씩 책을 고른 다음 교실로 되돌아가는 선생님과 아이들로 붐빈다.
    선생님이 “You have one minute to check out your books, go outside, and wait in line.”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미 도서관 밖 노란줄에 맞춰 줄을 서서 부슬비 내리는 찬 공기속에서 나머지 아이들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5, 4, 3, 2, 1. Time’s up.” 선생님이 말한다. 그런데 두 아이가 아직도 도서관 안에 남아 북마크를 들고 서성이고 있다. “Time’s up, Alex.” 선생님의 말에 알렉스라 불린 아이는 “NO, it isn’t.” 하면서 선생님의 시선을 애써 회피하면서 정열된 책들을 건성으로 빼본다. 알렉스와 함께 있는 아이는 약간 두려운 표정이 되어서 도서관 출입문과 알렉스가 서 있는 곳의 절반 쯤에서 엉거주춤한 자세로 자신의 태도를 결정짓지 못하고 머무적거리고 있다. “You have to go now. You too, Daniel.” 선생님 목소리가 올라간다. 알렉스가 “No. I don’t.” 다시 대꾸한다. 선생님 표정이 일그러지면서 “Alex. Put the marker back in the basket and get in line NOW!” 언성이 높아졌다. 알렉스는 지지않고 “No, I won’t.” 이라고 대꾸한다. 드디어 선생님이 알렉스에게 다가가서 손에 든 북마크를 빼앗아서 바구니에 직접 넣고는 아이 등을 떠밀다시피 데리고 나가면서 이 아이 좀 도와달라는 표정으로 필자를 바라본다.
    선생님과 알렉스 사이에 이런 힘겨루기가 진행되는 동안 대니엘은 어찌할 바 몰라하면서 알렉스가 빨리 선생님 말을 듣고 밖으로 나가기를 간절히 바라는 심정으로 알렉스를 바라본다.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알렉스의 행동을 따르느라 불안한 심정으로 기다리다 알렉스가 반강제적으로 끌려나가자 대니엘은 얼른 먼저 나가서 대열에 들어간다.
    이 두 아이의 행동을 보면 학교아닌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알렉스와 대니엘은 어떻게 나머지 대부분의 학생들과는 매우 다른 이런 행동방식을 익히게 되었을까? 알렉스처럼 자신의 책임과 다른 사람 권리는 무시하면서 내 권리만을 내세우는 경우 가정, 학교, 단체활동에서 지나치 다 사람의 희생을 강요하게 된다. 반대로 대니엘은 스스로를 책임질 줄 몰라서 심각할 정도의 자기희생을 치르게 된다<?XML:NAMESPACE PREFIX = O />

    부모님들로부터 애 키우는 일이 전쟁같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부모가 끊임없이 자녀에게 강요하고, 짜증, 분노, 겁주거나 협박하고, 질책하고, 잔소리로 다루게 되면 자녀들은 알렉스와 같은 행동방식을 몸에 익히게 된다. “도대체 몇 번을 말해야 말을 듣겠니?” 엄마는 이런 말로 아이를 다그치고 아빠는 자녀의 행동을 평상시에는 애써 못 본채 하다 가끔 한 번씩 엄마 말 안들어?” 버럭 소리를 질러 아이들 버릇을 고치겠다고 화를 내는 일관성없는 부모로부터 아이들은 알렉스같은 행동방식을 배운다. 인간관계에서 누군가가 자신의 행동을 저지하거나 제동을 걸어오면 부모로부터 단련된 겁주기와 협박이 상대방에게 반드시 나오도록 상황을 이끌어간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어서 집안분위기가 어수선해지거나 불편함을 못 견디는 부모 중 한쪽이 나서서 아이 원하는 방향으로 손을 들어주면 아이들은 자신에게 이러한 권리가 있다고 착각하게되고 장차 학교나 사회생활에서 자동적으로 이런 상황을 초래하도록 만든다.

    반면에 부모가 가정에서 분명한 규칙이나 보호망없이 방만하게 팽개쳐 놓거나, 물질적 보상이 자녀사랑이라고 여기고 원하는 것 필요한 것 분간하지않고 다 해 주거나, 아이가 해야 할 일을 부모가 나서서 챙겨주는 과잉보호는 대니엘처럼 자기주장이 분명치 못하고 스스로의 행동에 대해 책임있는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집단 또는 친구들의 압력에 끌려다니는 자의식이 불분명한 아이로 자라게 만든다. 이런 경우 아이들은 비록 스스로는 옳지못한 행동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친구들이 하자는대로 이끌려 다니게 된다. 친구들이 하자고하면 그냥 아무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따르거나 때로는 스스로 솔선수범해서 앞장서기도 한다. 자신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 벌어져도 그것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거나 잘못을 따지지 못하고 누군가가 나서서 자신의 속마음을 대변해주기를 항상 마음속으로 기다리면서 그런 친구들이나 단체를 맹목적으로 좋아하게 된다.

    미성년자에게 체벌과 정서에 상처주는 폭언이 형법으로 엄격하게 금지된 미국에서 자녀교육은 부모에게 부단하게 배우는 자세와 창의력을 요구하는 또 다른 풀타임 직업이다. 조건없는 자녀사랑은 부모가 뒤따라 다니며 끊임없이 잔소리하거나 자녀 시중드는 일이 아니라 정반대의 행동을 요구한다. 우선 자녀와 실랭이, 언성이 올라가는 잔소리, 폭언 이런 것을 집안에서 말끔하게 제거하여야 한다. 자녀가 할 책임과 하지 않았을 때 취하게 될 조처를 차분하고 정확하게 말로 전달하고 이것을 일관성있게 실행하는 부모의 행동변화가 필요하다. 자녀에게 준 privilege를 재점검해서 자녀의 의식주와 정서 및 인지기능발달에 필수품이 아닌 것들은 부모가 적극 통제한다. 비데오게임, 컴퓨터게임, 셀폰사용, 값비싼 신발, 슬립오버, 생일파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몇 번 말해서 알아듣니?” 대신에 단 한 번 말하고 그 결과에 대해 자녀가 책임을 지게 만든다. 자녀가 늦게 자기를 원하면 선택권을 주고 대신 일찍 일어나도록 하고 지켜지지 않으면 선택권을 회수한다. 아침 먹을 준비하라고 했는데 이불속에서 머무적거리고 있으면 아침 식사와 늦잠의 선택권을 주고 끼니 한, 두번쯤 걸려서 학교로 보내는 일에 부모마음이 미어지게 아플 각오가 필요하다. 강아지, 금붕어 잘 키우겠다고 해서 사 줬는데 못하면 마음 아프겠지만 팔아치운다. 학교 프로젝트를 마감날까지 머무적거리다 못하게 되었다면 온 가족이 덤벼들어서 해치우지 않고 한 번쯤 F 받을 각오를 단단히 하여야 한다. 집에서 이런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아이들은 학교에서 알렉스와 대니엘같은 무책임한 행동을 하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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