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스시, 스모크 연어 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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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1,480회 작성일 10-08-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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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는 원래 일본인들이 생선을 숙성시켜 먹는 한국의 식해와 같은 것. 분명 ‘스시’를 하기로 했는데, 소고기에 불고기 양념해서 재워두더니 생선대신 초대리(스시초)로 간을 한 밥에 불고기를 올려 국적불명의 스시를 만들었다. 이걸 ‘스시’라고 해야 할지, ‘롤’이라고 해야 할지 잠시 갈등하고 있는 걸 눈치 챈 그녀.
“여보시오. 음식 레서피에 원래란 말이 어디 있어. 내 맘대로 만들어도 맛에서 성공이면 그게 레서피, 바로 ‘나만의 레서피’지. 세끼 책임지는 엄마들이 밥물을 저울로 무게 측정해서 밥 하는 거 봤어?”
못 봤지. 맛으로 승부하겠다는 듯 큰 소리 ‘땅땅’치는 이 여자, 일단 그 자신감 한번 멋지다. 하지만 새콤달콤한 스시초에 섞은 밥을 애기 주먹만하게 꼭꼭 눌러 그 위에 생선 한 조각 살짝 얹어 만드는 게 어쨌든 원래 스시. ‘원조’도 아니고 ‘원래’란 한마디에 발끈해서 “봤어? 봤어?” 암팡지게도 들이대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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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을 때마다 볼우물이 예쁘게 패는 그녀, 사실 그녀의 미모는 ‘보조개 빨’이라는 설(?)도 있다. 한글학교 교사도 그만두고 방송DJ일도 잠시 쉬는 요즘, 이민 후 처음 방학같은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
“한국 아줌마는 그게 문제야. 맛있는 레서피는 빨리빨리 계량화 시켜서 만천하에 공개해야 수신제가(修身齊家)한 초보주부들이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를 이룰 일 아니겠어?”
이랬다가는 스시든 롤이든 국물 한 점 돌아오지 않을 듯 해 말을 꿀꺽 삼키며, 장식장 곁으로 눈길이 가는 순간 그녀의 자부심(?)을 발견.
‘이선영. 위 사람은 일식 스시와 롤 정규교육과정을 수료하고…… 2007년 8월20일. 00요리학원장 백’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거리에 있는 이 요리학원. 초보창업자들의 식당 메뉴와 포장마차 안주요리 등 일반 학원들이 시도하지 않은 이색적인 강좌로 98년 IMF 이후 이름 드높아진 요리학원이다.
수료 날짜를 보니 지난 여름이다. 주말이면 한글학교 교사로 봉사를 하느라 짬을 낼 수 없어 좀처럼 한국에 다녀올 기회가 쉽지 않아 보이던 그녀, 이민 후 10년을 살던 미션 지역에서 밴쿠버로 이사를 하면서 교사를 그만두고 자유의 부인이 된 순간 한국으로 날아가, 아들은 컴퓨터학원으로 떠밀어 넣고 요리학원으로 달려갔단다. 부지런한 주부는 하루를 24시간으로 늘이고 탄력 붙으면 다시 한 달을 세 달로 늘이는 재주라도 가지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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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씨가 만든 쇠고기 스시와 스모크 연어 스시. |
지난 42회 주인공으로 꼬투리김밥을 만들 때만 해도 그저 요리 ‘좀 하나보다’ 했던 것이, 그 사이에 또 일취월장(日就月將)한 솜씨로 만든 초밥 위에 초고추장, 와사비 소스를 폼 나게 뿌리는 모양새에 입이 딱 벌어진다.
한때 그녀가 매우 얄미운 적이 있다. 제 앞가림 할 만한 대학생 딸 하나에 고등학생 아들 하나 키우면서 ‘바쁘다’는 소릴 달고 살던 그녀, 차 한잔 하려고 약속 한번 잡으려면 남북정상회담 날짜보다 더 복잡하고 더 어려웠다.
“하이고, 어떤 주부 둘 셋 키우지 않고, 학교로 학원으로 수영장으로 뛰어다니지 않는 사람 있나” 이런 오해였다. 그러나 친구 아들 딸까지 도합 여섯을 키우고 있다는 소리에 당장 설거지라도 도와주고 가지 않으면 나쁜 사람 될 것만 같다. 가뜩이나 자그마한 키의 그녀보다 두 배쯤 되는 주방가구들은 산 만한 크기에 엄청난 동선을 요구하고 있어, 카메라 렌즈 속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그녀가 마치 ‘방울’같다는 생각이 든다. 마침 다음날 또 한 아이 생일이라며 커다란 김치 통 하나 가득 불고기를 재는 그녀, 요리 짱인 그녀 앞에 차마 명함도 못 내미는 솜씨라 도와준다는 말을 꺼내기도 쉽지 않아, 동양인 주부들의 키 높이 ‘별로’ 고려하지 않은 건축설계업자만 미워했다.
