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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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1,177회 작성일 09-12-03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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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전성시대 |
'뽀글 파마' 벗고 여왕 등극 |
온라인 커뮤니티 정보 공유 영향력 높여
기업들 마케팅 활용 親아줌마 제품 출시
문화판도 점령… 소모임·강좌 등 활성화
△온라인 커뮤니티의 힘=워킹맘에서 전업주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아줌마들을 묶는 것은 인터넷. 바로 온라인 커뮤니티가 아줌마들의 텃밭이다. 여기서 공유하는 고급정보들의 힘은 집단적이다. 그 향방에 따라 세상이 움직인다.
아줌마 회원 수가 수십만명에 달하는 전국 규모의 인터넷 사이트에는 가격·부동산·육아·맛집 등 각종 정보와 제보가 넘나든다. 가령 요리·살림정보사이트 '빨리쿡닷컴'이나 인테리어 사이트 '레몬테라스'의 게시판 같은 곳이 있다. 최근 부실한 상품이나 무성의한 업체에 대한 글이 실렸는데 반응은 즉각적이고 폭발적이었다.
부산의 대표적인 정보교류 커뮤니티 '부산맘 아기사랑'도 마찬가지다. 수만명의 회원이 정보를 주고 받으며 벼룩 장터를 활성화시켰고 그 영향력도 크다.
아줌마들은 사회·정치적 견해 표현에도 이제 주저하지 않는다. '세상을 바꾸는 여자들'이라는 인터넷 카페가 유명하다. 지난해 5월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이 카페는 스스로 모금해 중앙일간지 생활광고란에 의견광고를 낸다. '광우병 쇠고기' '용산참사' 등 다양한 사회이슈를 100여건 올리고 있다.
△주부를 잡아야 산다=파워가 이러니 아줌마들을 타깃으로 한 기업과 문화 분야의 마케팅 상품이 '줄줄이' 쏟아진다. LG전자는 35~45세 주부합창대회를 열어 강력한 입소문을 노린 '3545' 마케팅에 한창이다. 지난 16일 부산에서 개최한 '휘센 합창 페스티벌'이나 '트롬 세탁기 아줌마 서포터스'가 좋은 사례다.
동부건설이 주부자문단의 아이디어를 받아 자사 브랜드인 센트레빌아파트에 360도 돌아가는 방범로봇를 설치하고, GS건설이 화장실에 남성용 소변기를 별도로 달아 변기 청소에 이골이 난 주부들의 호평을 받은 최근 사례도 있다.
자동차업계도 키 작은 주부들이 가속·브레이크 페달을 쉽게 밟을 수 있도록 페달 높낮이를 부착하거나 치마 입고 승·하차가 쉽도록 의자 높이를 낮추는 등 '여성 맞춤 차' 출시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지식·문화·실현 욕구의 팽창=아줌마 관객은 영화, 공연, 전시, 방송 등 문화계마저 점령한 분위기다. 극장 측은 '중·장년층 여성들이 주류 관객층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비명을 지른다.
탤런트 강부자가 출연하는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은 아줌마 파워로 공연예매 1위에 올랐고 암표까지 등장했다. 드라마가 아줌마 입김에 내용까지 바꾸는 일은 이제 다반사다.
지식과 그것의 실현에 대한 아줌마들의 욕구도 부풀어 오르고 있다. 부산교대 평생교육원 408호에서 지난 3월부터 16주간 열리는 문예강좌의 이해웅 지도교수는 "문학 관련 강좌에 참여하는 주부들의 수가 IMF 환란 때 급격히 줄었다가 최근 다시 부활해 이전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강좌에 참여하고 있는 주부 이성화씨 역시 "주변의 친구들을 보면 문화센터나 도서관 등 곳곳에서 시공부나 시낭송 같은 크고 작은 소모임을 부쩍 많이 갖고 있다"고 전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운동에 몰렸던 주부들의 관심이 최근 독서나 문화 쪽으로 많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최근 부산 중구 동광동에 문을 연 북카페 백년어서원에 주부들의 참여율이 높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지난 4월 자리가 모자랄 정도로 인기를 끈 인문학 강좌는 70~80%가 주부들로 채워졌다. '함석헌 읽기' '시집읽기' 등 별도의 소모임도 마찬가지 현상.
배움의 욕구는 자연스럽게 실현의 현장으로 이어진다. 같은 취미를 가진 동호회나 자신이 생활하는 동네의 부녀회, 쌈지도서관 등에 적극 참여하고, 자원봉사 같은 사회활동에도 힘을 보태려는 의욕이 꽃피고 있다.
이에 맞춰 여성창업자도 부쩍 늘었다. 여성전용 피트니스클럽 커브스의 경우 전국 28개 지점 중 70% 이상을 여성 점주들이 운영한다. 회원은 물론 트레이너와 매니저 등 스태프들도 100% 여성이다.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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