42회 주인공이었던 그녀가 다시 ‘나만의 레서피’에 등장하게 된 사연이 또 있다. 밴쿠버 학교들이 일제히 방학에 들어가는 요즘, 만나는 주부들 마다 한국으로 간다며 짐 꾸리기에 바빠 당장 하루 세끼를 식당에서 해결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 이때 그녀가 추천한 한 주부가 있었다. 언제라도 그 집을 찾아가면 직접 키운 야채로 누구에게라도 맛있는 산해진미를 내 놓는다는 것. 뿐만 아니라 집안에는 따끈따끈, 지글지글 끓는 한국식 찜질방까지 있다고 했다. 도대체 당신은 누구시길래…… 돌격 앞으로! 외치며 당장 달려가고 싶었지만 섭외에 실패했다. “오시면 맛있는 음식과 정성스런 식사는 얼마든지 해 줄 수 있지만, 인터넷 1등 신문 ‘밴쿠버조선일보’ 홈페이지에 실려 전세계적인 스타가 되는 건, 소박한 이민자로 매우 부끄럽고 수줍다”는 것이 이유. 이 소식을 들은 그녀, “내가 한다” 한마디 던지고 바로 마켓으로 달려가 시장 봐오더니 준비 끝났다는 전화까지. 캬, 여자의 의리도 이 정도는 돼야지……
스시 만들기
■ 재료 주재료 쌀 180ml, 쇠고기 100g, 무순, 날치알, 크랩 미트, 오이, 1/2크기로 자른 김, 아보카도, 마요네즈, 스모크 연어
부재료 김발, 단촛물(스시초), 비닐 랩 / 스시초 설탕 1.5TS, 소금 1.5ts, 식초 5TS
■만드는 방법
① 쌀은 10분~20분간 수돗물을 흘리며 씻은 후 체에 받쳐 물기를 제거하고, 1컵 기준 540ml의 물을 부어 밥을 짓는다.
② 쇠고기는 불고기 양념으로 재워두고, 오이는 돌려 깎기한 다음 일정한 길이로 채 썰고, 아보카도는 오이와 같은 길이로 썰어 준비한다.
③ 고슬고슬한 뜨거운 밥을 한 김 뺀 다음, 스시초를 넣어 남은 김을 ‘후후’ 불어가며 잘 섞는다.
④ 불고기 양념으로 재워 둔 소고기는 초밥을 싸기 직전 뜨거운 팬에 살짝 굽는다.
⑤ 김발은 비닐 랩으로 몇 겹 싼 다음 그 위에 1/2 크기의 김을 놓고 스시 밥을 올린다. 이때 한쪽의 밥은 김보다 0.5cm 가량 더 길게 놓는 것이 김밥을 만들 때와 다르다.
⑥ 5의 밥을 뒤집어 김 위에 무순과 아보카도, 크랩 미트를 올려 김밥처럼 도르르 말아준다
⑦ 재워 둔 소고기를 구워 스시 밥 위에 올린 다음 비닐 랩을 씌워 두 손으로 꼭꼭 눌러 밥과 잘 접착시킨 후 그대로 썬다.
⑧ 무순 잎이 나온 양쪽 꼬투리는 접시 좌우 세로로 놓고, 날치알과 과일로 장식한다.
⑨ 같은 방법으로 만든 스시 밥 위에 소고기 대신 스모크 연어를 올려 초고추장 소스 혹은 와사비와 마요네즈를 1:1로 섞어 만든 소스를 뿌린다
■ Cooking Tip
① 스시는 밥과 초대리(식초, 소금, 설탕)가 맛을 좌우합니다. 쌀은 반드시 수돗물을 틀어두고 흐르는 물에 씻어야 밥알이 살아나고 윤기가 흐릅니다.
② 스시는 바닥은 납작하고 위는 동그란 모양으로 만들어야 하므로, 김발로 밥을 동그랗게 만든 다음 아래로 누르는 것처럼 약간 힘을 가하면서 손가락은 동그랗게 구부려 모양을 만드세요.
③ 김의 크기보다 한쪽 면을 0.5cm 밥을 더 놓아야 김을 감싸는 스시를 만들 수 있습니다.
④ 식초에 소금 5~10%만 섞으면 식초의 신맛과 소금의 짠맛이 단맛을 만듭니다.
⑤ 스시 밥은 쌀알이 깨어지지 않도록 주걱으로 살살 어루만지듯 하세요.
⑥ 야채와 과일은 식성에 따라 응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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